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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재훈

올해는 완성차업계 '하투' 없을까

2021-09-01 11:21

조회수 : 10,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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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년 임단협 타결에 어려움을 겪어왔던 완성차업계가 과거와 달리 '하투' 없이 교섭을 성사시키고 있는 모습입니다. 지난해까지 완성차업계 노사는 추석 전후로 임금 협상을 진행하면서 파업 등 쟁의행위로 강하게 부딪혀 왔는데요. 올해는 코로나19 확산과 차량용 반도체 수급난 등 대내외 악재가 겹겹이 쏟아지고 있는 상황입니다. 이에 따라 각사 노사는 위기 상황에 공감하고 한발씩 물러나면서 합의점을 찾는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국내 완성차 업체 중 유일하게 임단협을 끝마치지 못한 르노삼성이 잠정합의안을 마련하는 데 성공하면서 완성차 5개사가 모두 추석 전에 임단협을 마무리할 가능성이 높아졌습니다.
 
현대차 노사가 지난 5월 울산공장 본관 동행룸에서 2021년도 임금 및 단체협약 교섭을 위한 상견례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현대차
 
르노삼성은 지난달 31일 오후 2시 속개된 임금 및 단체협약 13차 본교섭에서 잠정합의안을 도출했습니다. 이번 교섭에서 노사 양측은 미래 생존과 고용 안정을 위해 갈등이 아닌 협력이 필요하다는 것에 공감대를 형성하고 대타협을 위한 막바지 논의를 이어간 끝에 의견차를 좁혔습니다. 양측은 협력적 노사 관계를 위한 상호 이해를 바탕으로 조립공장 근로자에 대한 TCF 수당을 신설하는 한편 내년 연말까지 노사화합수당을 분기 별 지급하기로 합의했습니다.
 
르노삼성 노조는 이번 잠정합의안을 두고 다음달 2일 부재자 투표에 이어 3일 본투표를 진행할 예정입니다. 이번 잠정합의안의 골자는 기본급 동결 보상금 200만원을 포함해 일시 보상금 총 830만원(현금 800만원 및 비즈포인트 30만원) 지급, 타결 시 월 20만원 지급 이후 매분기 15만원 상당의 노사화합수당 지급, TCF 수당 2만원 신설, 라인 수당 인상 및 등급 재조정 등입니다.
 
기아 노사는 지난달 30일 오후 2시 광명 오토랜드에서 임협 합의안 조인식을 진행하면서 올해 임단협을 끝마쳤습니다. 기아 노사가 파업 없이 임금협상을 마무리한 것은 10년만입니다. 기아는 앞서 지난 24일 도출한 '2021년 임금교섭' 잠정합의안을 조합원 찬반투표를 통해 27일 가결한 바 있습니다. 기아 노사는 휴가 이후 매주 2~3회 이상의 강도 높은 교섭을 진행하며 상호 입장차를 조율해냈습니다. 6월17일 상견례 이후 2개월여만으로 약 4개월이 소요된 지난해보다 교섭기간을 크게 단축한 셈입니다.
 
합의안에는 기본급 7만5000원 인상, 경영성과금 200%+350만원, 품질브랜드 향상 특별 격려금 230만원, 전통시장 상품권 10만원, 특별 주간 연속 2교대 20만 포인트 지급 등의 내용이 담겼습니다. 무분규 합의를 이끈 노사 공동 노력에 대한 무상주 13주 지급도 포함됐습니다. 이밖에도 기아 노사는 '미래 산업 변화 대응을 위한 노사 상생 협약', 국내 공장 투자, 협력사 동반성장 강화 등의 내용도 합의안에 반영했습니다. 
 
한국지엠도 지난달 27일 2021년 임금협상 합의안에 대한 조인식을 갖고 올해 임금 교섭을 공식 마무리했습니다. 한국지엠의 경우 1차 잠정합의안이 부결됐음에도 불구하고 이례적으로 파업없이 교섭을 이어가면서 2차 잠정합의안을 도출해냈습니다. 2차 잠정합의안에는 월 기본급 3만원 인상과 일시금 450만원 지급, 30만원 상당 자사 브랜드 차량 정비쿠폰과 재래시장 상품권 20만원 지급 등이 추가됐습니다. 2차 잠정합의안은 65.7% 찬성으로 가결됐습니다.
 
현대차와 쌍용차는 여름 휴가 전 일찌감치 임금 협상을 끝냈습니다. 지난 5월 상견례 이후 60여일만에 교섭을 끝낸 현대차는 2018년 이후 3년 만에 여름 휴가 전에 임단협을 타결했으며 매각 작업이 진행 중인 쌍용차는 12년 연속 무분규 상태입니다. 하루 빨리 르노삼성 임단협까지 속히 마무리돼 국내 완성차업계가 글로벌 시장에서 안정적인 공급 대응을 바탕으로 미래차 경쟁에서 뒤처지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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