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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응열

서울 아파트 전셋값 급등에…빌라도 전세로 몰렸다

빌라-아파트 전세 거래량 차이, 올해 1만7천건까지 확대

2021-11-29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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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내 빌라 모습. 사진/뉴시스
 
[뉴스토마토 김응열 기자] 서울 전세 시장에서도 빌라의 시대가 도래했다.
 
올해 서울 전세 시장에서 빌라 거래가 아파트보다 1만7000건 이상 많았다. 문재인 정부가 임기를 시작한 2017년부터 2019년까지는 연간 거래량 차이가 최대 5000건을 넘지 않았다. 그러나 지난해 7600여건으로 차이가 커지기 시작했고, 올해 들어 더 확대됐다. 서울 아파트의 전세가격이 가파르게 뛰면서 진입장벽이 높아지자, 자금 마련 부담이 커진 실수요자들이 비교적 저렴한 빌라로 발을 돌린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29일 국토부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이달 29일까지 신고된 서울 아파트 전세 거래는 10만357건이다. 이 기간 연립다세대 주택은 6만5122건, 단독다가구는 5만2306건이다. 빌라로 묶여 불리는 연립다세대와 단독다가구 주택의 전세거래량 합은 11만7428건이다. 올해 아파트와의 전세 거래량 차이는 1만7071건이다. 
 
현 정부 임기 중 2017년~2019년까지는, 아파트와 빌라 전세의 거래량 차이가 큰 폭으로 널뛰지는 않았다. 2017년 빌라 전세거래량은 10만9746건, 아파트는 10만6322건이었다. 빌라가 3424건 더 많았다. 2018년에는 빌라가 12만4710건, 아파트 11만9968건으로 4742건의 차이가 났다. 2019년에는 빌라가 3743건 더 많았다. 
 
그러나 지난해 들어선 빌라 14만1937건, 아파트 13만4304건으로 나타났다. 거래량 차이가 7633건으로 벌어졌다. 2019년 3743건보다 두배 넘게 늘어난 것이다. 올해는 그 차이가 더 확대됐다. 지난해부터, 빌라의 전세거래가 아파트보다 활발해진 셈이다. 
 
이는 서울 아파트의 전세가격이 고공행진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한국부동산원 집계 결과 지난달 서울 아파트의 월간 전세가격지수는 전월 대비 0.63% 뛰었다. 
 
서울 아파트의 평균 전세가격도 지난 1년 사이 1억원이 더 붙었다. KB국민은행 리브부동산 조사에 따르면 이달 서울 아파트의 평균 전세가격은 6억6244만원이다. 지난해 11월에는 5억6068만원이었는데 1억176만원 뛰었다. 
 
반면 이 기간 단독다가구주택은 3억6343만원에서 3억8313만원으로 1970만원 상승하는 데 그쳤고, 연립다세대주택도 2억133만원에서 2억3401만원으로 2068만원 올랐다. 빌라 전세가격이 아파트보다 저렴할뿐 아니라 오름폭도 작았다. 
 
서진형 대한부동산학회장(경인여대 교수)은 “임대차3법이 시행되면서 아파트 전세 물량 중 재계약 거래가 많아졌고, 아파트 전세가격도 많이 올랐다”라며 “실수요자의 자금 부족으로 인해 빌라로 몰린 경향이 있다”라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아파트 전세가격의 오름세가 월마다 둔화하고 있지만 상승기조가 이어지는 만큼, 빌라 중심의 전세 거래는 계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유선종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빌라 중심의 전세 거래는 임대차법 후폭풍의 연장선”이라며 “전세 시장을 왜곡한 원인이 해소되지 않으면, 이 같은 추이는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응열 기자 sealjjan1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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