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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눈')시대가 변해도 통신사의 기본은 '통신'

2021-10-27 06:00

조회수 : 2,4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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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립도생(本立道生)의 마음으로 만전을 기하겠다." 
 
기본을 세우면 길이 보인다. 2018년 11월, 아현국사 화재로 통신 대란을 겪은 황창규 전 KT 대표가 이듬해 9월 통신기반인프라 혁신기술을 발표하며 한 말이다. KT라는 기업의 근간이 '통신'임을 인정한 것이다. 황 전 대표는 "아현화재 이후 KT가 가진 업의 본질과 기본에 대해 끊임없이 고민했다"며 "아픈 과오를 씻고 같은 실수를 범하지 않기 위해 KT의 모든 역량과 기술력을 결집해 네트워크 인프라 혁신 연구개발에 매진했다"고 자신했다. KT는 이날 아현국사 화재 재발방지를 위해 마련한 '통신재난대응 3년 4800억원 투자계획'이 문제없이 잘 진행되고 있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지난 25일 KT 전국 통신망이 마비됐다. '네트워크 경로설정 오류'. 인재 때문에 국내 유선통신시장의 40%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KT의 통신 네트워크가 먹통이 됐다. 공교롭게도 같은 날 KT는 통신사업 비중을 낮추고 ICT 플랫폼 기업으로 변모하는, '텔코'에서 '디지코'로 전환을 가속화하는 인공지능(AI) 사업 성과를 공개하는 간담회를 열었다. 3년 전 세운 통신재난대응 투자 계획이 완결되는 해, 통신 비중을 줄이는 사업 성과를 발표한 날. KT에서 다시 통신 재난이 발생한 것이다. 
 
KT는 우리나라에서 단 세 곳뿐인, 정부 허가를 받은 '기간통신사업자' 중 하나다. 아무리 시대가 변하고, 통신이 아닌 신사업을 확대해도 KT는 부가통신사업자가 될 수 없다. 이 때문에 KT는 한 번 더 기본을 잊었다는 비난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전 국민이 사용하는 부가통신서비스 카카오톡이 40분 중단됐을 때보다, 약 30%의 국민이 사용하는 기간통신서비스가 마비됐을 때 국민 불편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다. 그러나 정부 허가를 받은 독과점 사업자는 대규모 장애 사태의 원인이나 진행 상황도 제대로 공유하지 않았다. 심지어 고객 하나하나에 보내는 사과 없이 언론과 홈페이지를 통해 입장을 밝혔을 뿐이다. 
 
KT가 다시 한 번 '본업'을 기억해주길 바란다. '성장률'의 논리만큼이나 '본질'의 가치를 지켜주길 바란다. 아현국사 사태 당시 기본인 통신 서비스에 충실하겠다고 약속했지만 왜 다시 이런 사고가 발생했는지, 통신 사업에 소홀히 하지 않겠다며 수천억원을 투입했으나 왜 사태를 막지 못한 건지, 3년 전과 비교해 달라진 것은 무엇인지 KT 고객들은 알 권리가 있다. 그리고 성장에 치중한 '신사업' 보다 본연 가치인 '통신 사업'을 어떻게 꾸려나갈 것인지 더 자주 공유하길 바라본다. "통신 기반의 디지털 플랫폼 기업이 되겠다." 구현모 대표의 올해 신년사처럼 디지털 플랫폼 기업이 되더라도 KT의 기반은 '통신'이다. 
 
배한님 중기IT부 기자(bh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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