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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교황 '방북 의지' 재확인…공은 김정은에게로

방북 성사시 남북·북미 대화 물꼬…종전선언 진전도 기대

2021-10-31 12: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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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박주용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프란치스코 교황의 방북 의지를 재확인하면서 임기 말 남북, 북미 대화 재개의 단초가 마련됐다는 평가다. 교황의 방북이 성사될 경우 한반도 평화를 위한 전 세계의 염원이 뒤따를 것이 확실시되면서 문 대통령의 마지막 구상인 종전선언도 큰 진척을 보일 것으로 기대된다. 북한의 호응이 절대적으로 요구되는 가운데, 복병으로는 코로나19 상황이 지목된다.
 
31일 청와대에 따르면 문 대통령은 지난 29일(현지시간) 프란치스코 교황을 만나 방북을 요청했고, 교황은 "초청장을 보내주면 기꺼이 가겠다"고 화답했다. 2018년 10월 문 대통령과 처음 만났을 때 방북 의사를 내비쳤던 프란치스코 교황이 이번에 다시 한 번 방북 의지를 표명, 문 대통령의 기대도 커졌다. 당시에도 프란치스코 교황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방북 초청장을 보내면 "갈 수 있다"고 말한 바 있다. 이후 2019년 2월 하노이 북미 정상회담이 결렬되고 남북, 북미 대화가 멈추면서 프란치스코 교황의 방북 논의도 진전되지 못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29일(현지시간) 프란치스코 교황과 인사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제 눈은 교황 방북 성사의 열쇠를 쥔 북한으로 모아진다. 교황의 방북 의지가 재확인되면서, 다음 단계는 김정은 위원장의 공식 초청 여부다. 다만, 방북이 성사되기 위한 여건은 3년 전보다 더 어둡다는 게 중론이다. 남북, 북미 대화 분위기가 고조됐던 2018년에 비해 현재 한반도 주변국들의 관계가 매우 경색돼 있기 때문. 특히 북한이 여전히 코로나19로 국경을 봉쇄하고 외부의 출입을 통제하고 있는 점도 변수로 꼽힌다.
 
그럼에도 북한이 최근 북중 접경지역에서 물자교류 재개를 준비하는 동향이 포착되고, 국제기구의 구호물자도 받아들였다는 점은 교황의 방북이 성사되는 데 있어 다소 긍정적 신호로 해석된다. 28일 국회 정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국정원은 코로나19 장기화로 끊겼던 북한의 신의주와 중국 단둥 간 열차 운행이 11월에 재개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했다. 또 국정원은 지난 7월부터 북한의 긴급물자 반입을 위한 선박 운항이 늘었고 8월부터는 의료 방역물자 반입을 일부 허용하고 있다고 전했다.
 
정부는 교황의 방북 문제와 관련짓지 않더라도 북한이 향후 어떤 방역조치를 취하느냐가 앞으로 북한의 태도를 예측하는데 굉장히 중요하기 때문에 예의주시하고 있다. 이종주 통일부 대변인은 <뉴스토마토>와의 통화에서 "북한의 코로나 대응은 교황의 방북 한 가지 사안만으로 볼 문제는 아니다"며 "언제 다시 국경을 열지는 예단하기 힘들지만, 여러 징후들이 올 상반기부터 꾸준히 나타났고 최근 들어 증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김정은 위원장이 정상국가 지도자로서의 이미지 구축에 신경을 써왔다는 점에서 교황 방북에 긍정적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 교수는 "김 위원장은 젊은 지도자로서 스위스 베른에서 유학생활을 했고, 특히 미국의 적대시 대립대결만 없다면 인권을 비롯해 민주적인 절차에 대해 열린 마음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그런 차원에서 봤을 때 점진적, 단계적으로 정상국가를 지향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김 위원장 입장에서 교황의 방북이 정상국가를 지향하는 지도자 상을 세계에 보여줄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될 것이란 게 양 교수의 분석이다.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2018년 9월19일 당시 평양 옥류관에서 오찬을 가진 후 방북에 동행한 천주교 김희중 대주교와 환담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청와대는 교황의 방북이 성사된다면 남북, 북미 대화 재개와 함께 종국에는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의 촉매제가 될 것으로 기대하는 눈치다. 대화 재개로 정부의 종전선언 구상도 한층 탄력적으로 추진할 수 있다. 문 대통령이 유럽 순방 첫 일정으로 바티칸 교황청 방문을 통해 교황에게 방북을 제안한 것도 남북관계 개선을 위한 불씨를 계속 살리기 위한 측면이 강하다. 로마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로 인해 전 세계 이목이 교황청에 쏠려있는 점도 감안한 것으로 보인다. 이 모든 것이 G20이라는 무대를 한반도 평화를 위한 장으로 활용하려는 것이다.
 
실제 문 대통령은 G20 정상회의에서 한반도의 종전선언 외교에 집중했다. 가는 곳마다 한반도 평화를 강조하고 나섰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마주쳤을 때는 교황과 방북에 대한 대화를 나눈 점을 소개했고, 바이든 대통령도 "반가운 소식"이라며 "(한반도 문제 해결에) 진전을 이루고 계시다"고 화답했다. 우르술라 폰 데어 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과의 회담에서도 한반도 평화의 지속적인 지지를 당부했고, 이어진 한·프랑스 정상회담에서도 남북, 북미 대화의 조기 재개 필요성을 언급했다.
 
김정숙 여사도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 진전 노력에 동참했다. 청와대는 김 여사가 로마 콜로세움과 빌라 팜필리에서 열린 G20 배우자 프로그램에 참석해 미국·프랑스·이탈리아·EU 등 정상 배우자들에게 한반도 평화 여정을 지지해 줄 것을 요청했다고 말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30일(현지시간) 이탈리아 로마 누볼라 컨벤션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공식 환영식에 도착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인사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박주용 기자 rukaoa@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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