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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재훈

"뭉쳐야 산다"…일본차업계 '합종연횡' 가속화

토요타·히노·이스즈·스즈키·다이하쓰공업 등 연합전선 구축

2021-07-26 0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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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조재훈 기자] 일본 자동차업계에 합종연횡 바람이 불고 있다. 상용차를 넘어 승용차까지 연대에 나서면서 경쟁력 확보에 사활을 거는 모습이다. 일본업체들의 연대 전선은 국내외 시장에서의 시장 점유율을 지키기 위한 행보로 분석된다. 특히 일본업체들이 장악하다시피했던 동남아 시장에서 현대차 등 경쟁업체가 본격 현지화 전략을 펼치자 위기감을 느끼고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토요타, 스즈키, 다이하츠공업 임원진들이 조인트벤처 'CJPT' 관련 설명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토요타
 
25일 업계에 따르면 스즈키와 다이하쓰공업은 토요타자동차가 주도하는 조인트벤처 '상업재팬파트너십테크놀로지스(CJPT)'에 출자하기로 결정했다. 이로써 CJPT에는 토요타, 히노자동차·이스즈자동차·스즈키·다이하쓰공업 등 5개사가 참여하게 됐다. 특히 이번에 합류한 스즈키와 다이하츠 양사는 일본 내 경차 7800만대 중 3100만대를 생산한 소형차 주력업체다. 따라서 이미 참여중인 히노, 이스즈 등 트럭 특화업체와 더불어 소형에서 중대형까지 전방위 라인업을 구축한 셈이다.
 
출자 비율은 기존 토요타 80%, 히노 10%, 이스즈 10%에서 토요타가 보유 지분을 10%씩 스즈키와 다이하쓰에 양도하면서 토요타는 60%, 나머지 4개가 각각 10%를 보유하게 된다. 이들은 각사의 노하우를 가지고 전동화(EV), 자율주행 등 첨단 기술 공동 개발을 진행할 방침이다.
 
이같은 일본 자동차 업계의 합종연횡은 전동화 전환에 한발 늦은 업체들의 '궁여지책'이라는 평가다. 일본업체들의 주력 친환경차가 하이브리드차다. 따라서 순수 전기차 개발에 상대적으로 뒤처진 상황에서 현대차 등 경쟁사와의 격차를 줄이기 위한 전략으로 보인다.
 
일본업체들은 연대를 바탕으로 최대 '캐시카우'인 인도네시아 등에서 시장 지위를 유지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일 것으로 전망된다. 인도네시아자동차공업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일본 업체들의 현지 점유율은 96.8%에 달한다.
 
다만 이같은 상황이 미진한 전기차 개발과 더불어 인도네시아 정부 정책, 현대차의 본격 진출 등과 맞물려 흔들릴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일본 현지 언론 니혼게이자이는 “일본 기업들이 전기차 투자경쟁에서 밀리면 과거 가전제품과 휴대전화에서 시장을 잃은 것처럼 자동차 시장도 한국, 중국 업체에 빼앗기기 쉽다”고 지적했다.
 
인도네시아 정부는 2019년 대통령령으로 신차의 20%를 전기차로 전환키로 정하고 이와 관련된 지원 정책을 펼치고 있다. 같은해 우리나라는 인도네시아 정부와 경제협력협정(EPA)을 체결을 통해 국산차 관련 관세를 다수 철폐시켰다. 지난해 12월에는 기존 한-아세안 FTA보다 개방 수준이 높은 한국-인도네시아 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CEPA)이 정식 서명됐다. 현대차·기아 등의 현지 시장 진출이 한층 수월해진 셈이다.
 
지난 2019년 10월 조코 위도도 인도네시아 대통령(왼쪽에서 두번째)과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왼쪽에서 세번째) 등이 인도네시아 공장 설립을 위한 투자협약서에 서명 후 사진을 찍고 있다. 사진/현대차
 
현대차(005380)는 2019년년 11월부터 15억5000만달러(약 1조8230억원)를 들여 인도네시아 현지에 전기차 생산 능력을 갖춘 공장을 짓고 있다. 인도네시아 브카시시 델타마스 공단에 위치한 해당 공장은 올해 말부터 연간 15만대 규모의 자동차를 생산한다. 현대차는 향후 최대 25만대까지 생산능력을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김경화 한국무역협회 수석연구원은 "잠재력이 큰 인도네시아 시장에서 우리 기업이 한-인니 CEPA를 통해 주요 경쟁국인 중국 및 일본과 관세 측면에서 동등 내지 우위의 경쟁력을 확보한 점은 고무적"이라며 "일본이 90% 이상 점유하고 있는 인도네시아 자동차 시장에서 한국 자동차 점유율 확대가 기대된다"고 분석했다.
 
 
조재훈 기자 cjh125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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