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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성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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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대매매 주의보)①'빚투'가 만들 비극, 증시 조정기 물량폭탄 대기중

단기 폭락장 보다 조정장에서 반대매매 비중 높아…지난 6일 반대매매 11.3%, 역대 최고치 경신

2021-10-12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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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최성남 기자] 증시가 조정기에 돌입했다는 전망이 우세한 가운데 급증한 신용잔고가 증시 낙폭을 키우는 뇌관으로 작용할 것이란 우려가 커지고 있다. 지난 7월초 하반기 시작과 동시에 약세 국면에 돌입한 국내 증시는 지난 추석 연휴 이후부터 대외 악재로 인해 단기간 낙폭을 키우면서 미수금 대비 반대매매 비중이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 낙폭이 커진 날은 여지없이 반대매매 비중이 10% 내외로 집계되면서 역대 최고치 수준으로 치솟고 있다. 향후 증시 변동성이 커질때 마다 반대매매로 인한 투매 현상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돼 투자자 환기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표/뉴스토마토
12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최근 3년래 미수금 대비 반대매매 비중의 최고치는 증시가 본격적인 조정 국면에 돌입한 지난 3분기에 11.1%로 분기 기준 최고치로 집계됐다. 일별로 보면 지난 6일 코스피가 2900선을 간신히 사수했던 시점에 11.3%로 일별 기준 최고치를 경신했다.
 
집계치를 기준으로 증시가 두달에 걸쳐 10% 가량의 조정 국면을 나타낼 때 반대매매 비중이 높아진 것으로 분석된다. 2019년 미중 무역분쟁 격화와 브렉시트(Brexit·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이슈로 코스피 지수가 10% 가량 두달 사이에 빠르게 빠졌던 2019년 3분기에 반대매매 비중은 8.9%로 그때 당시 기준으로 가장 높은 수준을 나타냈다.
 
반면 작년 1분기 코로파 여파로 증시가 세달에 걸쳐 1월(-3.5%), 2월(-6.5%), 3월(-27.5%)씩 총 35% 가량 폭락했던 시점에는 반대매매 비중이 5.5%에 그쳤다. 서서히 조정을 맞은 것이 아닌 폭발적인 매도세가 증시를 단기간 바닥으로 내리 꽂으면서 반대매매 비중 보다 투매 자금 자체가 폭증했다는 분석이다.
 
넘치는 유동성이 만들어낸 괴물…MZ세대 '빚투' 폭발 
 
코로파 확산 초기 전염병이 불러올 극심한 공포로 글로벌 경제에 대한 불확실성이 극대화되면서 투매(공포에 따른 매도공세)에 따른 패닉셀로 단기간 폭락장이 연출된 이후 낙폭과대 인식과 코로나 방역 긍정 대응 등 여러가지 호재가 겹치며 증시는 가파르게 반등에 성공했다. 지난해 증시 저점과 비교하면 지난 상반기말 기준 코스피 지수 상승률은 130%에 육박했다.
 
하지만 가파른 주가 상승과 코로나 대응을 위해 전세계 각국이 앞다퉈 시중에 자금을 풀면서 풍부해진 글로벌 유동성이 현재 국내증시의 뇌관으로 거론되는 '빚투(빚내서 투자)족'을 만들었다. 특히 지난해 반등 시기부터 주식시장에 뛰어든 MZ세대의 빚투가 크게 늘어난 것으로 조사되면서 반대매매 공포가 증시 조정기 청년층의 상실감을 더욱 키우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에만 청년 세대(10~30대)가 주식투자를 위해 증권사로부터 대출받은 금액은 38조원을 넘었다. 해당 규모는 작년 전체 신규대출액의 68%에 달하는 수준이다. 특히 청년층의 올해 주식 담보 대출 금액도 3조5000억원 수준이었으며, 올해 새로 신규로 개설된 증권계좌 2115만개 중 절반이 청년층이 차지했다.
 
국내 전체 인구(5167만명) 중 청년층이 차지하는 비중이 35%인 것을 감안할 때 60%에 가까운 청년 인구가 올해 신규로 계좌를 개설한 것이다. 상반기 기준 청년층의 계좌 잔고는 141조원으로 지난해보다 36조원 가량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신용거래융자, 여전히 24조원 웃돌며 고점 수준
  
금융투자협회가 집계한 신용거래융자는 지난 6일 기준 24조원을 넘고 있다. 증시 조정과 증권사의 대출 억제로 역대 최고치인 25조원대에서는 감소한 상황이지만, 여전히 역대 최고 수준이다. 증시 조정이 길어지면 언제든지 반대매매 물량 폭탄으로 이어질 수 있는 것이다.
 
신용융자와 예탁증권담보융자의 경우 주가가 급락해 담보금이 기준 밑으로 내려가면 하루나 이틀 뒤에도 담보금 부족으로 다음날 바로 반대매매가 나올 수 있다. 빚투→증시하락→반대매매→증시하락의 악순환의 고리로 연결될 것이란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장혜영 정의당 국회의원실 김진욱 보좌관은 "코로나 급락 이후 국내 증시가 빠르게 반등이 나오면서 부작용이라고 해야할 지 금융채무 불이행자가 많이 늘어난 게 현재 상황"이라며 "청년층이 무리한 투자로 삶 자체의 불안이 가중되지 않기 위해 여러 제도적 금융지원 방안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금융감독당국도 빚투에 따른 위험성을 단순 소비자에게 경고하는 것을 넘어 더욱 실효적인 조치를 준비하고 있다. 정은보 금융감독원장은 빚투에 대해 "단순 소비자경고를 넘어 실효성을 가질 수 있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최성남 기자 drks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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