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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응열

(영상)부동산 불장에 악성 미분양도 동났다…"역대 최저"

약 17년만에 8000가구대로 감소...집값 상승 기대 타고 수요자 유입

2021-09-06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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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김응열 기자] ‘악성 미분양’으로 불리는 준공 후 미분양 가구수가 8000대까지 떨어졌다. 역대급 최저치다. 지난해 6월부터 꾸준한 감소세가 이어지더니 1년새 1만가구의 악성 미분양이 팔렸다. 전국적인 부동산 불길이 악성 미분양으로도 번지는 양상이다.
 
6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 7월말 기준 전국의 악성 미분양은 8558가구다. 전월 대비 5%에 해당하는 450가구가 줄었다. 
 
악성 미분양은 지난해 6월 1만8718가구를 기록한 이후 1년 넘게 감소세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해 7월에는 1만8560가구로 적어졌고 꾸준히 줄어들면서 올해 3월에는 9965가구까지 내려갔다. 이후 6월까지 9000가구를 웃돌다가 7월에는 9000가구선도 무너진 것이다.
 
지역별로는 서울의 악성 미분양이 7월말 58가구로, 전체의 0.6%에 불과했다. 인천도 67가구로 0.7%에 그쳤다. 경기는 7.3%에 해당하는 625가구가 주인을 찾지 못했다.
 
지방광역시 중에서 악성 미분양이 가장 많은 곳은 부산으로 나타났다. 부산은 818가구로, 전국 물량 중 9.5%를 차지했다. 이외에 △대전 379가구 △울산 182가구 △대구 137가구 △광주 37가구 순으로 나타났다.
 
악성 미분양 물량이 8000가구대로 주저 앉은 건 2004년 9월 이후 16년 10개월만에 처음이다. 이 기간 대부분은 수만 가구의 악성 미분양이 속출했고, 아무리 줄어도 9000가구를 웃돌았다. 
 
견본주택을 찾은 방문객들이 아파트 모형을 살펴보고 있다. 사진/뉴시스
 
다 짓고도 팔리지 않은 악성 미분양은 보통 입지나 브랜드 파워, 가격 등에서 경쟁력이 떨어진다. 소비자 선호도가 낮다는 의미다. 그러나 최근에는 부동산 가격이 가파르게 오르면서, 악성 미분양으로도 수요가 유입하고 있다. 집값 상승에 따른 시세차익을 기대하는 투자수요와 실수요가 흘러들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 한국부동산원 집계 결과 7월 기준 월간 매매가격지수는 전국 아파트의 경우 전월보다 1.21% 뛰었다. 연립다세대는 0.29%, 단독다가구주택은 0.26% 상승했다. 전국의 대다수 시도에서 주택가격이 널뛰는 것이다. 
 
분양업계 한 관계자는 “집값 상승 기대감이 워낙 커, 실수요뿐 아니라 투자 수요도 미분양 물량으로 유입하는 상황”이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집값이 오르다 보니 악성 미분양 물량의 가격이 저렴해보이는 효과도 있다”라며 “여러 규제 때문에 그간 눈에 띄지 못했던 곳들도 주목을 받는 일종의 풍선효과”라고 설명했다. 
 
악성 미분양의 감소세는 이어질 것으로 보이지만 지역별로 편차도 나타날 것으로 관측된다. 단기간에 공급이 늘기 어려운 상황에서 수요가 탄탄한 서울 등 수도권은 악성 미분양이 지속적으로 줄어들 전망이다. 반면 지방은 수요 증가에 한계가 있어 일정 수준 이상으로 떨어지지는 않을 것이란 분석이다.
 
서진형 대한부동산학회장(경인여대 교수)은 “공급 부족으로 인한 가격 상승 기대감으로 준공 후 미분양에도 수요자들이 몰리는 것”이라며 “서울과 달리 지방은 수요가 감소하는 경향이 있어 악성 미분양 물량이 늘어날 수 있다”라고 내다봤다.
 
김응열 기자 sealjjan1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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