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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원

(영상)윤석열·최재형 '세 불리기'…'계파 갈등' 촉발하나

현역 의원 영입 경쟁 '치열', 당내 '계파 형성' 비판 목소리

2021-08-09 14: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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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문장원 기자] 국민의힘 대선 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 최재형 전 감사원장이 전·현직 의원들을 캠프에 잇따라 영입하며 몸집 물리기에 나서자 당 안에서는 '세 과시', '줄 세우기' 비판과 함께 '친윤', '친최' 계파 형성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일각에선 두 주자의 '세 불리기'가 결국 당내 경선 과정에서 계파 갈등으로 표출될 수 있다고 지적한다.
 
9일 정치권에 따르면 윤 전 총장 캠프와 최 전 원장 캠프는 최근 며칠 사이 당 현역 의원들을 경쟁적으로 영입하며 캠프 조직 세 불리기에 나서고 있다.
 
윤 전 총장 캠프는 전날 현역 의원 4명을 추가로 영입했다. 정책총괄본부장에 당 정책위의장 출신인 3선의 이종배 의원을, 경제정책본부장에는 금융전문가인 초선 윤창현 의원을 임명했다. 산업정책본부장에 여기 초선인 한무경 의원을, 공정과상식위원장에는 검찰 출신으로 '친황교안계'인 재선 정점식 의원을 영입했다.
 
앞서 윤 전 총장 캠프는 종합상황실 총괄실장에 장제원 의원(3선), 종합상황실 총괄부실장에 윤한홍 의원(재선), 수행 실장에 이용 의원(초선), 조직본부장에 이철규 의원(재선)을 영입한 바 있어 캠프 직책을 맡은 현역 의원은 9명으로 늘어났다. 아울러 정진석, 권성동, 유상범 의원 등도 캠프 외곽에서 윤 전 총장을 지원하고 있다.
 
최 전 원장 쪽도 만만치 않다. 최 전 원장 캠프는 지난 6일 전략총괄본부장과 기획총괄본부장에 3선의 박대출 의원과 조해진 의원을 각각 임명했다. 또 정책총괄본부장에 박수영 의원(초선), 여성가족복지총괄본부장에 김미애 의원(초선) 등 현역 의원 9명을 한꺼번에 영입하며 세 불리기에 나선 바 있다.
 
국민의힘 대권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지난 4일 청와대 앞 분수대 광장에서 드루킹 댓글 조작 사건 관련 문재인 대통령의 사과를 촉구하며 1인 시위 중인 권성동 의원을 격려 방문하고 있다. 사진/국회사진기자단
 
두 캠프의 몸집이 커질수록 기존 당내 대선 주자들은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홍준표 의원은 지난 7일 페이스북을 통해 "돌고래 진영(윤 전 총장)에 합류한 일부 국회의원들이 떼 지어 다른 국회의원들에게 조속히 합류하라고 협박성 권유를 한다고 한다. 실제로 며칠 전 만난 어느 초선의원의 하소연이었다"라고 불편한 기색을 감추지 않았다.
 
홍 의원은 "꼭 하는 짓들이 레밍과 유사하다"며 "존중받아야 할 국회의원들을 레밍 취급하는 사람들은 본인들이 레밍이기 때문에 그런 몰상식한 행동을 하는 것이다. 국회의원은 동등한 동지이지 레밍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대선에 출마한 원희룡 전 제주도지사 역시 "당내 신입 주자들이 보수 표심만 자극하고 당의 국회의원들을 줄 세워 계파를 만드는 데 몰두하고 있다"며  윤 전 총장과 최 전 원장을 겨냥했다. 원 전 지사는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이같이 말하며 "보수 표심만 자극하는 언동, 특정 지역감정을 부추기는 언동은 작은 이득은 있을지 모르지만, 전체적으로는 정권교체의 스스로가 역행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원 전 지사는 "당이 단기 기억상실증에 걸렸다"며 "비전과 국민에 대한 설득력 없이 집안 유산을 물려받는 것에만 골몰하는 모습이 너무 실망이다"라고 했다.
 
당내 투톱 대선 주자 간 경쟁적 '세 불리기'가 결국 경선 과정에서 '계파' 갈등으로 확전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익명의 정치평론가는 "경선이 시작되면 지도부의 힘이 약해질 수밖에 없다"며 "더불어민주당과 같이 규율이 강한 정당도 경선 주자 간 갈등이 심한데, 국민의힘은 극단적으로 말하면 선혈이 낭자할 수도 있다"고 했다. 이어 "경선에서 내상을 입고 출혈이 상당하면 국민들에게 국민의힘이 안정된 세력이라는 인상을 주지 못한다"라고 덧붙였다.
 
반면 '친윤'과 '친최'의 계파 갈등이 아닌 '친윤'과 '반윤'으로 경선 구도가 짜여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박상철 경기대 정치전문대학원 교수는 "최 전 원장이 윤 전 총장의 떨어진 지지율을 흡수하지 못하면서 경선이 '1강 다약'의 구도로 짜여질 확률이 상당히 높아 보인다"며 "그렇게 되면 '친윤'과 '친최'의 구조가 아니라 '친윤'과 '반윤'으로 나뉘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국민의힘 대선 주자인 최재형 전 감사원장이 지난 5일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 학도의용군 무명용사탑에서 참배하고 있다. 사진/국회사진기자단
 
문장원 기자 moon3346@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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