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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대출 늘어날라" 주식·청약 경계하는 은행들

내주 카카오페이 청약에 은행당 1조원 유동 관측…비대면 신용대출 중단 등 대출 문턱↑

2021-10-19 1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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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신병남 기자] 은행들이 정부의 가계대출 정책에 따라 총량 관리에 힘을 쏟는 가운데, 다음주 카카오페이 상장에 따라 신용대출 잔액이 급증할까 우려하고 있다. 정부 규제에 더해 은행들의 정부 눈치보기식 추가 대책이 뒤따르면서 대출 실수요자들만 피해를 입는 양상이다. 
 
19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민·신한·하나·우리 등 4대 은행은 지난달까지 연봉 이상의 신용대출을 받거나 5000만원이 넘는 마이너스통장(한도대출)을 제한한 데 더해 추가 신용대출 규제안을 도입하거나 적용을 예고하고 있다.
 
하나은행은 오는 20일부터 주력 비대면 신용대출 상품인 '하나원큐 신용대출' 판매를 올 연말까지 중단한다. 같은 날 우리은행은 11개 신용대출 상품의 우대금리 요건을 축소해 신규·연장·재약정 시 인상된 금리를 적용한다. 신한은행은 지난 6일부터 비대면 신용대출에 대해 중도 상환해약금을 매겨 고정금리는 대출금의 0.8%, 변동금리는 0.7%의 각각 수수료를 부과하고 있다. 국민은행은 영업점별 월간 대출한도를 배정 후 신규대출 관리 등을 통해 총량 조절에 나서고 있다.
 
이같은 은행들의 조치는 내달 3일 코스피에 상장하는 카카오페이가 이달 25~26일 양일간 일반청약을 진행할 예정인 가운데, 신용대출 잔액 증가가 불가피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 지난 7월 26~27일 진행한 카카오뱅크 공모주 일반청약 직후 취합된 5대 은행의 7월말 신용대출 잔액은 전달보다 1조8637억원 증가한 바 있다. 4월 말에도 SK아이이테크놀로지(SKIET) 공모주 일반 청약을 앞두고 신용대출이 급증해 당시에는 한 달 만에 잔액이 6조8400억원 늘었다. 핀테크에 대한 금융당국의 기조가 '동일기능, 동일규제'로 바뀌면서 기대감이 한풀 꺾였음에도 카카오페이는 여전히 초대형 공모주로 꼽히고 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올해 대출 추이를 보면 공모주 청약이 있을 때 마다 각 시중은행별로 1조원 가까이 신용대출 잔액이 출렁이곤 했다"면서 "당국이 부동산, 주식이라고 정확하게 관리 대상을 알렸기 때문에 해당 부분에 대한 유동성 증가는 민감도가 크다"고 설명했다.
 
여기에 청약에 실패한 자금이 반환되는 환불일이 월말인 점은 은행들의 불안감을 키우는 요인으로 꼽힌다. 청약에 불발된 자금은 청약 후, 2영업일 후인 28일에 환불된다. 문제는 이 시기가 은행들의 월간 대출 총량을 취합하는 때에 임박한 탓에 일시적인 유동성이 크게 부각될 수 있다. 
 
당국은 최근 실수요자 취급분에 대한 피해를 최소화하는 방향에서 4분기 전세자금대출 증가는 연간 가계대출 총량 증가에 반영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은행들에게 전달했다. 반대로 신용대출 등 투자 목적이 짙은 대출에 대해서는 강한 대출 증가 억제를 주문한 상태다. 자칫 관리 능력이 부족했다는 인상을 줘 당국의 눈총 대상으로 찍힐 수 있는 데다, 이로 인해 추가 대출 규제가 주문될 수도 있어서 조심스럽다는 게 은행들의 공통된 반응이다.
 
또다른 은행 관계자는 "신규 대출 유입은 최소화 하고 있지만, 마이너스통장과 같이 이미 한도가 주어진 계정에 대해서는 고객 반발 등이 염려돼 규제 적용이 꺼려지고 있는 실정"이라고 토로했다.  
<표/뉴스토마토>
 
신병남 기자 fellsick@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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