전체 기자
닫기
박효선

twinseven@etomato.com

싱싱한 정보와 살아있는 뉴스를 제공하겠습니다!
(낙태는 죄인가)①산모에게 '불법 미프진' 강요하는 사회

헌재 '낙태 처벌 헌법불합치' 결정 3년째

2022-01-11 06:00

조회수 : 5,278

크게 작게
URL 프린트 페이스북
[뉴스토마토 박효선 기자] 헌법재판소가 낙태를 처벌하는 현행 법조항이 헌법에 불합치 한다는 결정을 내린지 3년이 다 되어 간다. 헌재 결정에 따라 낙태죄를 규정한 형법 조항 효력이 사라진지 1년여가 넘었지만 후속 입법은 이뤄지지 않았다. 이로 인해 현재 낙태는 위법도 합법도 아닌 모호한 상태다. 현장에선 혼선이 빚어지고, 임신을 원치 않는 여성들은 중국산 임신중절약을 구해 복용하는 등 음지로 내몰리고 있다. (편집자주)
 
낙태죄는 폐지됐으나 정부와 국회의 후속 입법 없이 유야무야 1년의 시간이 지나갔다. 처벌 기준이 모호해 의료 현장부터 임신 여성, 유산유도제 ‘미프진’ 판매·구매, 검찰의 기소 여부 판단 등 모두가 혼란을 겪고 있다.
 
법무부 낙태 관련 입법예고안. 출처/법무부
 
법무부는 2020년 10월 형법 조항을 개정해 △임신 14주 이내에는 일정한 사유나 상담 등 절차 요건 없이 임신한 여성 본인의 의사에 따라 낙태를 결정할 수 있도록 했고 △임신 15주~24주 이내에는 기존 모자보건법상 낙태 허용 사유에 더해 사회적·경제적 사유가 있는 경우 상담과 24시간의 숙려 기간을 거쳐 임신 중단이 가능토록 했다.
 
현행 모자보건법상 △임부나 배우자의 우생학적·유전학적 정신장애나 신체질환, 전염성 질환 △강간·준강간에 의한 임신 △근친관계 간 임신 △임부 건강 위험 등의 경우 임신 24주 내 낙태가 허용된다.
 
단, 임신 15주~24주 이내 △낙태방법은 ‘의사가 의학적으로 인정된 방법’으로 하도록 규정하고 △ 사회적·경제적 사유에 의한 낙태의 경우 상담 및 숙려기간을 거치도록 했다. 또 임신 25주 이후 낙태 시 종전대로 형사 처벌을 받는다.
 
당시 법무부가 이 같은 ‘주수제한’ 내용을 담은 입법예고를 했으나 그해 말 공청회를 열었을 뿐, 1년 3개월이 지나도록 정부와 국회에선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낙태죄 관련 모호한 기준에 대부분의 산부인과에서 낙태 시술을 받지 않자, 원치 않은 임신을 한 여성들은 급한 마음에 중국 등에서 불법 유통되는 인공임신중절약 ‘미프진’을 찾는다. 중국산 가짜 임신중절약을 미국식품의약국(FDA) 승인을 받은 미프진으로 속여 불법 유통 판매한 일당 4명이 구속되기도 했다.
 
낙태유도제 불법 유통 해마다 늘어
 
실제 온라인 불법 유통을 통한 낙태유도제 온라인 불법 거래는 해마다 늘어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남인순 의원실에 따르면 2016년 전체 의약품 온라인 불법판매 적발건수의 0.8%를 차지했던 낙태유도제(193건)는 2017년 1144건으로 6배 가량 급증해 전체의 4.6%를 차지한데 이어 2018년 2000건 가까이 적발돼 전체의 10%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또 임산부들은 낙태를 위한 의료비용을 가장 큰 부담으로 여기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여성정책연구원이 19~44세 여성 중 최근 5년(2016~2021년) 임신중단 경험자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약물·수술비용에 대해 77.9%가 ‘부담됐다’고 응답했다. 이 중 33.2%p는 ‘매우 부담됐다’고 답했는데 대체로 20대 이하 연령층의 답변이 대다수였다.
 
임신중단 수술비용은 50만~80만원 정도로 조사됐으나 2020년~2021년 최근연도일수록 100만원 안팎으로 추정된다. 약물비용은 20~40만원으로 집계됐다.
 
2016~2017년, 2020년~2021년 시기별 수도권과 비수도권의 임신중단 수술 비용. 출처/한국여성정책연구원

10대~20대 여성들이 위험을 무릎 쓰고서라도 중국 등을 통해 싸게 살 수 있는 ‘낙태유도제’를 온라인에서 찾는 이유로 분석된다. 입법 부재가 길어지면서 어린 소녀들이 음성적 낙태 시장에 무방비로 노출되는 모습이다. 
 
박효선 기자 twinseven@etomato.com
 
  • 박효선

싱싱한 정보와 살아있는 뉴스를 제공하겠습니다!

  • 뉴스카페
  • email
  • faceboo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