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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한국판 부스터샷 성급했을까…전문가 "근거 없다"

60세 이상·고위험군 대상 화이자·모더나 백신 추가 접종

2021-10-12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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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동지훈 기자] 60세 이상 고령층과 고위험군에 대한 코로나19 백신 추가 접종을 한 달여 앞둔 가운데 부스터샷으로 쓰이는 백신 선정 과정에서 과학적 근거가 부족하다는 지적이 이어진다.
 
11일 중앙방역대책본부 등에 따르면 다음달 25일부터 국내 코로나19 백신 접종 완료자 중 60세 이상 고령층과 고위험군 대상 추가 접종이 실시된다.
 
부스터샷에는 화이자, 모더나 등 mRNA 백신이 쓰인다. 교차접종은 허용되지 않는다. 기존 화이자 접종자는 화이자 백신을, 모더나 접종자는 모더나 백신을 추가로 접종하는 방식이다. 1차는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맞고 2차에서 화이자 백신을 맞은 교차접종자는 화이자와 모더나 백신 모두 추가 접종할 수 있다. 얀센 백신 접종자에 대한 부스터샷 계획은 12월 전에 나올 예정이다.
 
국내 추가 접종 계획은 앞서 부스터샷 승인을 내준 해외와는 다른 양상이다.
 
미국에서 승인받은 코로나19 백신은 화이자, 모더나, 얀센 등 세 가지다. 이 중 부스터샷으로 쓰이는 것은 화이자 백신뿐이다. 대상자도 화이자 백신으로 기본 접종을 마친 고령층과 고위험군이다. 얀센, 모더나 백신 접종자 대상 추가 접종 계획은 구체화되지 않았다.
 
모더나는 자사 백신을 부스터샷으로 활용하기 위해 투여 용량을 절반으로 줄여 신청했지만, 대규모 연구 결과가 없어 미 당국 승인을 받지 못했다.
 
향후 노바백스 백신에 대한 부스터샷 활용안이 공식화한 것도 다른 나라들과는 다른 측면이다.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은 지난 4일 "(노바백스 백신이) 국내에서 허가되면 미접종자에 대한 신규 접종이나 또는 추가 접종에 모두 사용할 것을 검토하고 있다"라고 밝힌 바 있다. 노바백스 백신은 약 4만명 대상 임상시험 3상을 치르긴 했지만 허가 신청도 이뤄지지 않았다.
 
6일 오후 서울 송파구 체육문화회관에 설치된 코로나19 예방접종센터에서 백신 접종을 마친 시민들이 이상반응을 모니터링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전문가들은 뚜렷한 과학적 근거 없이 부스터샷에 쓰일 백신을 골랐다는 점에 우려를 표한다. 화이자 백신을 제외한 모더나, 노바백스 백신을 추가 접종했을 때 안전성을 입증할 수 있는 데이터가 없다는 이유에서다.
 
김우주 고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모더나 백신은 부스터샷으로 썼을 때 부작용이 얼마나 될지 대규모 연구 결과가 없다"라며 "모더나 백신은 투여 용량이 100㎍으로 30㎍인 화이자에 비해 효과도 좋은 반면 부작용 위험도 높은데 부스터샷까지 하면 리스크가 더 올라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노바백스 백신은 허가가 나오지도 않아 기초 접종 경험도 없는데 부스터샷에 쓰겠다고 하니 이해하기 어렵다"라고 말했다.
 
근거가 명확하지 않은 추가 접종 계획에 국민을 대상으로 한 임상시험이라는 날선 비판도 제기된다.
 
마상혁 경상남도의사회 감염병대책위원장은 "전문가와 논의하면서 충분한 검증을 거치고 확실한 근거를 통해 부스터샷 대상자와 백신 종류를 결정해야 한다"라며 "이 같은 과정 없이 추가 접종을 한다면 국민들을 대상으로 새로운 임상시험을 하는 것과 다를 것 없다는 점을 방역당국이 명심해야 한다"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코로나19 백신) 부스터샷을 한 번도 해보지 않았고 이상반응에 대해 모르는 상태이기 때문에 부작용에 대한 대비를 해야 한다"라며 "그래야 지금처럼 백신 이상반응에 대한 혼란이 줄어들 것"이라고 덧붙였다.
 
동지훈 기자 jeehoo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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