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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태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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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진만 염두에 두려합니다
대안학교 발벗고 나서던 서울시, 몇 달만에 '태세전환'

2021-12-27 03:00

조회수 : 3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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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어도 기존에 받던 분들이 저하되진 않아야 되잖아요."
 
올해 3월 통화 당시 서울시 미인가 대안학교 담당자의 말이었습니다.
 
현재 서울시와 서울시교육청 사이의 대안학교 지원 떠넘기기 갈등을 보고 생각난 게 이 순간이었습니다.
 
심지어 이 순간에 저는 대안학교 지원에 대한 질문을 하던 것도 아니었는데, 인터뷰 끝나기 직전에 담당자가 던진 말이 저것이었습니다.
 
당시에 제가 질의하던 주요 요지는 앞으로 대안학교에 대해서 교육청과 서울시의 관할이 어떻게 달라질 것인지, 관할이 달라지면 그걸 학교들이 반길지에 대한 것이었습니다. 그러니깐 예를 들어 서울시에 신고해놓은 대안학교가 교육청에 등록하는 걸 과도한 간섭으로 보고 신고 상태에 머무를지 등입니다. 애초에 공교육의 간섭이 어떻게든 불편해서 뛰쳐나온 청소년이 대안학교로 오는 거니깐요.
 
당시에는 관할 변화 때문에 지원이 끊기거나 깎인다는 생각 자체를 미인가 대안학교들이 별로 염두에 두고 있지도 않았습니다.
 
올해 1월에 '대안교육기관에 관한 법률'이 제정됐으며 시행은 내년 1월부터입니다. 원래 대안학교는 인가된 학교만 교육청이 담당하게 돼있어 나머지는 미인가 대안학교라고 불리며 제도의 사각지대에 있었습니다. 이에 서울시를 비롯한 일부 지자체는 미인가 중에 일정 기준에 도달해 '신고'하는 학교들을 지원해오고 있었습니다.
 
그러다가 '대안교육기관에 관한 법률(대안교육기관법)'이 제정되면서 미인가 대안학교도 제도권으로 끌어들이는 제도가 시작되게 된 것입니다. 인가보다 요건이 덜 까다로운 '등록' 절차를 거치면 법률상 대안학교로 인정해주는 겁니다. 등록하는 기관은 교육청입니다.
 
때문에 서울시에 신고한 대안학교들이 새로이 교육청에 등록해야 하는지, 그 경우 학교들이 어떻게 되는지 등이 관심사였습니다.
 
그래서 서울시는 3월에 교육부에 공문을 보내 대안교육기관법 3조에 대한 질의를 했습니다. '국가와 지방자치단체는 대안교육기관의 운영을 위하여 필요한 시책을 수립·시행하여야 한다'는 구절입니다. 여기서 지방자치단체의 의미가 무엇인지가 서울시의 질문이었습니다. 공문상 갑설은 '교육청', 을설은 '교육청 및 광역지방자치단체'였습니다.
 
공문을 보고 제가 이런 저런 질의를 했을 때 서울시 담당자는 확답하지 않겠다면서도 서울시가 할 수 있는 책임을 할 것이라는 취지로 이야기했습니다.
 
1)그게 서두의 "적어도 기존에 받던 분들이 저하되진 않아야 되잖아요."입니다.
2) 그리고 갑설과 을설 중 어느 것이 서울시 입장이냐고 했더니, 담당자가 확답을 피하면서도 "통상적으로 지방자치단체는 교육청보다는 서울시 같은 지자체를 뜻한다"고 답변을 대신했습니다.
3) 아울러 "갑설과 을설 중에 어느 것이 맞든 서울시는 역할에서 빠지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결국 3월 당시 서울시의 반응은 대안교육기관법을 핑계로 서울시의 대안학교에 대한 책임을 소극적으로만 해석하지 않겠다는 취지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현재 서울시의 반응은 정반대입니다. 대안교육기관법을 근거로 서울시 책임은 없다는 식으로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서울시교육청은 교육청대로 법에 별다른 지원 근거가 없다고 맞서는 중입니다.
 
결국 시의회에서는 대안학교 조례 개정안이 지난 22일 통과됐습니다. 일부나마 서울시의 책임을 명시해놓은 것입니다. 이것 또한 담당 부서에서는 법과 어긋난다는 입장이라 오세훈 서울시장의 거부권 등 변수가 남아있습니다.
 
사실 서울시는 8월에 수립한 대안학교 예산을 최근에 와서 반토막을 냈으니 3월에 있었던 일을 따지는 게 무슨 의미겠냐 싶기도 합니다.
 
얼마전 서울시에게 "대안교육기관법에 따른 교육청 등록을 들면서 예산 삭감이 옳다고 하는데, 책정 예산이 2배였던 8월에는 등록제를 생각 안한거냐"고 질문했습니다. 법이 올해 1월 만들어져 내년 1월 시행되기 때문에 올해에는 어느 시점에 뭔 정책을 추진하든 등록제를 생각 안한다는 게 말이 안되기 때문입니다.
 
그랬더니 담당부서 답변은 "담당부서가 8월에 올린 정책도 등록제를 생각한거고, 그걸 깎은 예산부서도 등록제를 생각한 것"이라는 취지였습니다.
 
같은 2021년에도 서울시의 청소년에 대한 의지가 달라지는 상황. 오세훈 서울시장이 각종 예산과 관련해 서울시의회 및 서울시교육청과 갈등을 빚는 중입니다. 대안학교 부서는 그것과는 상관없다고 했으나, 곧이곧대로 받아들이기는 힘든 상황. 씁쓸함이 남습니다.
  • 신태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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