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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범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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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지럼증에 44억? 평생 사지 못써도 15억~20억"

산재보상법, 메니에르증후군 '산재 제외'

2021-09-29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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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이범종 기자] 곽상도 의원의 아들 곽병채 씨가 회사로부터 산업재해 명목으로 받았다는 44억원은 비현실적이라는 지적이 법조계 중심으로 제기되고 있다.
 
화천대유자산관리(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 씨는 지난 27일 경찰에 참고인 신분으로 출석해 병채 씨 퇴직금 50억원 가운데 산재 위로금이 44억원이라고 밝혔다.
 
"퇴직금 50억 중 산재 위로금 44억"
 
그러나 28일 근로복지공단에 따르면, 현재까지 산재 보상을 신청한 화천대유 근로자는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김씨도 경찰 조사를 마치고 이같은 지적에 대해 나오자 회사 자체적으로 산재를 판단해 곽씨에게 위로금을 줬다는 취지로 해명했다.
 
앞서 곽씨가 밝힌 건강 이상 증상은 2018년 시작된 기침과 이명, 어지럼증이다. 이석증 증상이다. 한번은 운전 중에, 또 한 번은 회사에서 쓰러져 병원에 이송됐다고 한다.
 
이석증은 몸의 균형을 잡아주는 귓속 반고리관에서 작은 돌이 빠져나와 신경을 건드려 어지럼증을 느끼게 된다. 심하면 제대로 걸을 수 없고, 가만히 누워도 어지럼증이 멈추지 않는다.
 
작년 최다 보상액 7억4100만원
 
보통 산재가 인정되면 치료 기간 치료비 전액(요양급여)을 산재 보험에서 부담한다. 치료기간 일을 하지 못하면 평균 임금(일당)의 최대 70%를 휴업 급여로 지급한다. 치료 후 장애가 남으면 경미할 경우 일시금을 주고 평생 남으면 연금으로 지급한다. 사망할 경우 유족에게 유족 연금과 장례비를 준다. 지난해 산재가 인정 사례 가운데 최다 보상액은 7억4100만원이었다. 근로자가 사망한데다 복합적인 원인이 인정돼 유족 급여를 포함한 액수다.
 
소음성 난청은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시행령의 '구체적인 인정기준'에 포함된다. 85데시벨(dB) 이상 연속음에 3년 이상 노출돼 한쪽 귀 청력 손실이 40dB 이상이어야 한다. 시행령에는 이명을 일으키는 메니에르 증후군은 제외된다고 적혀있다. 이석증은 인정기준에 없다.
 
근로복지공단 관계자는 다만 "인정기준에 나와있지 않아도 업무와 상당 인과관계가 인정되면 업무상 질병으로 인정한다"며 "공단의 업무상 질병 판정 위원회에 의뢰하면 업무상 질병 여부를 판단한다"고 설명했다.
 
"어지럼증은 산재 인정 어려워"
 
그러나 실무적으로 사무직 근로자의 어지럼증은 산재로 인정되기 어렵다는 것이 전문가들 의견이다. 
 
볍률사무소 '일과사람'의 권동희 공인노무사는 "실무적으로 이석증이나 메니에르는 기저질환"이라며 "본인이 본래 가지고 있던 질병으로 보지, 업무상 스트레스로 인한 산재에 포함되는 질병으로 보지 않는다"고 말했다.
 
권 노무사는 "그 정도(44억원) 근접한 금액을 받으려면 자기 과실 없이 추락해 사지를 못 쓸 정도로 1급 장애인이 돼야 한다"며 "최소 두 명의 간병인이 24시간 간병해야 15억~20억원 정도 나온다"고 설명했다. 이어 "사망 사건도 법원에서 산재 보상액을 1억원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곽씨 병명-업무 인과관계 의문
 
행정법원 판사 출신 변호사도 "통상적으로 (이석증이나 메니에르가) 업무상 재해로 인정되기 어려운 병은 맞다"며 "장기적으로 특정 부위에 충격이 가해지거나 계속 사용하는 업무로 발병했다는 인과관계가 있어야 하는데, 알려진 병명과 곽씨의 업무만으로는 대입하기 어렵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 "평생 누워서 지내야 할 경우 5억~10억원 정도"라며 "40여억원은 산재를 이유로 받기 어려운 금액"이라고 했다.
 
근로복지공단 관계자는 "회사에서 자체적으로 산재라고 판단해 위로금으로 줬다고 하니 (공단이) 뭐라고 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자산관리업체 화천대유자산관리 등을 둘러싸고 정치권에서 특혜 논란이 거세지자 대장동 개발 의혹과 관련해 검경이 수사에 착수했다. 사진은 24일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대장동 개발 사업 특혜 의혹을 받고 있는 서판교에 위치한 자산관리회사 화천대유 사무실 입구 모습. 사진/뉴시스
 
이범종 기자 smil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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