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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응열

(영상)오미크론 변이 확산세…암초 만난 해외건설

중동 발주 감소 가능성에 공사 지연 우려까지

2021-12-06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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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김응열 기자] 해외 건설 시장이 암초를 만났다.
 
빠르게 확산하고 있는 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 때문이다. 글로벌 경제의 둔화 우려가 다시 커지고 있고, 한때 배럴당 80달러선까지 회복한 유가도 뚝뚝 떨어지는 상황이다. 국내 건설사의 주요 무대인 중동은 이미 올해 수주 실적이 저조한데, 다시 찾아온 유가 하락으로 인해 해외 건설 수주의 회복이 더 늦어질 것으로 보인다.
 
6일 한국석유공사에 따르면 지난 2일 기준 국제유가는 배럴당 60달러선까지 떨어졌다. 두바이유는 69.13달러를 기록했다. 브렌트유와 서부텍사스유(WTI)는 각각 69.67달러, 66.5달러로 나타났다.
 
국제유가는 오미크론 확산세가 나타나기 전만해도 배럴당 80달러선을 넘나들었다. 지난달 25일 두바이유는 81.44달러, 브렌트유는 82.22달러였다. WTI도 24일 기준 78.39달러를 기록했다. 
 
그러나 세계보건기구가 오미크론을 ‘우려 변이’로 지정한 지난달 26일부터 유가는 곤두박질치기 시작했다. 이날 두바이유는 77.38달러, 브렌트유와 WTI는 72.72달러, 68.15달러로 떨어졌고 이후 줄곧 하락세다. 
 
국제유가는 국내 건설사의 해외 수주 실적과 밀접하다. 국내 건설업계의 주요 해외 무대가 중동이기 때문이다. 중동국가의 재정은 ‘오일머니’를 바탕으로 하는데, 유가가 떨어지면 중동에서 발주가 활성화하기 어렵다. 
 
해외 한 공사 현장. 사진/뉴시스
 
실제 코로나19 사태 이후 유가 회복이 더뎌지면서 올해 중동 수주 실적은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해외건설협회 집계 결과 올해 1월부터 이달 3일까지 중동지역의 해외 수주 금액은 69억9638만달러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는 약 103억9291만달러였는데, 올해는 이보다 32.6% 줄었다. 
 
중동은 아시아와 함께 해외 수주 중 가장 많은 액수를 차지하는 지역이다. 중동 수주가 감소하면 해외 건설 전체 실적에서도 적지않은 타격이 불가피하다. 올해 해외 전체 수주 실적은 225억6941만달러다. 지난해 동기 304억7628만달러보다 25.9% 적다. 올해는 300억달러 달성이 불투명하다는 얘기도 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오미크론 장기화로 인해 국경을 봉쇄하고 유가 하락이 계속된다면 해외 건설의 발주 물량이 줄어들 가능성이 높다”라고 우려했다. 
 
강경태 한국투자증권 연구원도 “경제활동 중단, 원유 수요 감소, 국제유가 하락으로 인해 주요 발주처들이 기존 시설 투자 계획을 철회하거나 보류할 수 있다”라고 내다봤다.
 
건설사들도 수주에 보다 소극적인 태도를 취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책임연구원은 “현재와 같은 상황에서는 사업전략을 보수적으로 운용하는 것이 필요하다”라며 “현장 운영 중단이 공기연장의 사유로 인정되지 않는다면, 그럴 가능성이 있는 대형 공사는 현 시점에서 수주하지 않는 것이 더 유리하다”라고 설명했다. 
 
공사 중인 현장도 진행에 제동이 걸릴 것으로 관측된다. 동남아 등 제3국 인력을 해외 건설의 현장 노동자로 활용하곤 하는데, 입출국이 막히면 노동력 투입이 어려워진다. 이에 따라 공사 기간이 길어지고 시공사가 부담하는 공사비용도 늘어난다는 것이다. 
 
한 건설사 관계자는 “공정이 늦어지는 경우가 발생할 수 있고, 늘어난 공사비를 발주처가 인정해주지 않을 수 있어 수익성이 하락할 여지도 상당하다”라고 언급했다.
 
김응열 기자 sealjjan1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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