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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주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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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북 유인책 제시 난망…중, 북미 대화 재개 역할 할까

한미 공조 강화에 북중 밀착 행보…남북미중 '4자회담' 추진 필요

2021-06-28 1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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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박주용 기자] 북한과의 대화를 이끌어내기 위한 미국의 대북 유인책 제시가 사실상 어려운 상황에서 중국의 협력이 북미 대화 재개의 실마리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최근 한미일 동맹 강화 속에 북중 간 협력이 활발해지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중국까지 참여하는 남북미중의 4자회담 필요성도 제기된다. 결국 한반도 평화 체제로 가기 위해서는 종전선언과 평화협정 체결이 필요하기 때문에 실질적으로 4자회담 추진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28일 외교가에 따르면 북한은 최근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과 리선권 외무상을 잇달아 내세워 북미 대화 가능성을 일축하는 담화를 내보내기는 했지만 미국을 향한 직접적인 비난은 자제하고 있다. 미국 바이든 행정부 출범 이후 처음 맞이한 올해 6·25에도 북한은 반미 행사를 열지 않았고, 대미 비난 메시지도 없었다. 당분간 미국과 대화를 추진하지는 않겠지만 그렇다고 대결 구도도 만들지 않으려는 북한의 의도로 읽힌다.
 
왕이 중국 외교 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오른쪽)이 지난달 27일 중국 베이징 댜오위타이 국빈관에서 리룡남 주중 북한대사와 만나 팔꿈치로 인사를 나누고 있다. 사진/뉴시스
 
다만 미국에서 대북 유인책을 제시하지 않는 이상 북미 대화 재개에 현실적인 어려움이 따르는 것은 분명해 보인다. 8월 한미연합훈련이 북미, 남북 관계의 분수령이 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지만 미국은 대화의 문은 열어놓으면서도 대북제재 수위를 낮추지 않겠다는 기존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결국 당분간 북미 간 기 싸움이 계속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에 따라 북한은 자력갱생과 내부 결속에 주력하면서 특히 중국과의 교류 협력에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실제 북중 간의 최근 밀착 관계가 두드러지고 있다. 다음달에는 중국 공산당 창당 100주년 등을 앞두고 고위급 교류가 이뤄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이와 관련해 이종주 통일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주요 기념일을 계기로 북중 간 다양한 기념행사가 이전보다 조금 더 무게감 있게 진행되고 있다"며 "정부는 관련 동향을 면밀히 주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북한이 당장 미국과의 대화 보다는 중국과의 관계를 돈독히 하는 데 나설 것으로 전망하면서 앞으로 북미 대화 재개를 위한 중국의 역할에 주목했다. 대표적으로 중국이 참여하는 남북미중의 4자회담 필요성이 제기된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북한연구센터장은 <뉴스토마토>와 통화에서 "남북, 북미 대화 자체가 지금 방식으로는 불가능한 구조이기 때문에 새로운 방식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며 "한국과 중국이 북한과 미국 사이에서 양측이 모두 수용할 수 있고 이익이 균형을 이룰 수 있는 안을 만들어서 제시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중국도 미중 간 갈등 완화를 위해 4자회담의 필요성을 인식하고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정 센터장은 "중국은 과거에 러시아와 같이 6자회담으로 가야 된다는 입장이었다가 올해부터 4자회담에 적극성을 보이고 있다"며 "중국은 미중 간 갈등을 완화시켰으면 하고 북한 문제 해결을 미중 간 협력할 수 있는 분야라고 생각하고 있다. 그래서 6자회담 보다는 4자회담이 현실적"이라고 밝혔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 교수도 "중국의 한반도 정책 3원칙이 있다. 첫 번째는 한반도 비핵화, 두 번째는 한반도 평화 안정, 세 번째는 대화를 통한 해결"이라며 "한반도 정책 3원칙을 준수한다면 중국도 나름대로 북미 양자대화든, 중국을 포함한 6자회담이든 대화에 대해서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한반도의 영구적 평화를 위해 앞으로 남북 간에 종전선언과 평화협정 체결이 필요하다는 점에서 중국의 회담 참여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양 교수는 "어차피 한반도 평화 체제로 가려면 종전선언과 평화협정으로 가야 하기 때문에 남북미중이 참가하는 이런 4자회담도 다자회담처럼 구상해 볼 필요는 있다"고 설명했다.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부 장관이 지난 3월 미국 알래스카주 앵커리지의 캡틴쿡 호텔에서 열린 미중 고위급 회담에 참석해 왕이 중국 외교 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 등과 회담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박주용 기자 rukaoa@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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