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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해훈

'유치권 숨기고 매매대금 편취' 시공사·시행사 관계자 기소

감사원, SH공사 직원들 배임 혐의 수사 의뢰

2021-09-07 1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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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정해훈 기자] 유치권이 걸려 있는 주택을 정상적인 것처럼 속여 서울주택도시공사(SH공사)에 매도한 후 매매대금을 편취한 혐의를 받는 시공사와 시행사 관계자들이 재판에 넘겨졌다.
 
서울중앙지검 범죄수익환수부(부장 유진승)는 지난 6일 특정경제범죄법 위반(사기) 혐의로 A산업개발 대표 이모씨를 구속기소하고, B자산운용 대표 최모씨와 이사 김모씨를 각각 불구속 기소했다고 7일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이씨 등은 지난 2018년 11월부터 2019년 2월까지 하도급업자들의 유치권 행사로 정상적으로 주택과 부지를 인도할 수 없는 상황이었는데도 유치권 표식을 일시 제거하는 등의 방법으로 SH공사 직원들을 속여 매매대금 약 62억원을 편취한 혐의를 받고 있다.
 
앞서 감사원은 지난 1월21일 SH공사 담당 직원들이 유치권 등을 이유로 매매대금 지급을 거절해야 하는데도 시공사인 A산업개발 측에 계약금과 잔금 총 62억원을 지급해 SH공사에 손해를 가했다는 특정경제범죄법 위반(배임) 혐의로 검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검찰은 4월2일 서울 강남구 개포동에 있는 SH공사 본사를 압수수색하면서 본격적인 수사에 착수한 이후 7월까지 총 6개소를 압수수색하고, A산업개발과 B자산운용, 하도급업체, SH공사 등 관계자를 조사했다.
 
애초 감사원은 SH공사 직원들이 유치권 존재를 인식했다는 것을 전제로 수사를 요청했지만, 검찰이 수사한 결과 직원들은 피의자들의 조직적인 기망 행위에 속은 것으로 파악됐다. 
 
검찰 관계자는 "본건 범행으로 가산동, 남가좌동 일대 공공임대주택 공급이 원래 일정보다 2년 이상 지연됐다"며 "향후에도 부동산 시장 교란 사범에 대해 엄단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지난 4월3일 오후 서울 강남구 개포동 서울주택도시공사 본사의 모습. 사진/뉴시스
 
정해훈 기자 ewigjung@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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