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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진

재건축 실거주 의무 없앴더니…전세물량 확 늘었다

서울 전세 물량 13.8% 증가…은마아파트 전세 76건→260건 급증

2021-09-06 1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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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마아파트 전경. 사진/김현진 기자
[뉴스토마토 김현진 기자] 부동산 시장에서 아파트 전세 매물이 증가하는 반면 매매 매물은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재건축 아파트에 대한 규제가 완화되며 전세 매물이 풀리고 있지만, 매매의 경우 규제가 지속되고 있어 매물이 나오기 힘들다는 분석이다.
 
6일 부동산빅데이터 전문업체 아파트실거래가(아실)에 따르면 9월 전국 전세 매물은 총 7만6232건으로 재건축 아파트 조합원에 대해 '2년 실거주 의무' 방침이 백지화한 7월12일(7만179건)보다 8.6% 증가했다.
 
재건축 2년 실거주 의무는 지난해 발표된 6·17 대책의 핵심 중 하나로 투기과열지구 내 재건축 단지 조합원이 분양권을 얻으려면 2년 이상 실거주하도록 하는 내용이다.
 
전세 매물이 가장 많이 증가한 지역은 전남이었다. 이날 기준 전남 지역의 전세 매물은 831건으로 지난 7월12일(519건)보다 60.1% 증가했다. 대전 전세 매물도 같은 기간 1526건에서 2247건으로 47.2% 증가했으며 울산도 1092건에서 1416건으로 29.6% 늘었다. 
 
서울지역도 재건축 아파트를 중심으로 전세 매물이 나오며 증가세를 보였다. 이 지역 전세 매물은 1만9852건에서 2만2596건으로 13.8% 늘었다. 이 기간 전세 매물이 감소한 지역은 부산과 경북 두 곳 뿐이었다.
 
서울 강남구 대치동 대표 재건축 단지로 꼽히는 은마아파트는 76건에서 280건으로 전세 매물이 3배 이상 증가했다. 강북권 재건축 최대어로 꼽히는 마포구 성산동 성산시영은 21건에서 55건으로 2배가량 늘었다. 상계주공 6단지와 7단지도 각각 37건에서 81건, 31건에서 62건 등으로 전세 매물이 증가했다.
 
전세매물이 감소한 데 반해 가격은 증가했다. KB국민은행 리브부동산 월간 주택가격동향 시계열 자료에 따르면 8월 전국 아파트 전세가격지수는 115.3으로 전월(113.8)보다 1.3% 증가했다.
 
실제로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은마아파트 전용면적 84㎡(34평)는 8월 전세가격은 10억5000만원에 거래됐다. 같은 평형대가 7월 10억원에 거래된 점을 고려하면 한달 만에 5000만원이 오른 셈이다.
 
최황수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재건축지역의 2년 실거주 요건을 적용한다고 했을 때 전세매물이 줄었던 반대현상이 있었는데 이를 백지화한다고 하니까 전세시장의 숨통이 트이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매매 시장에서의 아파트 매물은 감소세를 유지하고 있다. 같은 기간 전국에서 아파트 매매 매물이 증가세를 보인 곳은 대구, 세종, 대전 단 세 곳에 불과했다. 특히 서울 아파트 매매 매물은 4만3123건에서 3만9041건으로 9.5% 감소했다.
 
전세 매물이 크게 증가했던 은마아파트의 매매 물건은 148건에서 24건으로 83.8% 급감했다. 강남구 개포동 대치2단지 매매 매물도 74건에서 23건으로 69% 줄었다.
 
매물이 줄어든 가운데 가격은 상승세를 유지했다. 은마아파트 전용면적 84㎡는 8월 26억2500만원에 실거래되며 최고가를 경신했다. 같은 평형대의 직전 최고가는 7월 26억2000만원이었다. 최고가 기준으로는 500만원 상승했지만, 같은 층 물건이 25억8000만원에 거래된 점을 고려하면 4500만원가량 올랐다.
 
최 교수는 "지금은 아파트 매매 매물을 내놓기 힘든 상황"이라며 "매매 시세가 많이 올랐다고 해서 차익 실현을 하려고 해도 과도한 양도세 등 세금이 있어 거래 비용이 줄어들었을 때 내놓으려는 심리가 강하다"고 말했다.
 
김현진 기자 khj@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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