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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창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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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트릭스>의 각성한 네오처럼, 세상 모든 것을 재테크 기호로 풀어 전하겠습니다....
'참치잡이' 언제적 얘기…스타키스트 앞세워 성장하는 동원산업

이익률↑ 파우치형 참치 인기몰이…연어양식, 정부가 밀어주는 미래먹거리

2021-12-06 0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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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김창경 재테크전문기자] 연말 금융시장 변동성이 커진데다 지난 주말 미국 뉴욕증시는 물론 암호화폐 시장까지 차갑게 얼어붙은 탓에 이번주 국내 증시에도 한파가 불어 닥칠 전망이다. 
 
하지만 주가 하락은 저가 매수 기회도 만들어 주고 있다. 특히 올해 좋은 성적을 내고도 변변한 상승 한번 보여주지 못한 채 약세를 이어온 종목들이 적지 않아 내년을 준비하는 투자자들의 관심을 얻고 있다. 
 
그중 요즘 다수의 투자전문가들 입에 오르내리는 종목이 동원산업이다. 음식료 업종에 속한 많은 종목들이 저평가 영역에 머물러 있는데, 이는 비교적 안정적인 사업에 비해 주가 하락폭이 과도해서 나타난 현상으로 보인다. 
 
동원산업 역시 크게 보면 이 범주에 속해 있지만, 한 가지 차별점은 실적 성장이 포착되고 있다는 점이다. 
 
동원산업을 참치 잡는 원양어업 회사로 아는 사람이 많다. 동원산업이 잡은 참치를 동원F&B가 가공해 참치 캔으로 만들어 판매하니까 틀린 말은 아니다. 참치가 주력일 때만 해도 동원산업 투자자들은 회사의 실적과 비용을 좌지우지하는 참치어가와 국제유가 흐름에 주목했다. 
 
하지만 현재 동원산업의 수산업 매출비중은 13%에 그친다. 지난 수년간 동원산업이 전 세계 곳곳에서 진행한 새로운 투자로 인한 결과다. 
 
동원산업은 현재 수산업과 수산물 가공·판매, 냉장·냉동 보관업 그리고 제3자물류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여전히 직접 하는 일은 참치잡이인데 그동안 인수한 자회사들로 인해 매출구조가 달라졌다.  
 
2008년 인수한 미국의 참치회사 스타키스트와 2016년 인수한 동부익스프레스(현 동원로엑스)가 새 사업의 근간이다. 이외에도 세계 곳곳에 공장을 짓는 등 투자를 단행했다. 
 
그 결과 현재 자회사들을 포함한 동원산업의 사업구조는 동원산업이 주력인 수산업, 스타키스트 및 스타키스트 사모아 등이 속한 유통업, 그리고 동원로엑스와 동원부산컨테이너터미널, 부산신항 최대 규모 물류센터를 갖고 있는 BIDC 등이 포진한 물류업으로 짜여 있다.   
 
현재 매출은 스타키스트의 선전에 힘입어 유통이 48%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물류 비중은 39%다. 
 
단순히 매출만 많은 게 아니라 이익이 받쳐준다. 지난해 기록한 영업이익 3065억원 중 기여도가 가장 컸던 사업은 1990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린 유통이었다. 그 다음이 물류(770억원), 수산은 350억원 수준이었다. 
 
 
물론 지난해 실적은 코로나19 특수를 감안해야 한다. 미국에서도 팬데믹 발발 당시 사재기 열풍이 불어 스타키스트 참치 캔 매출이 치솟았다. 하지만 코로나와 무관했던 2019년에도 유통사업 이익이 가장 많았으니 스타키스트가 효자라는 사실엔 변함이 없다.  
 
특히 스타키스트 실적이 매년 늘고 있다는 데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 2017년부터 매출과 이익이 눈에 띄게 늘고 있는데 이는 파우치 상품이 잘 팔린 덕분이다. 
 
미국시장에서 스타키스트의 참치 캔 점유율은 45% 정도인데 파우치 타입은 84%를 차지했다고 한다. 젊은층을 중심으로 온라인 주문이 증가했다는데, 스타키스트는 다양한 맛을 가미한 파우치형 참치를 선보이면서 시장을 키우고 있다. 파우치형 상품 매출이 증가해서 더욱 좋은 것은 마진이 캔보다 높기 때문이다. 
 
코로나19 특수가 빠진 올해 유통사업 실적은 매 분기마다 전년보다 감소하는 중인데, 2019년에 기록한 이익보다는 증가할 것이 확실해 나쁠 것은 없어 보인다.   
 
스타키스트의 다양한 참치 상품들 <사진/ 동원 블로그>
 
 
물류사업부문의 매출과 이익은 지난해보다 조금씩 증가하는 등 좋은 분위기다. 영업이익률에선 유통사업에 뒤지지만 동원산업의 한 축을 지탱하고 있다.  
 
본업인 수산업 부문의 이익은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 원양어선 선원이 코로나19에 감염돼 선박이 본국으로 귀항 조치를 받은 일도 있었다. 
 
여기까지 보면 동원산업의 스타키스트 의존도가 커질 것으로 보이는데, 계속해서 신사업들이 추가될 전망이어서 사업 포트폴리오는 더욱 다양해지고 있다. 
 
가장 눈에 띄는 사업은 연어양식이다. 국내 연어소비량은 2013년 1만8000톤에서 지난해 4만3000톤을 기록하는 등 매년 성장 중이다. 이와 함께 연어 수입도 크게 증가했다. 이에 정부는 스마트양식 클러스터를 조성해 연어양식 생산축을 만들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동원산업은 노르웨이의 연어양식 스타트업 새먼에볼루션과 51 대 49 지분비율로 합작법인 KSF를 세우고 강원도 양양군 소재 11만5700㎡ 부지에 양식장 등을 세운다. 현재 타당성 조사를 바탕으로 설비 배치와 생산계획을 조율하고 있다. 동원산업은 2024년부터 양식 연어를 본격 생산해 매년 2만톤을 일본 등 아시아 시장으로 수출할 계획을 갖고 있다. 
 
이와 같은 성장에도 동원산업 주가는 20만원 선을 위협하는 수준까지 하락한 상태다. 지난 봄 잠시 30만원을 넘어서기도 했으나 다시 주저앉았다. 현재 시가총액은 8072억원으로 4분기에 이익이 0원이라도 3분기 누적 순이익(지배주주)만으로 주가수익비율(PER) 5.78배가 나오는 저평가 상태다. 
 
주식투자 전문가 A씨는 “미국 스타키스트 담합 관련 소송으로 2000억원 정도를 영업외비용으로 지출하는 바람에 순이익이 줄었는데도 이 정도면 상당한 저평가”라며 “동원산업을 커버하는 애널리스트도 거의 없어서 소외돼 있는데 요즘처럼 증시가 불안할 때 마음 편하게 투자할 수 있는 종목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창경 재테크전문기자 ckkim@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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