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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연수

한국포스증권, ETF 가세해 퇴직연금 강자 굳힌다

"고객 ETF 수요 커져"

2021-08-14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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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우연수 기자] 퇴직연금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한국포스증권이 상장지수펀드(ETF) 신사업을 통해 퇴직연금 강자 자리 굳히기에 나선다. 업계에서는 ETF 실시간 매매 가능 여부가 최근 은행에서 증권사로의 퇴직연금 '머니무브' 현상의 주요 배경 중 하나로 지목되고 있는 것과 무관치 않다고 보고 있다. 한국포스증권은 금융사들 가운데서도 높은 퇴직연금 수익률을 내고 있지만, 일반 공모펀드만 취급하고 있는 점이 한계로 꼽혀왔다.
 
14일 한국포스증권에 따르면 증권사는 내년 ETF 거래가 가능한 실시간 매매 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해 준비에 속도를 내고 있다. 내년 매매가 가능하도록 하겠단 계획이며, 기존의 앱에 기능을 추가하는 방식이 될 예정이다.
 
한국포스증권은 펀드 판매 전문 회사로, 자체 온라인 애플리케이션 '포스(FOSS)'를 통해 다양한 운용사들의 펀드들을 낮은 수수료에 판매하고 있다. 다만 주식 매매가 가능한 다른 증권사들과 달리 실시간 매매 시스템이 갖추고 있지 않아, ETF 판매까진 진출하지 않았다.
 
포스증권이 일반 펀드를 넘어 ETF로까지 사업을 확장하는 건 커져가는 퇴직연금 시장을 잡기 위해서로 보인다. ETF는 안정적인 분산 포트폴리오가 가능해 주식보다는 안전하면서도 실시간 매매가 가능하다는 점에서 일반 펀드보다 편리해 고객 수요가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운용업계에서도 다양한 테마형 ETF와 매니저의 역량을 총동원한 액티브 ETF를 출시하고 있어 시장은 질적, 양적으로 성장세를 달리고 있다. 포스증권의 IRP 수탁고는 지난 6월 1000억원을 돌파했다. 
 
실제로 최근 IRP 시장에서 은행권 고객들은 ETF 실시간 매매가 가능한 증권사로의 이동이 뚜렷하다. 은행업계 역시 증권업계로의 퇴직연금 이탈을 막기 위해 금융당국에 ETF 실시간 매매시스템 구축이 가능할지 유권해석을 요청했으나, 당국은 지난달 증권업계 고유 영역을 침범하는 일이라고 답변해 선을 그었다.
 
포스증권의 경우 ETF도 펀드의 한 종류인 만큼, 추가 라이선스 이슈 없이 실시간 매매 시스템만 갖추면 ETF 중개가 가능하다.
 
ETF 진출은 포스증권이 퇴직연금 강자로서의 입지를 굳힐 수 있는 카드가 될 것이란 전망이다. 포스증권은 올해 2분기 연속 개인형퇴직연금(IRP) 부문에서 연 수익률 15.8%를 거둬 전체 금융사 중 2위를 달성했다.
 
포스증권 고객들 사이에서 ETF 수요가 커진 점 역시 신사업 진출의 배경이다. 포스증권 관계자는 "지난 1년 반동안 포스증권 홈페이지에서 고객들이 가장 많이 검색한 실시간 인기검색어 1위가 줄곧 'ETF'였을 정도로 고객들 요청이 많았다"고 설명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포스증권마저 ETF 매매를 시작하려한다는 점에서 씁쓸하다는 반응도 나온다. 최근 직접투자 열풍에 ETF를 제외한 공모펀드 시장이 침체된 상황에서도, 포스증권은 비대면 펀드 가입 강점을 바탕으로 꾸준한 성장세를 보여왔기 때문이다.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운용업계에서도 커지는 ETF 수요에 발맞춰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며 "온라인 펀드 판매가 아무리 활성화돼도 주식처럼 실시간 매매가 가능한 ETF의 강점을 대체하긴 어려운 것 같다"고 말했다.
 
사진/뉴시스
 
우연수 기자 coincidenc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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