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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골목상권 침해 논란 "퀵커머스도 예외 아냐"…규제 법안 나올까

카카오·배민·쿠팡, 퀵커머스 사업 규제 필요성 지적

2021-10-05 0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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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이선율 기자] 도심내에서 식품·생필품 등을 30분~1시간 내 배송하는 온라인 플랫폼들의 퀵커머스 사업을 놓고 골목상권 침해 논란이 커지고 있다. 
 
카카오를 비롯해 배달의민족, 쿠팡 등 주요 배달 플랫폼들의 퀵커머스 사업 진출로 소상공인의 상권까지 위협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번 정기국정감사에서도 이와 관련한 내용이 새로운 쟁점 중 하나로 다뤄질 예정이다.
 
쿠팡이츠 라이더가 배달하는 모습. 사진/쿠팡
 
골목상권 침해 논란의 정점에 서있는 카카오는 지난 14일 상생안을 내놓으며 꽃, 간식, 샐러드 등을 배달하는 중개사업을 철수하기로 결정했다. 그러나 퀵커머스의 골목상권 침해 논란은 카카오뿐 아니라 주요 배달 플랫폼들 또한 눈총을 받고 있는 부분이다.
 
자영업자들은 쿠팡은 '로켓배송', 배달의민족은 'B마트'를 통해 빠르게 시장에 잠식해 골목상권을 침해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지난 7일 '쿠팡 시장침탈 저지 전국 자영업 비상대책위원회(쿠팡 대책위)는 전자상거래 기업 쿠팡과 배달의민족을 상대로 자영업자 영업을 침탈하고 있다며, 퀵커머스를 '생계형 접합업종'으로 지정해 달라고 동반성장위원회에 요청할 계획이다. 
 
생계형 적합업종은 영세 소상공인을 보호하기 위해 대기업과 중견기업의 진출을 제한하는 제도다. 생계형 적합업종에 지정되면 지정 후 5년 동안 대기업 및 중견기업이 해당 사업에 진입하거나 인수를 통해 확장할 수 없다.
 
업계에선 퀵커머스 시장이 오는 2025년까지 최소 5조원 규모로 급성장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시장의 포문은 지난 2018년 배민이 'B마트'를 시작하면서부터 시작됐다. 배민은 도심형 물류센터를 갖춰 서울·인천·경기 등 일부 지역에 한해 생필품 배달사업을 시작해 퀵커머스 사업을 키웠으며, 현재 수도권을 중심으로 30여개 마이크로 풀필먼트 센터(MFC)가 운영되고 있다. 배민을 시작으로 요기요와 쿠팡이츠 등 후발주자들도 '요마트', '쿠팡마트' 등 비슷한 퀵커머스 사업을 펼치며 시장에 진입했다. 무대를 뛰는 플랫폼들이 늘어나면서 최근 이들 업체들은 가격 경쟁력과 무료배달 등 이벤트를 통해 수요를 올리기 위한 공격적인 행보를 보이는 중이다.
 
지난 2017년 9월26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열린 골목상권보호 법안 촉구 중소상인·시민사회 공동 기자회견에서 더불어민주당 이학영 의원과 전국유통상인연합회, 전국을살리기운동본부, 소상공인연합회, 한국마트협회 관계자들이 대형마트 의무휴업 확대, 재벌유통업체 무한확장 즉시 중단 등을 촉구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그러나 소상공인·자영업자 단체들은 이들 업체들이 골목상권을 중심으로 사업영역을 넓히며 소상공인들의 생존을 위협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배민과 쿠팡 등에서 판매하는 생필품이 주로 동네 마트나 편의점 상품들과 비슷한데, 유통업체가 하는 일까지 침범해 이득을 취하고 있다는 것이다. 때문에 정부와 국회를 향해 이러한 무분별한 사업 확장에 제재를 해야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기업형 슈퍼마켓(SSM)의 경우 상생차원에서 의무휴업 규제를 받고 있는데 온라인플랫폼도 예외를 둬선 안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그러나 일부 전문가들 사이에선 온라인플랫폼들 모두 규제를 하기보단 골목상권 침탈의 문제가 되는 부분을 중심을 바로잡는 핀셋 규제 수준에서 나아가야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자칫 퀵커머스를 생계형 접합업종으로 지정하게 되면 혁신을 막는 장애물이 될 우려가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서용구 숙명여대 경영학과 교수는 "소상공인들이 하는 영역까지 플랫폼들이 하겠다고 나서면서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이라며 "그러나 플랫폼 기업의 성장세는 글로벌 시장에선 자연스러운 흐름이다. 지난 10년간 SSM에 대해 영업시간 규제 등 조치를 해왔지만 그렇다고 중소상인들의 매출이 올라가진 않았다. 좀더 효율적 접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서 교수는 이어 "획일적 규제는 부작용을 낳을 우려가 있기 때문에 성장을 저해하지 않는 선에서 기업들의 자체적인 상생기금을 유도하거나 핀셋 규제를 펼치는 방안 등을 통해 대응하는 방안을 생각해볼 수 있다"고 제안했다.
  
이선율 기자 melody@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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