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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영

'절반의 성공' 누리호, 어떤 기업이 만들었을까

2021-10-25 17: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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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형 발사체 '누리호'가 지난 21일 우주로 향했습니다. 아쉽게도 궤도에 안착하진 못했지만 로켓과 보호 덮개(페어링) 등을 성공적으로 분리하며 '절반의 성공'을 이뤄냈고, 한국 우주 개발 사업의 한 획을 그었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누리호는 장장 12년의 제작 기간을 거쳐 개발한 국내 기업들의 노력의 결실입니다. 총조립을 맡은 한국항공우주(KAI)가 중심이 됐으며 국내 항공 엔진 명가 한화는 로켓의 심장인 '75톤 액체추진 엔진'을 만들었습니다. 현대로템과 현대중공업은 누리호 발사를 위한 연소 시험과 발사대 제작에 참여했고 국내 중소 우주 소재·부품사들도 힘을 보탰습니다. 외국 기술에 의존하지 않고 우리 기업들이 참여해 제작했기에 발사 성공 여부와 관계없이 의미는 큽니다.
 
누리호 총조립은 KAI가 담당했습니다. KAI는 항공우주연구원과 함께 300여개 기업이 납품한 제품 조립을 총괄했으며, 발사체의 기본이자 최대 난제인 1단 연료탱크와 산화제 탱크도 제작했습니다. 발사체가 우주로 나가기 위해서는 많은 양의 연료와 산화제를 탑재해야 합니다. 이 때문에 추진제 탱크는 부피는 키우면서 가볍게 만들기 위해 두께를 얇게 만들어야 해 용접작업이 쉽지 않습니다. 2013년 발사에 성공한 나로호의 1단 추진체는 러시아로부터 들여왔었습니다. 
 
누리호의 심장인 75톤 액체로켓 엔진은 40년 이상 항공 엔진을 제작한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납품했습니다. 로켓에 들어가는 75톤급 엔진을 개발한 건 세계를 통틀어 이번이 7번째입니다.
 
발사체의 엔진은 중력을 극복하고 우주궤도에 도달하는 동안 고온, 고압, 극저온의 극한 조건을 견뎌야 하기에 '최첨단 기술의 집약체'로 꼽힙니다. 누리호는 3단 발사체로, 1단에 75톤급 액체추진엔진 4기, 2단에 1기, 3단에 1기가 사용됐습니다.
 
사진/뉴시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추진기관, 배관조합체, 구동장치 제작과 시험 설비 구축에도 참여했습니다. 또 다른 한화그룹 계열사인 ㈜한화는 누리호의 가속·역추진 모터와 임무제어 시스템을 개발했고, 한화테크윈은 터보펌프를 제작했습니다. 
 
이외에 누리호의 연소 시험은 현대로템이 진행했습니다. 연소 시험은 엔진을 점화해 발사체의 성능을 확인하는 단계로, 발사 전 필수 과정입니다. 현대중공업은 지상 발사대와 초록색 구조물 엄빌리컬 타워를 제작했습니다. 48m 높이의 엄빌리컬 타워는 발사체에 산화제와 추진제를 주입하는 역할을 합니다. 아울러 두원중공업·에스앤케이항공·이노컴 같은 중소 우주 소재·부품·장비 분야 중소기업들도 사업에 참여했습니다.
 
마지막 고비는 넘기지 못했지만 우리나라는 누리호를 통해 발사체 기술력을 입증했습니다. 앞으로 몇 번의 실패가 더 뒤따를지는 모르지만, 누리호가 머지 않아 우주에 안착할 수 있기를 기대해봅니다.
  • 김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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