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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해훈

대법, '사기 혐의' 보스코인 개발사 전 임원 집유 확정

197억 상당 비트코인 편취한 혐의

2021-11-19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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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정해훈 기자] 국내에서 처음으로 암호화폐공개(ICO)로 자금을 모집한 보스코인의 개발사 블록체인OS 박한결 전 이사가 사기 혐의로 재판에 넘겨져 징역형 집행유예가 확정됐다.
 
대법원 3부(주심 김재형 대법관)는 특정경제범죄법 위반(사기) 혐의로 기소된 박 전 이사에게 징역 2년6개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19일 밝혔다. 박 전 이사와 박 전 이사의 아버지 박창기 전 대표의 특정경제범죄법 위반(공갈) 혐의는 무죄가 확정됐다.
 
박 전 이사는 2017년 6월 자신과 블록체인OS 임원 최모씨·김모씨 등 3명의 다중서명계좌에 보관된 6902비트코인(BTC) 중 6000BTC를 자신의 계좌로 이체받아 197억7383만원 상당의 재산상 이익을 편취한 혐의로 기소됐다. 
 
당시 박 전 이사는 박 전 대표가 다른 임원들과의 갈등으로 이사직에서 사임하는 등 영향력이 떨어지자 6000BTC를 이체받기 위해 "보스코인 이벤트에 참가한 후 원래 계좌로 반환하겠다. 이벤트는 다중 서명 계좌에서는 참가가 불가하고, 단독 명의 계좌에서만 참가할 수 있다"고 속인 것으로 조사됐다.
 
박 전 이사와 박 전 대표는 단독 계좌에 6000BTC를 보관하면 법적 문제가 생길 것을 우려해 기존 3명에 박 전 이사까지 포함한 다중 서명 계좌를 개설해 해당 BTC를 이체하고, 이후 최씨와 김씨를 협박해 43억7532만원 상당의 1500BTC를 박 전 이사가 운영하는 업체의 BTC 계좌로 이체하게 한 혐의도 받았다.
 
1심은 특정경제범죄법 위반(사기) 혐의만을 유죄로 인정해  박 전 이사에게 징역 2년6개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보스코인 이벤트에 참가한 후 바로 6000BTC를 3인 계좌로 돌려줄 것처럼 최씨 등을 기망했고, 그로 인해 최씨 등이 피고인을 믿고 단독 계좌에 이체한 것으로 피고인의 기망 행위와 처분 행위 사이에 인과관계가 있다"며 "피고인의 편취 범의와 불법 영득의 의사도 인정된다"고 판단했다.
 
이에 대해 "보스코인 이벤트는 단독 계좌뿐만 아니라 3인 명의의 다중 서명계 좌로도 참가할 수 있었다"며 "이벤트 관련 참가 방법에서도 단독 계좌만이 이벤트에 참가할 수 있다는 내용을 찾아볼 수 없는데, 피고인은 다중서명계좌도 이벤트에 참여할 수 있는지를 검토해 본 사실이 없고, 회사에는 단독계좌로 이벤트에 참가하겠다는 내용만을 알렸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피고인은 검찰에서 '6000BTC를 3인 계좌에 반환하지 않은 이유는 회사 최대주주면서 대표이사였던 아버지나 피고인의 영향을 유지하기 위한 목적이 아니었냐'는 검사의 질문에 '일부 그런 상황을 인지하고는 있었다'고 진술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특정경제범죄법 위반(공갈) 혐의에 대해서는 "당시 6000BTC는 피고인들과 최씨, 김씨 등 4인 명의 다중 서명 계약에 보관돼 있었으므로 피고인들이나 피해자 측 어느 쪽도 마음대로 처분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며 "피고인들이 임의로 처분할 수 없는 상황에서 최씨 등이 자금 사용과 관련한 겁을 먹었다는 것은 선뜻 이해할 수 없다"고 무죄 이유를 설명했다.
 
2심도 "설령 피고인이 의도적으로 거짓말을 한 것은 아니라 하더라도 사기죄의 성립을 위한 기망을 인정하는 데에는 아무런 지장이 없다. 이 사건 기망의 핵심은 '단독 명의 계좌로만 이벤트 참가가 가능하다'고 말한 부분에 있는 것이 아니라 '이벤트 참가 직후 즉시 비트코인을 반환하겠다'고 말한 부분에 있기 때문"이라면서 1심 판단을 유지했다.
 
서울 서초구 서초동 대법원. 사진/뉴스토마토
 
정해훈 기자 ewigjung@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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