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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제공'으로 '망 대가' 갈음?…격화되는 넷플릭스-SKB 분쟁

넷플릭스, 5일 항소 이유서 제출…변론 준비 기일 12월23일

2021-11-08 1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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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배한님 기자] 망 대가를 놓고 발생한 넷플릭스와 SK브로드밴드의 2심 재판이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한 차례 연기됐던 넷플릭스의 항소이유서가 법원에 도착하면서 첫 변론 준비 기일 등 재판 일정이 시작됐다. 2심에서는 '망 대가'의 형태가 쟁점이 될 전망이다. 
 
 
8일 업계에 따르면 넷플릭스는 지난 5일 서울고등법원에 항소 이유서를 제출했다. 넷플릭스는 지난 7월 법원에 항소장을 제출했고, 9월 중순이었던 항소 이유서 제출 기일을 한차례 연기했다. 이후 두 번째 마감일인 지난 5일 항소 이유서를 제출했다. 
 
1심에서 패한 넷플릭스가 항소한 데 이어 SK브로드밴드도 지난 9월말 반소를 제기하며 소송의 쟁점은 '망 이용 대가 확인'에 맞춰졌다. 넷플릭스의 항소 이유서에도 이 대가의 형태를 확정해달라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넷플릭스 관계자는 "1심에서 넷플릭스가 채무를 지불해야 하는 것은 사실이나, 여기에 대한 형식은 판단하지 않았다"며 "이를 금전적으로 해야 하는지 기술로 할 수 있는지 불분명하니 이 부분을 이야기해달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망 사용료에 관한 넷플릭스의 최근 입장도 항소 이유서 취지와 일치한다. 과도한 트래픽이 문제라면 이걸 줄여 주는 것으로 해결할 수 있다는 것이다. 최근 문재인 대통령과 국회가 넷플릭스의 망 사용료 지급을 압박하자 넷플릭스는 재차 망 사용과 관련해 '금전적인' 대가는 낼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넷플릭스는 트래픽을 줄여주는 자체 콘텐츠전송네트워크(CDN) 기술인 '오픈커넥트(OCA)'를 무료로 제공하는 것으로 망 대가를 대신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지난주 방한한 딘 가필드 넷플릭스 정책총괄 부사장은 정부와 국회, 기자들을 만난 자리에서도 같은 주장을 반복했다. 가필드 부사장은 지난 4일 "OCA를 도입하면 ISP의 네트워크 트래픽을 최소 95%에서 최대 100%까지 줄일 수 있다"며 "현재 전 세계 140여 개국 1000여 개 ISP에서 1만4000대의 OCA를 사용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망 사용료를 한국 외의 국가에서 지불하고 있다는 건 사실이 아니다"고 말했다. 
 
SK브로드밴드는 지난 9월 부당이득반환을 청구하는 반소를 제기했다. 넷플릭스가 지급하고 있지 않은 채무가 부당이득이라는 것이다. SK브로드밴드 관계자는 "1심 판결에도 불구하고 넷플릭스가 협상에 전혀 응하지 않은 채 망 이용대가 지급을 이행하지 않아 부당이득반환 법리에 의거 반소를 제기하기로 결정했다"며 반소 제기 배경을 설명했다.
 
넷플릭스의 항소와 SK브로드밴드의 반소가 병합심리 되면서 2심 쟁점은 '망 이용 대가'에 집중됐다. 2심 첫 변론 준비 기일은 오는 12월23일이다. 첫 준비 기일이 끝나면 재판부가 변론을 진행할지, 변론 준비 기일이 한 차례 더 필요한지 판단한다. 
 
한편, 1심 재판은 지난 6월 넷플릭스의 패소로 끝이 났다. 넷플릭스는 지난 2020년 4월 SK브로드밴드와 '망 대가 관련 협상'을 할 필요가 없다는 취지의 '채무부존재 확인의 소'를 제기했다. 당시 재판부는 넷플릭스가 SK브로드밴드의 망 사용료 협상 중재를 요청하는 재정을 거부할 수 없으며, 망 사용료를 낼 의무가 없다는 사실에 대해서는 기본적으로는 법원이 판단할 문제가 아니라고 했다. 
 
배한님 기자 bh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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