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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지훈

(인터뷰)"가장 앞선 체성분 AI 분할 기술 갖췄다"

박상준 메디컬아이피 대표 "화려하지 않지만 어려운 기본기"

2021-10-15 1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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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준 메디컬아이피 대표. 사진/메디컬아이피
[뉴스토마토 동지훈 기자] "인공지능(AI) 분할 기술은 다양한 모달리티의 의료영상 활용을 극대화해 의료 메타버스, 3D 프린팅 등 여러 가지를 가능케 하는 기본기다. 메디컬아이피는 세계에서 가장 진보된 AI 분할 기술 소프트웨어를 갖춘 회사다."
 
박상준 메디컬아이피 대표는 최근 <뉴스토마토>와의 인터뷰에서 유일하게 상용화된 체성분 AI 분석 기술을 통해 질병 예측과 예방까지 목표로 하고 있다고 밝혔다.
 
메디컬아이피는 지난 2015년 서울대학교병원 1호 벤처회사로 설립됐다. 박 대표는 서울대병원 영상의학과 교수로 재직하면서 의료용 AI 소프트웨어를 개발하던 연구자였다. 만 6년이 지난 지금은 AI 의료 영상 플랫폼과 3D 응용 솔루션, 의료 메타버스까지 다루는 회사로 성장했다.
 
CT만 찍어도 부위별 체성분 분석까지
 
메디컬아이피는 CT에서 조직이나 장기에 위치한 체성분을 분석해내는 솔루션을 보유해 의료 현장에서 적용하고 있다. 건강검진을 받는 경우 병원에서 확보한 영상에서 필요한 부분마다 따로 추출해 디지털 데이터로 저장하는 방식이다. 저장 후에는 부위별 지방 분포나 근육량을 측정하고 정확한 위치까지 파악할 수 있다.
 
박 대표는 "내장지방이나 피하지방, 근육량 등은 양만큼이나 위치도 중요한데 AI 전신 체성분 분할·분석 소프트웨어 '딥캐치'는 3D 형태로 구현된 시각적, 정량적 정보를 제공한다"라며 "이전에는 이 같은 기술이 없었는데 출시 1년 만에 SCI급 국제학술지에 논문이 10편 이상 게재될 만큼 활발하게 쓰이고 있으며, 체성분과 암환자의 생존율을 예측하는 연구 결과도 발표되고 있다"라고 말했다.
 
메디컬아이피는 서울대병원 강남센터와 업무협약을 맺고 AI 기술을 적용해 검진자의 CT 데이터에서 체성분을 분석하는 등 질환의 예측, 예방을 위한 체성분 표준치 수립에 힘을 쏟고 있다. 
 
3D 프린팅 활용폭 확장 지속
 
서울대병원과의 협업 모델은 체성분 분석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메디컬아이피는 '닥터 앤서(Dr. Answer) 2.0' 공동 연구개발 기관에도 선정된 바 있다. 닥터 앤서는 한국인의 의료 데이터를 기반으로 개발된 AI 의료 소프트웨어로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사업에 속한다. 분당서울대병원은 주관 기관으로, 메디컬아이피는 18개 ICT 기업 중 하나로 참여한다.
 
지난 1월에는 개인 맞춤형 3D 프린팅 신장 모형을 적용해 부분절제술 수술 시간이 단축됐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되기도 했다. 분당서울대병원 연구진은 장과 암 조직 형태를 3차원으로 재현한 콩팥 모형을 수술 난이도가 높은 복잡성 신종양 로봇수술에 활용하고, 효용성을 평가하기 위한 연구를 진행했다. 실험군 40명과 대조군 40명을 대상으로 연구를 진행한 결과 장암 수술에 3D 모형을 활용했을 때 수술 시간이 약 20%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이 연구는 메디컬아이피와의 협업을 통해 치러졌으며, '영국 비뇨기과학회지(BJU International)'에도 게재됐다.
 
박 대표는 이 연구 외에도 3D 프린팅을 통해 의료 현장에서 활용할 수 있는 범위가 폭넓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CT나 엑스레이, MRI와 같은 흑백 영상에서 필요한 조직 또는 장기, 뼈 등 신체에 대한 3D 프린팅이 이뤄지면 응용 범위는 크게 넓어진다"라며 "수련의·전공의 대상 의료 교육이나 수술 훈련에도 쓰일 수 있으며 실제 수술장에서도 다양한 방식으로 적용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코로나19 폐렴 단계도 판단…"저개발 국가에 도움 될 것"
 
메디컬아이피는 AI 딥러닝을 코로나19 감염에 따른 폐렴 단계 측정에도 적용했다. 확진자의 폐를 CT나 엑스레이로 촬영하고 폐렴이 나타나는 부위를 AI가 진단해 얼마나 진행됐는지 결론을 내리는 것이다. 국내에선 실제 병원에서 쓰이진 않았지만 코로나19 확산이 심각한 반면 의료 인프라는 부족한 해외에서 큰 주목을 받았다.
 
대표적인 나라는 인도다. 메디컬아이피는 인도에서 이 기술을 활용하기 위해 현지 다수의 기관과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 박 대표는 엑스레이로도 코로나19 감염 이후 폐렴 진행 상황을 알 수 있는 소프트웨어를 갖추고 있어 CT 장비가 없는 저개발 국가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박 대표는 "CT 관련 전문성과 경험치로 엑스레이에서도 코로나19 폐렴이 발생한 위치와 정도를 알 수 있다"라며 "환자 입장에서는 본인의 폐렴 단계를 알 수 있어 심리적인 안정감을 받을 수 있다는 효과도 있다"라고 밝혔다.
 
AI 분석 기술로 자기관리 넘어 예방까지
 
박 대표는 AI와 3D 프린팅 등 최신 기술을 적용한 질병 예방이 최종적인 목표라고 언급했다. 의료 데이터가 충분히 쌓이고 이를 통해 개인의 상태와 향후 질병 발생 가능성을 정확하게 예측한다면 종국적으로 예방까지 가능하다는 판단이다.
 
박 대표는 "이제는 자기 몸을 정확하게 알고 관리하면서 살아야 하는 시대인데 생각보다 수단이 뚜렷하지 않다"라며 "병에 걸리기 전에 자기 몸의 정보를 알 수 있고 질병 발생 가능성을 예측할 수 있다면 최고의 의학"이라고 말했다.
 
질병 예방을 위한 기술은 높은 수준으로 올라왔지만 판단 기준은 앞으로 더 모여야 한다. 메디컬아이피는 근거 마련을 위해 세브란스병원과 공동 연구를 통해 나이·성별에 따른 골다공증, 근감소증, 비만 관련 수치를 정립하고 있다.
 
모든 소프트웨어 기본은 AI 분할 기술
 
박 대표는 메디컬아이피가 안착한 모든 분야에 기틀은 AI 분할 기술이라고 강조했다. AI 분할 기술은 인체의 다양한 부분을 탐지해 특정 부위만 디지털 데이터로 저장하는 기술이다. 박 대표는 메디컬아이피가 전 세계에서 가장 진보된 AI 분할 기술을 갖춘 회사라고 평가했다.
 
병원에서 촬영한 영상 데이터에 AI 분할 기술을 접목하면 장기마다 색깔을 다르게 입혀 실제 모형으로도 볼 수 있다.
 
박 대표는 "AI 분할 기술은 화려하지 않지만 갖추기 어려운 기본기"라며 "메디컬아이피는 세계에서 가장 진보된 AI 분할 기술 소프트웨어를 갖춘 회사"라고 말했다. 이어 "AI 분할 기술은 어렵고 난해한 부분이 있지만 정복만 한다면 파괴력은 어마어마하다"라며 "응용이라는 관점에서 앞으로 거의 모든 분야에서 적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주요 경력
△메디컬아이피 대표이사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의료영상융합기술 전문위원 △국가기술표준원 적층제조 전문위원 △서울대병원 영상의학과 연구부교수
 
동지훈 기자 jeehoo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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