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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은행들, 대출 셧다운 막으려 안간힘

오른만큼만 전세대출·지점별 한도 관리 등 실수요자 중심 관리…"추가대책 발표 때까진 긴장"

2021-10-14 15: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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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신병남 기자] 초유의 대출 중단 사태가 발생하지 않도록 은행들이 연일 가계대출 제한조치를 내놓고 있지만 증가세가 잡히지 않고 있다. 농협은행이 가계대출 취급을 중단한지가 50일이 넘어서면서 '풍선효과' 마저 가중되자 은행들은 정부의 가계대출 추가대책 발표만을 기다리며 발만 동동구르는 상황이다. 
 
14일 금융권에 따르면 하나은행은 오는 15일부터 임대차 계약 갱신 때 전세자금대출 한도를 '임차보증금(전셋값) 증액 범위 이내'로만 내준다. 국민은행이 지난달 29일부터 실행했던 전셋값 증액 조정과 비슷한 조치로, 오른 전셋값을 토대로 투자 자금을 늘리려는 수요는 막으면서 실수요자 피해는 최소화하는 의도다. 두 은행은 모기지신용보험(MCI)과 모기지신용보증(MCG)을 운용하는 주택담보대출도 취급을 중단한 상태다.
 
국민은행은 또 이달부터 아예 영업점별로 대출 한도를 정해놓고 가계대출을 조이고 있다. 이 같은 조치는 우리은행도 시행 중이다. 우리은행의 경우 8월 중순부터 전세대출 신규 신청을 중단했다가 실수요자 피해를 우려해 지점별 관리 방안을 적용해 대출을 재개했다. 
 
주요 은행 중 총량 관리에 상대적으로 여유가 있는 신한은행도 이달부터 연말까지 대출 모집인을 통한 전세대출 취급 한도를 5000억원으로 제한했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다른 은행의 대출 중단 조치가 계속 확산하면 결국 남은 은행으로의 쏠림현상은 시간문제로 판단돼 가계대출 관리를 위해 모니터링을 강화하면서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전했다.
 
지방은행 역시 예외는 아니다. 부산은행은 이달 12일부터 신규 임차 자금 외 전세자금 대출을 중단했고, 주담대에서 MCI와 MCG 운용 상품도 이날부터 제한했다. 경남은행은 12일부터 전세대출과 주담대, 일부 신용대출 등에 대한 신규 접수를 연말까지 중단했으며, 일부 비대면(전세·신용) 대출은 8일부터 차단했다.
 
금융당국과 은행들이 계속해 가계에 대출이 제한될 것이라 경고하고 있지만 가계대출 증가세는 여전하다. 한국은행이 전날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전달 은행들이 취급한 가계대출 잔액은 6조5000억원 늘어 직전달 증가 규모인 6조1000억원을 넘어섰다. 농협은행이 8월24일 이후 기존 대출 연장을 제외한 가계부동산담보대출 신규 취급을 중단한 점을 감안하면 다른 은행들에 대출이 몰리는 풍선효과가 현실화한 셈이다. 
 
은행은 불안해하고 있다. 당국이 다음주 내지 국정감사 이후 발표할 추가 가계 부채 대책의 수위에 따라선 대출 창구를 아예 닫아야 하는 상황도 직면할 수 있기 때문이다. 2024년까지 단계적으로 추진하기로 했던 차주별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를 앞당기는 방안, 은행별 고DSR 대출 비중 축소, 전세대출 DSR 적용 방안 등 차주의 상환능력을 보다 깐깐하게 보는 방안들이 관측되고 있다.
 
다만 고승범 금융위원장은 이날 "전세대출 증가로 6%대 이상 (가계대출 잔액이) 증가하더라도 용인하려고 한다"고 말해 총량 관리 목표를 수정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그러나 은행권 한 관계자는 "예고한 대책 발표시점이 10월 초, 중순, 달말로 계속 바뀌어 내부적으로도 영업 불확실성은 여전하다"고 토로했다.      
 
은행들이 연일 가계대출 제한조치를 내놓고 있지만 증가세가 잡히지 않는 가운데 지난 13일 오전 서울 시내 한 은행의 영업부 모습. 사진/뉴시스
 
신병남 기자 fellsick@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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