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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주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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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개·조사·의전도 없었다…문 대통령, 뒷줄서 눈물만(종합)

탁현민, 영결식 참석 뒷이야기 전해…"살려서 돌아오라, 살아서 돌아오라"

2022-01-09 1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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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박주용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8일 경기도 평택 물류창고 신축 공사장 화재로 순직한 소방관 3명의 합동영결식에 참석해 고인들의 참된 용기와 희생을 기렸다. 영결식 도중 수차례 눈물을 흘리는 모습을 보인 문 대통령은 의전을 깨고 뒷자리에서 영결식을 지켜보며 순직 소방관들의 마지막 가는 길을 끝까지 배웅하는 것으로 깊은 애도의 뜻을 전했다.
 
탁현민 청와대 의전비서관은 경기도 평택시 냉동창고 화재로 순직한 소방공무원 합동 영결식에 문 대통령이 참석한 뒷얘기를 공개했다. 탁 비서관에 따르면 문 대통령의 영결식 참석은 8일 새벽에 결정됐다. 문 대통령은 전날 유영민 비서실장의 빈소 조문 등을 보고받은 뒤 직접 조문해야겠다는 결심을 굳혔다. 탁 비서관에게는 영결식 참석과 관련해 별도 의전 없이 준비하라는 문 대통령의 언급도 함께 전달됐다.
 
문재인 대통령이 8일 경기 평택시 이충문화체육센터에서 경기도청장으로 진행된 순직 소방공무원 합동 영결식에서 묵념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탁 비서관은 페이스북을 통해 "늦은 밤, 아니 오늘 새벽 지시를 받았다. 평택 화재 순직 소방관 영결식에 참석하겠다고 하셨다"며 "대통령이 아닌 국민의 한 사람으로 가는 것이니 별도의 의전이나 형식을 갖추려 말고 영결식 참석자 이상으로 준비하지 말라는 말씀과 함께였다"고 전했다. 문 대통령은 '조사는 어떻게 하시겠나'라는 탁 비서관 물음에 "조사 없이 그저 순서가 허락하면 헌화와 분향 정도로"라고 답했다고 탁 비서관은 전했다.
 
문 대통령은 필수 수행원만 대동한 채 조용히 영결식장을 찾았다. 갑작스러운 참석으로 영결식장에선 문 대통령에 대한 별도의 소개도 없었다. 문 대통령은 단상이나 맨 앞줄 좌석이 아닌, 열의 뒷자리에 서서 일반 참석자들과 섞여 영결식을 함께했다. 대통령으로서의 추도사도 없었고, 유족들의 헌화와 분향을 지켜본 뒤 마지막 순서로 헌화·분향을 마쳤다. 탁 비서관은 "모든 식순의 마지막에서야 일어나셔서 홀로 분향하시고, 유족들에게 다가가 인사를 드렸다"며 "그리고 운구행렬의 뒤를 따르는 유족들과 함께 나란히 걸음을 옮기면서 세 분 소방관의 마지막을 함께하셨다"고 전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영결식 진행 도중 수차례 눈물을 훔치기도 했다. 탁 비사관은 "조사 한마디 하지 않으신 그 2시간 동안 대통령은 어떤 생각을 하셨는지는 모르겠으나 내려쓰지도 않은 마스크를 자꾸 밀어 올리며 눈물을 찍어내던 모습을 나는 조용히 보았다"며 "영구차가 떠나기 전 20여분 동안 순직 소방관들의 동료들과 함께 겨울 바람을 맞으며 서 계신 대통령의 모습이, 나는 추웠다"고 했다. 그러면서 "'살려서 돌아오라, 그리고 살아서 돌아오라', 지난 소방의 날, 대통령이 소방관들에게 했던 말씀이 자꾸만 생각난다"며 "세 소방관의 명복을 빈다"고 애도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8일 경기 평택시 이충문화체육센터에서 경기도청장으로 진행된 순직 소방공무원 합동 영결식에서 눈물을 닦고 있다. 사진/뉴시스
 
박경미 청와대 대변인에 따르면 문 대통령은 이날 "국민을 대표해 위로를 전한다"며 유가족 개개인에게 조의를 표했다. 고 조우찬 소방사의 부친은 문 대통령에게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해달라"고 요청했다. 문 대통령은 이흥교 소방청장에게 재발 방지 대책과 소방대응체계 재정비를 지시했고, 장의위원장인 오병권 경기도지사 권한대행에게는 공사 현장의 위험물질 관리 대책 마련을 당부했다.
 
앞서 고 이형석 소방위, 박수동 소방교, 조우찬 소방사는 지난 5일 오후 경기 평택시 청북읍 냉동창고 신축 공사장에서 발생한 화재에 투입돼 인명 수색작업 도중 순직했다. 문 대통령은 소방관들의 순직 소식이 전해진 6일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최전선에서 몸을 사리지 않고 헌신적인 구조 활동을 벌이다 순직하신 세 분의 소식에 가슴이 메인다"고 언급한 바 있다.
 
문재인 대통령이 8일 경기 평택시 이충문화체육센터에서 경기도청장으로 진행된 순직 소방공무원 합동 영결식에서 유가족을 위로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박주용 기자 rukaoa@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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