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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승호

(단독)스타벅스 도시락 전자레인지에 돌렸더니…뚜껑이

열에 취약한 소재 사용…어디에도 소비자 주의사항 문구 없어

2021-08-23 1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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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유승호 기자] 스타벅스커피 코리아의 도시락 제품 뚜껑이 열에 취약해 전자레인지에 조리하면 변형되는 문제가 발생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도시락 제품 어디에도 주의 문구가 없어 식품 표시 등 소비자 안내가 소홀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23일 뉴스토마토 취재에 따르면 스타벅스커피 코리아가 판매하는 도시락 제품 밀박스를 전자레인지 등으로 데울 경우 포장 용기인 뚜껑이 열에 의해 뒤틀리는 등 변형되는 문제가 나타나고 있다.
 
플랜트 함박&파스타 등 스타벅스에서 판매하는 밀박스의 뚜껑 포장 재질은 폴리락타이드(PLA)다. 폴리락타이드는 옥수수전분으로 만들어 생분해가 가능해 친환경 소재 용기로 평가받지만 열에 취약하다.
 
식품의약품안전평가원에 따르면 폴리락타이드와 같은 생분해성 수지 제품은 일반적으로 내열온도가 80℃ 이하다. 내열온도 이상으로 사용할 경우 제품 형태가 변형될 수 있다. 이에 사용하기 전에 내열온도와 내냉온도를 확인하는 작업이 필요하다는 게 식품의약품안전평가원의 설명이다.
 
스타벅스에서 테이크아웃으로 포장 해 온 밀박스. 데우는 과정에서 열로 인해 뚜껑이 심하게 변형됐다. 사진/유승호 기자
 
이 같은 문제 때문에 드라이브 스루 등 테이크아웃시 밀박스를 데워주는 과정에서 포장 용기인 뚜껑이 열에 의해 변형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스타벅스의 도시락 제품은 현재 전국 1300여개 매장에서 판매 중이다.
 
특히 스타벅스가 열에 취약한 소재로 도시락 뚜껑을 사용하면서도 ‘전자레인지 조리 불가’ 또는 ‘뚜껑을 벗기고 전자레인지 조리해야한다’는 등 별도의 주의사항을 표시하지 않고 있는 것도 문제다. 이 문구를 표시해야하는 법적 의무는 없지만 식품표시기준에 ‘소비자 안전을 위한 주의사항’은 표시하도록 규정돼 있는 만큼 주의 문구를 표기할 필요가 있다는 게 식약처의 지적이다.
 
식약처 관계자는 “식품표시기준에 따르면 전자레인지에 사용하는 합성수지제 기구 또는 용기 포장은 전자레인지용으로 구분해 표시해야한다”면서 “이외에도 소비자 안전을 위한 주의사항은 규정하고 있는 표시 방법에 따라 표시해야한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최근 코로나19 사태로 도시락, 샌드위치 등을 매장 안에서 취식하지 않고 테이크아웃하는 소비자가 늘어나고 있는 데에도 스타벅스의 정책이 현실을 따라가지 못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앞서 한국소비자원 등은 편의점에서 판매하는 도시락 뚜껑을 덮은 채 조리하면 변형이 발생해 식품 안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한 바 있다. 이에 현재 편의점업계는 소비자 불안을 해소하기 위해 열에 강한 재질로 도시락 뚜껑을 변경해 판매하고 있다.
 
데우는 과정에서 열로 인해 심하게 변형된 스타벅스의 밀박스 뚜껑 용기. 사진/유승호 기자
이에 대해 스타벅스는 내달 초부터 판매하는 밀박스 전 제품에 대해 주의 사항 문구를 표기하는 등 개선하겠다는 입장이다.
 
스타벅스커피 코리아 관계자는 “밀박스는 매장 내에서 데워서 소비자에게 제공하는 것으로 기획돼 별도 표시가 없었다”면서 “최근 밀박스를 테이크아웃하는 소비자가 늘어나고 있는 것을 반영해 9월 초부터 주의 사항 문구를 추가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유승호 기자 peter@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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