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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주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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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한미 종전선언 문안 막바지…중국 가세로 4자 유력

한미 간 합의된 문안 갖고 북중과 논의 가능성

2021-11-24 1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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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박주용 기자] 종전선언 문안을 놓고 한미 간 협의가 막바지 단계에 접어든 가운데 중국까지 가세하는 '남북미중 4자' 협의 단계가 유력해졌다. 전문가들은 한미 간 협의 이후 합의된 문안을 바탕으로 북중과의 논의가 진행될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미중이 첨예한 갈등을 벌이고 있어 중국의 참여가 4자 간의 논의 셈법을 한층 더 복잡하게 만들 것이라는 우려도 제기된다. 
 
24일 정치권 및 외교가에 따르면 싱하이밍 주한 중국대사는 지난 22일 YTN '더 뉴스'에 출연, 종전선거와 관련해 "중국하고 상의해서 하는 게 맞다"고 했다. 중국은 그동안 한반도 평화 문제에 기여하고 싶다는 입장을 지속적으로 밝혀왔지만, 직접적으로 종전선언 참여 의사를 드러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중국 측이 종전선언에 참여하길 원하면서 정부의 대응도 다소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한미, 북미 간 문안 조정 절차가 어느 정도 마무리되면 마지막으로 중국이 참여할 것으로 내다봤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 교수는 <뉴스토마토>와의 통화에서 "종전선언 문안 조정을 한미 간에 하는 것과 남북미중이 다하는 것은 차이가 있다"며 "결국 한미가 문안을 조정하고 북미가 어느 정도 협의하면, 중국이 참여해서 마지막 절차에 들어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북미 협상 과정에서 한미의 조정안을 갖고 중국과 북한이 논의에 나설 가능성도 있다.
 
그러나 한미 간 협의가 대부분 이뤄진 종전선언 문안에 중국이 순순히 호응할지는 알 수 없는 상황이다. 미중 갈등 속에서 종전선언 체결을 근거로 정전협정 폐기를 주장할 경우 정부로서는 복잡한 셈법이 불가피해질 전망이다.
 
현재까지 전문가들의 의견을 종합해 종전선언의 문구를 정리해보면, 첫 번째로 한국전쟁 종료에 대한 의지가 담길 것으로 보인다. 두 번째로 평화협정이 체결될 때까지 상황 관리 차원에서 정전협정이 준수된다는 내용이 포함될 전망이다. 세 번째로 남북, 북미 관계에 있어서 신뢰를 증진시키는 차원에서 상호존중 문제를 언급한 내용이 들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이인영 통일부 장관은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종전선언에 어떤 조건이 있어야 하거나, 내용이 담겨야만 효과가 있는 것이 아니다"고 언급한 것을 고려해보면 특별한 조치가 담겨있는 문안으로 조정될 가능성은 적어 보인다.
 
이러한 상황에서 향후 중국이 문안 조정 과정에서 정전협정을 폐기하는 내용의 주한미군이나 주한유엔군사령부의 존립 여부를 언급할 경우 4자 간 논의가 난관에 봉착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한미가 '정전협정 체제엔 영향을 주지 않는다'는 사실을 확인하는 내용을 종전선언 문안에 넣는 방안을 조율 중인 것으로 알려진 상황에서 중국의 이러한 요구는 4자 간의 합의를 더욱 어렵게 할 수 있다.
 
신범철 경제사회연구원 외교안보센터장은 "중국이 참여해서 무슨 말을 할 것인지 말을 아끼고 있다"며 "다만 중국이 참여할 경우 주한미군이나 유엔사 문제가 한반도 평화에 걸림돌이 된다는 논리를 전개할 수 있기 때문에 중국의 참여 과정에서 그러한 제동을 걸지 않도록 해야 한다. 주한미군, 유엔사 문제를 거론하지 않는 것을 조건으로 해서 (중국을) 참여시켜야지, 무조건 당사자니까 들어오라고 하는 것은 협의를 촉진하는 게 아니라 방해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또 중국이 그동안 주장해 왔던 대북제재 완화 등의 조치를 요구할 수도 있다. 추궈홍 전 주한 중국대사 등은 이날 종전 선언과 함께 미국의 대북제재 완화가 이어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추궈홍 전 대사는 2021 한·중 평화포럼에서 "한국이 미국을 설득해 미국의 지지와 동의 하에 종전선언을 발표하고 나아가 미국이 대북제재를 완화한다는 입장을 표명하도록 할 수 있다면 비록 조건적이거나 상징적인 데 불과하다고 하더라도 관련 당사국들이 최종적으로 모두 종전선언 체결에 동의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달 29일(현지시간) 정의용 외교장관과 왕이 중국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이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가 열리는 이탈리아 로마에서 회담을 갖고 인사를 나누고 있다. 사진/뉴시스
 
박주용 기자 rukaoa@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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