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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병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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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병호 기자입니다.
(일문일답)이재명 "대장동 개발, 칭찬받을 일 확신…유동규는 개인 일탈"

4일 서울공약 발표 후 기자들과 질의응답…대장동 의혹 책임론 '전면 부인'

2021-10-04 15: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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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최병호 기자] 민주당 유력 주자인 이재명 후보가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의 핵심 인물이자, 한때 자신의 측근이었던 유동규 전 경기관광공사 사장 구속과 관련해 자신의 책임론을 전면 부정했다. 이 후보는 "개인적 일탈이며, 대장동 개발은 오히려 내가 사과할 일이 아니라 칭찬받을 일"이라면서 "이 일에 대해 정치적으로 책임을 지고 민주당 후보에서 사퇴하라고 하는 주장은 지나치다"고 일축했다.
 
이 후보는 4일 서울 중구 커뮤니티 하우스 마실에서 열린 서울 공약 발표 및 기자간담회에서 '대장동 의혹과 관련해 유 전 사장과 정진상 전 경기도청 정책실장 등 측근들이 연루된 사실이 드러날 경우 어떤 책임을 지겠느냐'는 질문에 "휘하 직원의 일탈에 대해 (지휘선상에 있는)공직자가 사퇴하라고 하면 대한민국 모든 공직자가 다 사퇴해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어 "한국전력 직원이 뇌물을 받으면 대통령까지 사퇴해야 하느냐. 이런 주장은 지나치다"면서 책임론에 대해 선을 그었다.
 
앞서 지난 3일 서울중앙지법은 특정경제범죄법상 배임과 뇌물 수수 협의를 받는 유 전 사장에 대한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대장동 의혹 관련 구속 1호다. 

다음은 이재명 후보와의 일문일답.
 
△개발이익을 완전히 환수하지 못한 것에 유감의 뜻을 표하신다고 했는데, 지금 유동규 전 사장이 구속됐고 대장동 개발과 관련해 여러 특혜 의혹들이 나온다. 여기에 대해 사과할 의향 있으신가.
 
=대장동 개발 사업은 특혜를 준 것이 아니라 특헤를 회수한 것이다. 모든 전국의 개발사업은 민간이 100% 이익을 독점하고 있다. 성남시는 당시 민간이 독식한 개발이익, 소위 개발 특혜를 공공이 환수하기 위해 제도의 범위 내에서 국민의힘 방해를 뚫고 5500억원을 환수한 것이다. 일부 국민의 안타까움에 대해선 공감하지만, 이건 제가 사과할 일이 아니라 칭찬받을 일이라고 확신한다.
 
비리가 발생하지 않도록 대장동 개발 설계에 각별히 신경을 썼다고 했다고 했는데, 대장동 사업에 유동규 전 사장이 깊게 관여하고 영향을 끼친 걸로 나온다. 사업 설계 때부터 비리에 오염될 가능성은 없었다고 생각하나. 
 
=그 의견과 질문에 동의하기 어렵다. 저는 최선을 다했고 제가 관할하는 직원이 5000명에 가깝기 때문에 완벽하게 책임을 다 하지 못한 건 역부족이었고 인정하지만 과연 초기부터 설계가 오염됐는지는 수사 중이니까 수사 결과를 봐야 한다. 3개 컨소시엄이 경합을 했는데, 약간씩 내용이 다르다. 산업은행이 제시한 내용이 하나 다른 게 있다. 만약 땅값이 내릴 경우 현금으로 1500억원을 제시했다. 하나은행은 1850억원을 제시했다. 만약에 산업은행이 100억원이라도 더 썼다면 산업은행이 됐을 것이다. 이런 과정에서 부조리한 행위가 있는지 잘 모르겠다. 공무원의 협상 과정에서 장난을 치거나 로비를 당할 가능성을 최소화하려고 노력했다. 성남시에 가장 이익을 보장하는 게 누구냐, 성남시에 부담을 주지 않는 게 누구냐를 고민했고, 수천억의 이권사업에 대해 저로서는 당시 어떻게 더 할 수 있었는지 모르겠다. 최소한 제가 2018년 3월에 성남시장을 그만뒀고, 그 이후에 땅값이 올라서 수익을 낸 건 그 이후다. 그 후의 사정은 제가 알 수 없고. 제가 성남시 공무원을 지휘했던 바에 대해선 아직 드러난 비리가 없었던 걸로 안다. 검찰 수사 결과를 지켜보자. 그럼 진실이 드러날 것이고. 그 이후에 입장을 내도록 하겠다.

대장동 개발은 중요한 사업이었다. 유동규 전 사장이 측근 아니라고 하셨지만 어쨌든 실무 책임자였고, 측근이 아닌 사람을 그 자리에 임명했겠느냐는 말이 나오는데.
 
=이 사업은 유한기 본부장이 했고, 이분은 건설회사 임원을 했는데 일부러 이 사업 때문에 공무원이 됐다. 그런데 저는 측근의 개념이 뭔지 모르겠다. 측근의 기준이 뭐냐. 기준은. 객관적인 팩트는 유 전 사장이 제 선거 도와준 건 맞다. 나름 조직관리 역량이 있어서 시설관리공단 직원으로 들어왔다. 애초부터 이 사업을 하려고 온 건 아니다. 현재 캠프에 참여하지 않고 있고. 지난해 연말에 일방적으로 사표를 내고 나갔다. 나중에 들어보니까 380억원 영화 관련 사업에 예산 배정 요구했는데 제가 안 된다고 하니까 그거 때문에 그만 뒀다고 한다. 무리하게 엮지 말고. 전체 그림은 이걸 민간개발로 했다면 저는 아무 책임이 없다. 그것도 제 책임을 물으실 건가. 저는 개발이익 환수를 위해 최선을 다했고 국민이 충분히 이해하실 것이라고 본다. 일부 언론에서 선동적으로 써서 일부는 놀아나고 있지만 국민들은 수준이 높다.

불로소득 투기이익을 완전히 환수하겠다면서 '만약 나에게 권한이 부여되면 엘씨티를 조사해서 다 감옥 보내겠다'고 하셨다. 이런 것들은 과거의 개발이익도 환수하겠다는 의지인지.
 
=개발이익을 환수하겠다고 했는데 일단 여기는 왕조가 아니다. 입헌국가, 법치국가다. 이미 현행 법률에 따라 귀속된 걸 환수할 수는 없다. 앞으로는 아예 이런 이야기가 없도록 해야 한다. 주택청 등을 만들어서 개발이익을 환수하고, 물론 민간이 개인토지 가지고 개발하고 이런 건 놔둬야겠지만 용도를 변경하거나 그린벨트를 해제하거나 기반시설을 만드는 등의 개발을 통해 생기는 이익은 환수하도록 하고. 우리나라는 부동산 불로소득이 연간 400조원에 육박한다고 하는데 그 중 일부라도 환수하면 국민들 복지도 정비하고 사회안전망도 만들고 기본소득 재원으로도 쓸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이것 말고도 많다. 여러분께서는 유일하게 개발이익을 새로운 기법을 동원해 일부라도 환수한 저에 대해 지원해주시는 게 좋지 않겠냐는 것. 이런 새로운 제도를 만들어서 다시는 토지, 불로소득 때문에 억울한 심정 들지 않겠다록 하겠다는 것이다. 정말로 자신 있다. 단, 이 토건세력과 부패세력의 저항을 이겨내야 한다. 저는 그 상처를 입을 각오를 하고 여기까지 왔다. 

나중에 수사 결과가 밝혀진 이후에 유동규 전 사장이나 정진상 전 경기도 정책실장이 연관됐다는 것이 드러나면 어떻게 책임을 지실 것인지.
 
=관련 없는 사람에 대해 추측으로 말씀하시면 안 되고, 관련이 있는지 없는지는 저도 신이 아니어서 모른다. 진실은 하늘과 땅과 당사자만 알 것이다. 제 생각으로는 여전히 '진짜일까'하는 의구심을 갖고 있다. 또 하나는 휘하 직원의 개인적 일탈이나 이런 걸로 (지휘선상의 공직자가) 사퇴를 하면 대한민국 공직자 모두 사퇴해야 한다. 그러면 한국전력 직원이 뇌물 받고 부정하면 대통령이 사퇴해야 하느냐. 도지사가 관할하는 공기업 누가 부정하면 도지사가 사퇴해야 하느냐. 도지사가 관할하는 2~3만명 중 누가 부정행위를 하면 사퇴해야 한다는 건 지나치다고 생각한다. 상식과 원칙에 따라 이야기해 주셨으면 좋겠다. 제가 뭘 잘못했으면 당연히 책임을 져야죠, 다만 관리에 대해 도덕적 책임을 지겠다는 것이다.
 
한편 이날 기자간담회 후 캠프 대변인인 박성준 의원은 '이 후보의 진의가 무엇인지 확인해달라'는 요청에 "부하 직원에 대해 관리를 못한 것에 대해선 도의적 유감이다. 유동규 건은 개인 일탈이다. 유동규 건으로 후보에게 사퇴 등 책임을 지라고 하는 건 지나치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4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예비후보가 서울 중구 커뮤니티 하우스 마실에서 서울공약 발표 및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최병호 기자 choibh@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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