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기자
닫기
김지영

버려지던 굴 껍데기의 '알찬' 변신

2021-09-17 11:20

조회수 : 3,641

크게 작게
URL 프린트 페이스북
어촌 지역이 배경인 예능 프로그램을 보다가 마을 한 켠에 굴 껍데기가 가득 쌓여 있는 모습을 본 적이 있습니다. 
 
보면서 '저 굴 껍데기는 버리는 걸까', '쓸 데가 있나'하고 생각했었는데요. 뒤늦게 정답을 찾았습니다. 정답은 '과거엔 쓰레기가 맞았지만 이젠 아니다'입니다.
 
이렇게 버려진 굴·조개 껍데기는 '패각'이라고 부르는데요. 그동안은 재활용하고 싶어도 법적으로 인정하는 범위가 좁아 거의 버려졌습니다. 하지만 법이 개정되면서 이젠 산업 현장에서도 쓸 수 있게 됐습니다.
 
특히 앞으로는 제철소에서 철을 생산하기 위한 부원료로 사용될 예정입니다.
 
현대제철과 포스코는 국립환경과학원으로부터 재활용환경성평가 승인을 획득하면서 패각을 제철 부원료로 활용할 수 있게 됐다고 최근 밝혔습니다. 버려진 패각을 제철 공정에 활용할 경우 비용 절감과 함께 소나무 약 3억 그루를 심는 것과 같은 41만톤(t)가량의 이산화탄소 감축 효과가 기대된다고 하네요.
 
사진/뉴시스
 
패각은 철강 생산 과정 중에서도 '소결 공정'에서 사용됩니다. 소결 공정은 철광석을 고로(용광로)에 투입하기 전 단계입니다. 가루 형태의 철광석을 고로에 투입하기 위해 '소결광' 형태로 가공하는 과정으로, 소결광은 고로에 투입하기 좋은 크기인 5~50㎜로 철광석을 뭉친 것을 말합니다. 소결광을 만들기 위해선 석회석이 필요한데, 이번 승인으로 석회석과 성분이 비슷한 패각을 사용할 수 있게 됐습니다.
 
제철소가 석회석 대체재로 활용하면 비용 절감은 물론 방치된 패각에 따른 환경오염 문제도 개선될 것으로 기대됩니다. 패각은 전국적으로 매년 30만~35만톤씩 쏟아지는데 그동안 일부만 사료나 비료로 활용되고 약 23만톤은 어촌 지역에 방치돼왔기 때문인데요.
 
해양수산부에 따르면 경남과 전남 어촌에는 패각 폐기물 92만톤이 수년째 방치돼 있으며 이는 폐수와 분진, 냄새를 유발해 환경오염의 원인으로 지목돼왔다고 합니다.
 
쓸모없던 패각이 알차게 재활용된 것처럼, 저도 오늘 집안에 재활용할 물건은 없는지 다시 한번 살펴야겠습니다.
  • 김지영

  • 뉴스카페
  •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