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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윤서

'충청 완패' 이낙연, 믿을 건 '호남' 뿐

일정 줄취소했던 이낙연, 호남 반격으로 충청 패배 만회 노려

2021-09-07 16: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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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장윤서 기자] 충청권에서 펼쳐진 더불어민주당 첫 순회경선에서 예상 밖의 완패로 공식 일정을 취소하며 심기일전에 들어갔던 이낙연 후보가 하루 만에 정치 일정을 재개했다. 패배 요인으로 지목됐던 네거티브는 중단을 선언했고, 반격의 요충지로는 당의 심장부인 호남을 택했다. 이를 위해 7일 김대중 전 대통령 묘역을 참배하는 한편, 8일에는 호남을 급히 방문하는 일정을 잡았다.  
 
이 후보는 이날 오전 9시 국민재난안전총연합회 정책 협약식을 시작으로 끊었던 공식 행보를 재개했다. 캠프 내 실망도 컸지만, 무엇보다 지지층의 동요를 두고 볼 수 없어 빠르게 복귀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경선 전략도 전면 수정했다. 우선 이 후보는 충청권 패배 원인으로 절반 이상의 권리당원이 투표를 포기했다는 점을 지목했다. 그는 "권리당원의 가장 영광스러운 일은 대통령을 뽑는 일인데 투표율이 50%에 미달했다"며 "그렇게 된 데는 저의 책임이 크고, 당 지도부도 깊게 고뇌해야 할 문제"라고 말했다. 
 
동시에 향후 모든 정책적 목표를 양극화 해소에 두고, 네거티브로 오해받을 만한 일은 하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양극화 해소를 위해 무엇이든 하겠다"며 "진보적 정책이든 보수적 정책이든 활용하겠다. 경쟁 후보들의 정책도 과감히 받아들이겠다"고 말했다. 이는 이재명 후보에 기울어진 권리당원보다는 중도 성향이 강한 국민·일반당원을 집중 공약하겠다는 포석으로 풀이된다. 민주당은 오는 12일 국민·일반당원 64만1992명이 참여하는 1차 슈퍼위크가 예정돼 있다. 
 
특히 이 후보는 "네거티브로 오해받을 만한 일은 저도, 캠프도 하지 않겠다"며 "다른 정책과 메시지도 미래지향적인 것으로 집중하겠다"고 강조했다. 경선 초반만 해도 강점으로 지목되던 품격과 안정성을 내세웠지만, 이후 진행된 이재명 후보와의 진흙탕 난타전이 결국 자신의 이미지만 실추시켰다는 반성이라는 게 캠프 측 설명이다. 
 
충청권에서 펼쳐진 더불어민주당 순회경선에서 완패한 이후 일정을 줄줄이 취소하며 대책 마련에 나섰던 이낙연 전 대표가 하루 만에 정치 일정을 재개했다. 사진은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 후보가 7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경제부흥 비전발표 기자회견을 마치고 취재진 질문에 답변하고 있는 모습. 사진/공동취재사진단
 
이 후보는 1차 슈퍼위크를 반격의 전환점으로 삼아 호남의 최종 선택을 받겠다는 구상이다. 이를 감안한 듯 이 후보는 이날 호남의 상징과도 같은 김대중 전 대통령 묘역을 참배하는 일정을 급히 잡기도 했다. 이 후보는 쏟아지는 비를 그대로 맞으면서 김 전 대통령 묘역에 헌화했다. 이어 기자들과 만나 "대선 경선 중대 고비에서 김 전 대통령께 저의 심경을 말씀드리고 가르침을 받고 싶었다"며 "김 전 대통령의 용기와 지혜를 빌리고 싶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 같은 전략이 통할지에 대해선 의견이 분분하다. 홍형식 한길리서치소장은 <뉴스토마토>와의 통화에서 "1차 슈퍼위크에서 절반 이상의 표를 얻으면 반전을 만들 가능성도 없지 않다"면서도 "하지만 1차 슈퍼위크에서마저 낮은 성적을 받는다면 앞으로 더욱 힘들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국민·일반당원은 권리당원과 성향이 달라서 차이가 있겠지만 큰 틀에서 이재명 대세론을 바꾸기는 힘들 것으로 보인다"며 "상식적으로 볼 때 충청의 표심이 국민의 표심과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라고 봤다. 이 후보가 마지막으로 믿는 호남 경선 관련해서도 "호남은 다른 지역보다 전략적 투표를 하는 지역인데, 윤석열·홍준표에 대항할 상대로 이재명 지사가 적합하다는 판단을 하면서 몰표를 줄 가능성도 있다"고 점쳤다.
 
이 후보는 다음 날인 8일 광주에서 호남 지역 관련 정책을 발표할 예정이다. 캠프 측은 "이번주에 대구·경북·강원 지역에서 순회경선이 있지만, 후보는 호남 일정을 수행한다"며 "호남의 대표 정치인으로, 호남의 선택을 받아 승리할 수 있도록 일정을 잡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충청권에서 펼쳐진 더불어민주당 순회경선에서 완패한 이후 일정을 줄줄이 취소하며 대책 마련에 나섰던 이낙연 전 대표가 하루 만에 정치 일정을 재개했다. 사진은 더불어민주당 대권주자인 이낙연 전 대표가 7일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 고 김대중 전 대통령 묘소를 참배하고 있는 모습. 사진/공동취재사진단
 
장윤서 기자 lan486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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