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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탄소중립 속도보다 지속성 고려해야

2021-10-21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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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2030년 온실가스 감축목표(NDC)를 2018년 대비 40% 감축하겠다고 하면서 산업계가 고민에 빠졌다. 정부의 당초 계획인 26.3%보다 대폭 상향한 수치인 데다, 아직 감축을 위한 신재생에너지와 같은 자원도 부족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산업계는 NDC 상향에 따라 2030년까지 3790만톤의 탄소를 감축해야 하며, 당장 내년부터 기업의 탄소배출권 구매비용도 급등할 것으로 예상된다.
 
물론 현재 기후 변화와 환경 오염을 고려할 때 온실가스 감축은 피할 수 없는 숙명이다. 기업들도 탄소중립이 실천해야 하는 필수 과제임에는 이견이 없다. 하지만 정부의 NDC 40% 감축안은 다소 공격적이라는 지적이 쏟아져 나온다.
 
정부의 목표는 우리나라보다 탄소중립 계획을 먼저 세운 선진국과 비교해도 공격적이다. 정부가 정한 목표치를 달성하기 위해선 온실가스 배출량을 연평균 4.17%씩 줄여야 하는데, 이는 유럽이나 미국, 일본보다 높은 목표다. 국가별 목표를 보면 연평균 기준 감축률은 △유럽 1.98% △미국 2.81% △영국 2.81% △일본 3.56%다.
 
탄소 배출이 가장 많은 철강산업만 보더라도 NDC 40% 감축은 어려운 목표다. 전국경제인연합회가 에너지 관련 3개 학회 회원 116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를 보면, 2030년까지 철강 업종 탄소 감축 기술이 상용화할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75.9%가 부정적이라고 답했다.
 
정부가 세운 목표 달성을 위해 무리하게 생산량을 줄이기도 힘들뿐더러, 전기로 같은 탄소배출이 적은 방식으로 전환하는 것도 업계 교란을 부를 수 있다. 전기로는 고로(용광로)와 달리 철스크랩(고철)을 원료로 쓰는 데, 전기로 사용이 늘면 철스크랩 가격이 폭등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이렇게 되면 철스크랩 사용 비중이 높은 규모가 작은 제강사들의 어려움이 커질 수 있다.
 
철강사뿐 아니라 석유화학, 자동차, 조선 등 다른 업계에서도 자체 계획보다 정부의 NDC 감축 목표가 지나치게 빠르다는 지적이 나온다. 철강업과 마찬가지로 2030년까지 온실가스를 획기적으로 줄이기 위한 기술 개발이 어려울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대체연료인 수소나 암모니아 발전의 상용화 또한 당장 실현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석탄 발전을 대신할 신재생에너지가 충분치 않은 가운데 정부가 탈원전 정책도 유지하면서 전력난이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이웃나라 중국의 최근 전력난 또한 석탄 부족과 함께 정부의 무리한 탄소배출 제한에서 비롯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중국 정부는 내년 2월 베이징올림픽을 앞두고 대기 질 개선에 나섰는데, 지방정부들이 할당 목표를 채우기 위해 미리 생산량을 조절하면서 공장 가동 중단 사태까지 이어졌다.
 
탄소중립은 지구의 지속가능을 위해 실천하는 과제다. 기후 변화가 심각한 상황임을 고려할  때 시급한 문제인 것도 맞다. 하지만 동시에 수십년 혹은 수백년을 이어온 산업 에너지의 패러다임을 통째로 바꾸는 일이다. 10년 안에 무언가를 바꾸기 보다는 지속 가능성에 주목해 추진해야 한다.
 
김지영 산업1부 기자 wldud91422@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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