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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위 가상자산 갑질)①거래소 신규진입 원천봉쇄 전말

KISA "ISMS인증시 2개월 업력 필요"…당국 "폐업 후 인증받아라" 모순

2021-09-27 06:00

조회수 : 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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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임유진 신병남 기자] 가상자산 거래소 사업자 신고 필수 요건인 정보보호관리체계(ISMS) 신청 요건과 심사 기준이 현실에 부합하지 않는다는 지적이 나온다. 금융당국이 신규 사업자는 요건을 갖추기만 하면 언제든 신고할 수 있다고 했지만, 막상 업체가 절차를 밟으려고 하면 진입을 할 수 없는 환경이어서 사실상 신규 진입을 봉쇄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26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특정금융거래정보의 보고 및 이용 등에 관한 법률(특금법)상 가상자산 거래소가 원화마켓을 운영하려면 ISMS 인증을 획득하고 자금세탁 방지 시스템 갖춘 후 은행 심사를 거쳐 실명 입출금 계정(실명계좌) 확보 요건을 갖춰 금융위 금융정보분석원(FIU)에 신고해야 한다. 원화마켓이 아닌 비트코인(BTC)마켓의 경우 ISMS 인증만 받으면 된다. 
 
특금법상 가상자산 거래소 신고 기한인 지난 24일 은행 실명계좌를 확보한 곳은 업비트·빗썸·코인원·코빗 등 4대 거래소뿐이다. 시중은행들은 가상자산 거래소들은 자금세탁 사고가 발생할 경우 은행이 짊어질 위험 부담 때문에 실명계좌 발급을 꺼리는 상황이다.
 
문제는 ISMS 인증 획득 후 은행 실명계좌를 발급받는 것도 어렵지만, ISMS인증조차 못 받은 신생업체들은 앞으로 인증을 받는 게 사실상 불가능한 상황에 놓였다는 점이다. BTC마켓이라도 운영하려면 일단 거래소를 폐업하고 ISMS인증을 받은 후 당국에 신고하라는 게 금융위원회의 입장이다.
 
FIU 관계자는 <뉴스토마토>와 통화에서 "현재 ISMS신청이 중단된 사업자들의 경우는 어느 정도 업력은 갖췄다고 들었다"면서 "ISMS 인증 획득이 중단된 경우에는 사업을 말끔히 정리하고 난 후에 인증 재개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금융위 설명과 달리 실제 인증 절차를 밟아보면 심사 자체가 불가능한 현실에 직면한다. 
 
가상자산 거래소 사업자가 신고를 하기 위해선 한국인터넷진흥원(KISA)에서 ISMS를 받아야 한다. KISA 관계자는 "인증여부를 심사를 하기 위해선 2개월 운영조건을 충족해야 한다"고 했다. 하지만 금융위에 의해 폐업신고를 하게 되면 기존 사업자번호가 사라지게 돼 그동안의 업력이 모두 없어진다. 폐업 전 ISMS 인증 절차를 진행 중이었다 하더라도 폐업하게 되면 이전 사업자번호로 진행했던 절차는 인정하지 않는다는 게 KISA 입장이다. 
 
KISA 관계자는 "금융위에서 가상자산 거래소 등록 과정에서 ISMS 획득을 요건으로 넣었다고 해서 인증 절차 이상으로 답변을 드리긴 어렵다"고만 했다. 
 
결국 특금법상 가상자산 사업자 신고 마감 기한인 24일 이후 신규로 관련 사업을 하려는 곳은 신고가 불가능한 셈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당국 지침에 따라 ISMS 인증을 받으려면 2개월간의 업력이 필요한데, 업력을 쌓으려면 ISMS를 인증해야 하니 이런 모순이 어디 있느냐"고 호소했다. 이어 "영업을 정지한 뒤 ISMS 인증 절차를 밟고, 이후 금융위에 등록을 하면 될 것을 굳이 폐업까지 하라는 방침이 이해할 수 없다"고 했다. 
 
ISMS인증을 못 받으면 거래소를 폐업해야 한다는 당국의 입장도 법적 근거가 없는데, 당국 재량으로 폐업을 통보하는 상황이 되면서 '금융위 갑질' 논란도 불거지고 있다. FIU 관계자는 이에 대해 "폐업이라는 의미가 사업자 등록을 말소하는 건 아니다"라면서 "영업을 중단하라고 한 것이지, 폐업하라고 한 적은 없다. (법적) 규정은 없지만 영업을 계속 하는 것은 불법"이라고 답했다.
 
금융위와 KISA 간 미흡한 의견 조율과 떠넘기기식 정책으로 가상자산 산업 발전을 저해할 뿐 아니라 신규 사업자들의 진입까지 어렵게 한다는 비판이 커지고 있다. 금융위와 KISA가 지금이라도 방침을 바꿔 유예기간 이후 ISMS 관련 법 개정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익명을 요구한 한 블록체인 전문가는 "정부가 가상자산 시장을 너무 모른다. 특히 금융당국이 가상자산을 인정하지 않는 행태는 막무가내 깡패같다"면서 "2018년 박상기 전 법무부장관이 가상자산 거래소를 폐쇄하겠다와 같은 사고방식이 아직도 남아있는 것"이라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이어 "사실상 신규진입을 원천 봉쇄하려는 전략 아니냐는 의구심이 들 정도"라면서 "당국이 이런 부작용을 몰랐다면 아마추어식 정책이라는 비판을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금융위원회. 사진/뉴시스
 
 
 
 
임유진 신병남 기자 limyang8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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