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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결국 소송전…'악어의 눈물' 홍원식 회장의 속내는

거래종결일 앞두고 한앤코, 법적 대응…홍 회장, 무리한 선결조건 제시

2021-08-31 1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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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유승호 기자] 남양유업 매각 사태가 결국 소송전으로 번진 가운데 홍원식 남양유업 회장을 향한 비판 수위가 높아지고 있다.
 
31일 유업계에 따르면 이날은 남양유업(003920)의 최대주주인 홍원식 전 회장, 부인 이운경, 손자 홍승의씨 등 오너 일가가 매수인인 한앤컴퍼니에 보유 주식 매매계약 체결 대금을 납부해야하는 거래 종결일이다.
 
하지만 한앤컴퍼니는 최근 홍 전 회장 등 주식매매계약 매도인들을 상대로 거래종결 의무의 조속한 이행을 촉구하는 소송을 법원에 제기했다. 홍 전 회장의 이유 없는 이행지연, 무리한 요구, 계약해제 가능성 시사로 인해 소송이 불가피했다는 게 한앤컴퍼니의 설명이다.
 
한앤컴퍼니에 따르면 홍 전 회장을 비롯한 매도인들은 지난달 30일 거래 종결일에 연락이 두절된 뒤 선결조건을 내세워 새로운 협상을 제안했다. 이달까지 협상이 타결되지 않을 경우 주식매매계약 해제 가능성을 한앤컴퍼니에 시사했다.
 
선결조건의 구체적인 내용은 현재 공개되지 않았다. 하지만 홍 전 회장 등 매도인 일가 개인들을 위한 무리한 사항이라는 게 한앤컴퍼니의 주장이다.
 
한앤컴퍼니 관계자는 “계약상 근거나 언급도 전혀 없을 뿐 아니라 상장회사의 53% 남짓한 지분을 매매하는 주체끼리 임의로 정할 수도 없는 사안들”이라며 “무엇보다 지배구조 문제로 촉발된 절체절명의 위기를 남양유업 임직원들이 사활을 걸고 타개함에 결정적 장애가 될 만한 성격의 무리한 요청”이라고 지적했다.
 
홍원식 전 남양유업 회장이 지난 5월 서울 강남구 도산대로 남양유업 본사 대강당에서 대국민 사과 도중 눈물을 흘리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에 대해 홍 전 회장측은 계약상 비밀유지 의무를 위반했다며 유감을 표했다. 하지만 홍 전 회장을 향한 여론은 더욱 악화되고 있는 상황이다. 매수자인 한앤컴퍼니에 선결조건을 제시한 것을 비롯해 지난달 거래 종결일 당일 이른바 잠수를 탄 것 등 홍 전 회장의 행위들이 불가리스 코로나19 저감 논란 등에 책임을 지겠다는 자세와 배치되기 때문이다.
 
특히 최근 홍 전 회장의 장남인 홍진석 상무가 전략기획담당 상무로 슬그머니 복귀했다. 홍 상무는 불가리스 코로나 억제 효과 논란에 이어 회삿돈 유용 논란에 지난 4월 보직 해임된 인물이다.
 
차남인 홍범석 외식사업본부장도 미등기임원(상무보)으로 승진했다. 회장직에서 물러나겠다고 대국민 기자회견을 했던 홍 전 회장도 현재까지 회사로 출근하고 있고 부인인 이운경 남양유업 고문도 전무 직급 상근직으로 회사에 나오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두고 시민단체, 남양유업 노조, 소액주주 등이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은 홍 전 회장의 눈물 기자회견이 쇼였다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경실련은 성명을 통해 “홍원식 회장이 주주와 국민들에게 약속한 5월 3일의 오너경영 마침표 약속을 마감 기한인 8월 31일까지 차질 없이 이행하길 촉구한다”면서 “그러지 않을 경우 기업 간 거래 신뢰도와 기업 이미지 추락은 불가피할 것이며 남양유업 주주와 회사 노동자들은 더욱 어려운 환경에 처할 것”이라고 꼬집었다.
 
남양유업 노조 역시 입장문을 통해 “개인의 소유물로 생각하고 직원들을 한낱 도구로 생각하는 행위에 대해 책임을 물어야한다”고 지적했다.
 
한편 청와대 국민청원에도 지난 26일 홍 전 회장을 배임 또는 횡령죄로 처벌해야한다는 글이 올라오기도 했다. 청원인은 게시한 글을 통해 자신을 남양유업 소액주주라고 밝혔다.
 
유승호 기자 peter@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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