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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주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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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Z세대 지지 발판으로"…홍준표, 뒤집기 총력전

홍 후보 측 "꼰대지만 위선 없어, 메시지도 간결·선명"

2021-09-09 1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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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박주용 기자] 홍준표 국민의힘 대선 예비후보가 이른바 MZ세대(밀레니얼+Z세대) 지지를 발판으로 뒤집기 총력전에 나섰다. 지난달까지만 해도 1강(윤석열) 2중(홍준표·유승민) 구도였으나, 이달 들어 각종 여론조사에서 윤 후보와 야권 1위 자리를 놓고 엎치락뒤치락 하는 등 판세 변화가 확연해진 터라 자신감도 크게 붙었다. 홍 후보 지지율 상승을 견인하는 지지층은 2030 세대로, 특히 남성 표심이 상당한 것으로 나타났다. 
 
9일 리얼미터가 '오마이뉴스' 의뢰로 지난 6~7일 이틀간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2019명을 대상으로 9월 2주차 차기 대선주자 선호도 조사를 실시한 결과, 홍 후보(15.6%)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27.0%), 윤석열 후보(24.2%)에 이은 3위를 기록했다. 윤 후보의 지지율은 지난 6월 2주차 조사에서 35.1%를 기록한 이후 지속적으로 하락한 반면 홍 후보의 지지율은 꾸준히 상승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홍 후보는 지난 조사 당시 8.1%에서 15.6%로 두 배 가까이 오르는 약진을 보였다.
 
특히 이번 조사에서 야권 후보만을 놓고 비교했을 때 홍 후보(32.6%)가 처음으로 윤 후보(25.8%)를 6.8%포인트 격차로 꺾고 1위에 올랐다. 국민의힘 지지층에 한정하면 윤 후보는 48.8%, 홍 후보는 31.3%를 기록했다. 하지만 윤 후보는 지난 조사보다 4.5포인트 하락했다. 이와는 반대로 홍 후보는 14.5%포인트 올라 지난 조사에서 10%대였던 국민의힘 지지층 내 후보 적합도를 30%대로 끌어올렸다.
 
여야 대선주자 양자대결에서는 여전히 홍 후보가 윤 후보에게 밀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야권 주자가 윤 후보가 되면 여권 주자인 이재명·이낙연 후보를 상대로 모두 승리하는 것으로 조사됐지만, 홍 후보일 경우 여권 주자가 모두 이기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럼에도 최근 홍 후보의 지지율은 무서운 상승세를 보이고 있어 역전이 가시권에 들어왔다는 게 홍 후보 측 자체 평가다. 
 
이 같은 홍 후보 지지율 상승 배경에는 2030 세대의 지지가 있다. 홍 후보는 이번 조사에서 20대로부터 29.2%의 지지를 받았다. 같은 연령대에서 이재명 후보가 14.1%, 윤석열 후보가 14.9%를 얻은 것에 비하면 대략 2배 가까이 높은 수치다. 홍 후보의 30대 지지율은 17.3%로 나타났는데, 이 후보(23.3%)에 비해서는 낮았고, 윤 후보(17.7%)와는 비슷했다. 당내 경쟁관계인 윤 후보가 60대 이상 고령층에서 강세를 보인 것과 대비된다.
 
홍 후보의 경우, 더욱 주목할 부분은 2030 세대 중 특히 남성 표심의 지지가 높다는 점이다. 20대 남성을 대상으로 홍 후보 지지율은 47.2%로 독보적이었다. 8월 4주차 조사에서는 21.2%로, 2주 만에 두 배 이상 상승했다. 홍 후보의 30대 남성 지지율은 27.4%로, 여야 후보들 가운데 이재명 후보(28.0%)에 이어 2위를 기록했다.(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홍 후보에게 2030 세대의 지지가 몰리는 이유는 그의 선명한 화법 때문이라는 게 정치권의 중론이다. 정시 비율 확대와 사법고시 실시, 로스쿨 폐지 등 공정에 민감해진 젊은 세대를 겨냥한 맞춤형 정책도 지지율 상승에 한 몫 했다. 홍 후보 측 여명 대변인은 <뉴스토마토>와의 통화에서 "홍 후보가 옛날 사람이다 보니 꼰대스러운 면은 있지만 적어도 그것을 숨기려고 하고 위선을 떨지 않는다는 것을 (젊은 층이) 높이 사는 것 같다"며 '정책이나 메시지를 보면 여야 후보를 통틀어서 가장 간결하고 선명하다. 그 점이 매력 포인트"라고 평가했다.
 
2030 세대 남성들로부터 확고한 지지를 받고 있는 이준석 대표와의 관계 설정도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홍 후보는 이준석 대표와 윤석열 후보가 갈등을 빚었을 때 이 대표를 지원하면서 윤 후보 견제에 나선 바 있다. 실제 이 대표를 지지하는 커뮤니티에서는 홍 후보에 대한 호감도도 함께 상승하며 그를 응원하는 글이 다수 올라오기도 했다.
 
홍 후보가 2030 세대 지지를 바탕으로 4·7 보궐선거와 국민의힘 6·11 전당대회에서 승리한 오세훈 서울시장과 이준석 대표의 전철을 밟을 수 있을 지도 주목된다. 오 시장과 이 대표는 최근 두 차례 선거에서 젊은 세대의 강한 지지를 바탕으로 중장년의 지지까지 이끌어내 승리한 경험이 있다. 홍 후보 측도 "최근 선거에서 봤을 때 MZ세대가 맨 처음에 돌풍을 이끌고 그 다음 연령대에서 따라가는 모양새를 보였다"며 젊은 세대의 지지를 모든 연령으로 확산해 나가겠다는 계획이다.
 
전문가들은 홍 후보가 젊은 세대들의 지지를 받는다는 것은 본선 경쟁력 상승에 상당한 도움이 될 것이라며 국민의힘 후보들의 2030 세대 표심잡기 경쟁이 한층 더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했다.
 
배종찬 인사이트케이 연구소장은 "MZ세대가 차기 대선후보를 결정한다는 기준에서 본다면 홍 후보의 약진이 새롭게 보일 수 있는 대목"이라며 "치열한 양자 대결이 됐을 때 사실상 승부처가 되는 MZ세대의 지지를 더 받아낼 수 있는 사람이 홍 후보라고 하면 (지지 후보에 대한) 판단이 달라질 수 있다"고 진단했다. 홍형식 한길리서치 소장은 "특히 이번 선거는 당선 가능성이 무엇보다 중요하기 때문에 홍 후보가 2030 세대의 지지를 먼저 얻는다면 일단 경쟁력을 확보하게 되고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있다"며 "보수 후보로서는 상당히 장점이 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홍준표 국민의힘 대선 예비후보가 이른바 MZ세대의 지지를 발판으로 현 대선 판도를 뒤집는데 총력을 다하고 있다. 사진은 홍 후보가 지난 7일 서울 강서구 마곡동 ASSA빌딩 방송스튜디오에서 공약발표를 하고 있는 모습이다. 사진/뉴시스
 
박주용 기자 rukaoa@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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