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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진만 염두에 두려합니다
(영상)"'서울런' 필요없다, 대안학교 예산 되살려라"

서울 대안교육기관 협의회 "예산 20.68% 삭감 부당"

2021-12-06 16: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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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신태현 기자] 서울 지역 미인가 대안교육기관(대안학교)들이 서울시의 예산 삭감에 항의했다.
 
미인가 대안학교 57곳이 결성한 '서울 지역 대안교육기관 협의회'는 6일 오전 서울시청 정문 앞에서 '대안교육정책 발전적 지원 촉구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이들은 서울시가 오는 2022년도 대안학교 예산을 올해 81억7000만원보다 20.68% 적은 64억8000만원으로 편성한 점을 규탄했다. 기존 57곳의 예산이 깎인 것은 물론, 신규 신고 기관에 대한 예산이 '0원'이라는 것이다.
 
협의회는 기존 57곳에다가 서울시에 신규 신고할 것으로 예상되는 10곳까지 합쳐 111억400만원을 지원해 청소년의 평등한 교육권을 보장하라고 촉구했다. 이는 당초 서울시의 대안학교 담당 부서가 지난 8월3일 제출한 예산안 항목을 따른 요구기도 하다. 기존에 대안학교에 차등 지원하던 것을 서울시가 8월에 균등 지원으로 바꾸는 안을 냈으니, 그대로 이행하라는 요구안이다.
 
최근 서울시의회 행정자치위원회는 대안학교 예산을 108억5400만원으로 증액해 예산결산특별위원회로 보냈다. 예결위가 오는 15일까지 증액 예산을 심사한 후에는 오세훈 서울시장의 동의 절차를 거친다. 오 시장이 동의하지 않을 경우, 대안학교 예산은 감액된 64억8000만원이 된다.
 
이날 기자회견에 참석한 대안학교 이용 청소년들은 학교 밖 청소년에게 학원 인터넷 강의를 제공하는 '서울런'보다는 대안학교가 더 필요하다고 호소했다. 청각장애인 대안학교 '소리를 보여주는 사람들'의 정가은 학생은 "수어 통역, 자막도 없는 서울런은 하나도 필요없다"면서 "수어 가르치는 선생님 있는 학교가 필요하다"는 내용을 수어로 표현했다. 우즈베키스탄 출신의 오스카군도 "오세훈 시장이 지원해주겠다는 약속을 어기면 학교가 문 닫을수도 있다"며 "문 닫은 다음에는 공부할 곳 없다"고 호소했다.
 
안골마을공동체에 다니는 고유진군 역시 "일반학교가 힘들어서 나왔고 서울런도 이용하지 않고 있다"며 "학교 밖 청소년을 생각한다면 불필요한 곳에 예산 사용하기보다는 정말 학생이 원하고 바라는 대안학교에 에산 투자하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서울시는 일부 대안학교가 서울시의 품을 떠나 서울시교육청 관할로 등록할 것을 대비해 예산을 삭감해놓은 것이라는 입장이다. 지난 1월12일 제정된 '대안교육기관에 관한 법률(대안교육기관법)'은 미인가 대안학교를 교육청에 등록시켜 제도권으로 편입하도록 했다.
 
"(111억원 예산안을 낸) 지난 8월3일에는 등록제가 감안되지 않았는가"라는 <뉴스토마토> 질의에 서울시 대안학교 담당부서 관계자는 "예산안이 예산 부서에 올라간 뒤 타 부서와 대안학교 부서, 예산 부서 사이에서 조율됐다"며 "대안학교 부서와 그 쪽(예산 부서) 모두 등록제를 감안했는데 서로 입장차가 약간은 있을 수 있는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어 "등록제를 저해하지 말아야 한다는 대전제가 있다"면서 "내년에 금액이 부족할 경우 예산을 추가 확보한다든가 조치를 취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시교육청은 서울시가 책임을 떠넘기고 있다고 반발했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교육부에서는 빨라도 내년 6·7월에야 교육청이 등록을 받기 시작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며 "서울시가 내년에 3월 이전에 신고받아서 미인가 대안교육기관을 운영할텐데 교육청 등록 때문에 예산을 삭감했다는 말은 좀 안 맞는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대안교육기관법에는 별다른 지원 조항이 없다"면서 "기관 운영비나 인건비 지원 여부는 내년 초부터 1년 정도 걸리는 연구를 통해 고민할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관련해 협의회는 서울시와 시교육청의 대안학교 정책 협의를 촉구하고 있다. 장한섭 이야기학교 교장은 회견장에서 "대안교육기관 지원을 서로 떠넘기는 어른의 모습, 창피한 것 아니냐"며 "서울시와 교육청은 협의회와 함께 민관협의체를 꾸려 정책을 만들어달라"고 요구했다.
 
협의회는 기자회견 후 '예산삭감 철회 및 현실화' 연서명을 서울시에 제출했다. 서명 인원은 3969명으로 집계됐다.
 
청각장애인 대안학교 '소리를 보여주는 사람들'의 오스카군이 6일 서울시청 앞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수어(수화)로 미인가 대안학교 지원을 호소하고 있다. 사진/신태현 기자
 
신태현 기자 htenglish@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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