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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의회 시정 질문서 '서울 런' 난타전

시의원들 "저소득층 감성팔이로 교육청 권한 침해"

2021-06-29 17:43

조회수 : 3,5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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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윤민영 기자] 오세훈 서울시장이 공약사업으로 추진하고 있는 서울 런 사업이 서울시의회의 문턱을 넘기 힘들 것으로 예상된다.
 
29일 시의회에서 열린 제301회 2차 본회의 시정질문에서 더불어민주당 소속 의원들은 오 시장을 대상으로 서울 런에 대한 날선 공방을 이어갔다. 서울 런은 오 시장이 교육 격차를 해소한다는 취지로 공약한 온라인 교육 플랫폼이다. 시의원들은 서울 런이 교육청의 고유 권한을 침해하고 교육 격차 해소에 도움이 되지 않을 거라고 지적했다.
 
시정질문의 포문을 연 기획경제위원회 소속 서윤기 의원(관악2)은 서울 런의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했다. 서 의원은 서울 런 취지가 교육격차를 줄이기 위함이라곤 하나, 이미 EBS나 강남인강처럼 무료 온라인 강의가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서 의원은 "교육격차 해소를 이유로 민간 학원의 강의 영상을 제공하는게 오히려 공교육의 정상화를 해치는 것 아니냐는 논란이 있다"며 "이미 훌륭한 EBS 인터넷 강의가 있는데 서울시가 왜 온라인 강의를 새로 만들어야 하나, 이 사업은 100% 실패한다"고 말했다.
 
행정자치위원회 부위원장인 채유미 의원(노원5)도 서울 런은 오 시장이 교육청과 교육감의 권한을 침해하는 시스템이라고 주장했다. 아울러 인터넷 강의 제공은 교육청과의 협의가 먼저라는 점을 지적했다.
 
채 의원은 "이 사업에 대해 교육청과 협의해오지 않으면 상임위에서 절대로 받아들일 생각이 없다"며 "인터넷 강의 콘텐츠 제공하면서 교육 사다리를 운운하는 등 저소득층 이름 팔아 감성팔이하면서 예산을 통과시키려 하지 말라"고 질타했다.
 
교육위원회 부위원장인 전병주 민주당 의원(광진1)은 서울 런을 두고 정책의 연속성을 지적했다. 서울 런은 3개년에 걸쳐 추진되는 사업이지만 오 시장의 임기가 1년도 남지 않은 상황이라 무리가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전 의원은 "임기가 1년 정도인데 서울런 사업은 3년에 걸쳐 300억원을 투입해 추진한다는 계획"이라며 "공공이 민간영역을 침범하는 우려도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오 시장은 “제가 지금까지 한 답변을 종합해서 2~3분도 채 드리지 못했다”며 서울 런에 대해 해명할 수 있는 시간을 요청했다.
 
오 시장은 “학교 교육과 방과후 사교육이 접목돼 학생 한 명당 맞춤형 교육방법을 제공하고 보다 효율적인 학습이 이뤄질 수 있도록 하는 게 서울 런”이라며 “대학입시에 한정된 게 아니라 졸업 후에도 평생 교육이력을 쌓아 가도록 교육 콘텐츠를 제공한다는 관점으로, 과거 패러다임에 해당하는 EBS 교육과는 큰 차이를 보일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오 시장은 비강남권 학생들의 명문대 입학률이 적은 것을 두고 교육격차 해소 의무가 서울시에도 있음을 강조했다.
 
그는 “서울대와 연·고대 등 이른바 명문대를 입학하는 자치구별 통계를 보면 비강남 입학생 숫자가 현저히 적다"며 ”교육기본법 4조2에 의해 교육격차 해소를 해야 할 의무와 책임이 지방자치단체장에게도 있고 주요 책임이 교육청에 있는 것은 120% 인정하지만 사교육비를 고소득층 만큼 쓰기 어려운 저소득층에게도 똑같이 콘텐츠를 제공하고 싶다"고 호소했다.
 
사교육을 조장해 공교육을 해친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해당 시스템이 도입된다고 공교육이 위축되기보다 업그레이드, 시행착오를 겪으며 더욱 견고해지고 결국 학교 공교육 시스템과 접목될 것"이라며 "교육청, 시의회와 소통해 더 정교하게 다듬겠다"고 약속했다.
 
서울 런은 서울시가 저소득층, 학교 밖 청소년 등 교육 취약계층을 대상으로 민간 강사의 강의를 온라인으로 제공하는 제도다. 오 시장은 지난달 추가경정예산안에 이와 관련한 예산을 58억원 배정해 시의회에 제출했다. 서울 런 구축 시스템에 18억원, 온라인 강의 콘텐츠 비용 40억원이 포함된 금액이다.
 
그러나 지난 24일 시의회 행정자치위원회가 이 예산을 전액 삭감했다. 이날 오 시장은 시의원들을 찾아 예산을 반영해 달라고 요청했다.
 
지난 28일에는 시의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서 서울 런 등 서울시의 추경예산에 관한 안건이 상정될 예정이었다. 그러나 시의원들간 의견이 엇갈리며 예결위는 29일 오후로 연기됐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24일 서울시의회에서 의원들의 시정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서울시의회
 
윤민영 기자 min0@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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