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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조 벌어 기부금 6억"…명품 브랜드, 사회공헌 시늉만

올해 한국 명품시장 16조원, 4.6% 성장…배당 늘려도 기부는 찔끔

2021-12-19 13:00

조회수 : 4,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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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6일 오전 서울시내의 한 백화점을 찾은 시민들이 매장에 들어가기 위해 줄 서 있는 모습. 사진/뉴시스
 
[뉴스토마토 심수진 기자] 글로벌 명품 기업들이 한국에서 연간 수천억~1조원에 달하는 매출고를 올리면서도 사회에 환원하는 기부금은 순익의 1%도 안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 시장에서 해마다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지만 본사에 지급하는 배당금만 늘릴 뿐 기부금은 미미해 빈축을 사고 있다.
 
1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샤넬코리아의 2020년 매출액은 9296억원, 영업이익은 1491억원이다. 매출액은 전년 대비 13% 감소했지만 영업이익은 34%나 증가했다. 이 기간 당기순이익은 32% 증가한 1069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코로나19 여파로 면세사업부 매출이 2019년 대비 81% 급감한 것을 감안하면 일반 매장 매출은 크게 증가한 것이다. 실제 국내에서는 샤넬 가방을 사기 위한 오픈런(매장 문이 열리자마자 제품을 사기 위해 달려가는 것) 현상이나 '샤테크(샤넬+재테크)'라는 단어가 생겨날 만큼 인기가 높다.   
 
1조원에 달하는 매출고를 올렸지만 샤넬코리아가 지난해 국내에 기부한 금액은 6억722만원에 그쳤다. 당기순이익의 0.6% 수준이다. 2019년 6억68만원(0.7%)과 크게 다르지 않은 규모다. 
 
지난해 샤넬의 글로벌 매출 약 11조5000억원 가운데 8%인 9296억원을 한국에서 벌어들였는데, 한국 사회에 대한 공헌은 이에 못미친다는 지적이다. 작년 샤넬코리아는 본사에 배당금을 지급하지 않았지만, 2019년에는 당기순이익의 41%인 330억원을 배당했다.
 
다른 명품 브랜드들도 상황은 비슷하다. '에루샤(에르메스·루이비통·샤넬)'로 불리는 3대 명품 브랜드도 순이익의 대부분을 배당금으로 지급하고, 기부금은 없거나 미미한 정도다. 
 
에르메스코리아는 지난해 한국에서 매출액 4191억원, 영업이익 1334억원을 기록, 전년 대비 각각 16%씩 증가했다. 이 기간 배당금은 2019년 820억원에서 지난해 860억원으로 증가, 지난해 당기순이익의 87%를 배당금으로 지급했다. 반면 기부금액은 2019년 2억500만원, 지난해에도 3억520만원에 그쳤다. 
 
루이비통코리아 또한 지난해 1조468억원에 달하는 매출을 기록,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177%나 성장한 1519억원을 기록했다. 또한 당기순이익의 71%인 500억원을 배당했지만, 기부금은 '0원'이었다. 
 
크리스챤디올꾸뛰르코리아(디올 한국법인)는 당기순이익의 0.01%인 1080만원을, 펜디코리아는 119만원(0.03%), 발렌시아가코리아는 4000만원(1%)를 기부했다. 그나마 이전보다 늘어난 수준이다. 보테가베네타코리아, 입생로랑코리아, 페라가모코리아, 프라다코리아 등의 기부금은 0원이다. 
 
국내 소비자들의 명품 수요에 힘입어 명품업계가 지속 성장중이고, 해마다 수차례씩 가격을 인상하고 있음에도 한국 사회에 대한 공헌은 이에 못미친다는 지적이다.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올해 국내 명품시장(럭셔리 상품) 규모는 약 16조원(141억6500만달러)으로, 작년 대비 4.6% 성장세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됐다. 한국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전세계 명품 시장 7위를 기록했다. 
 
이은희 인하대학교 소비자학과 교수는 "명품 브랜드의 가치는 상품도 중요하지만, 회사의 경영 활동이나 고객이 인지할 수 있는 여러가지가 갖춰져야 유지할 수 있다고 본다"며 "기업이 어느 사회에서 돈을 버는 것은 기업의 성과도 있지만 그 사회의 고마움에 대한 타당한 활동이 필요한데 현재 한국에서 명품 브랜드들은 그렇지 못하다"고 지적했다.
 
이 교수는 이어 "명품이라고 불리는 기업의 위상에 맞는 사회적 책임을 다해야 브랜드 가치를 유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심수진 기자 lmwssj0728@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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