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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재훈

미국 관세 폭탄 맞은 타이어업계 "전략 다시 짠다"

미국 ITC, 한국산 타이어에 14.72∼27.05% 반덤핑 관세 산정

2021-06-27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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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조재훈 기자] 국내 타이어업계가 관세폭탄이라는 복병을 만났다.
 
미국이 고율의 관세부과를 확정하면서 비상이 걸린 모습이다. 국내 타이어업체들의 북미 지역의 매출의존도는 20~30% 수준으로 본격적인 후폭풍이 예고된다.
 
미국이 한국산 타이어에 고율의 관세부과를 확정했다. 사진/뉴시스
 
27일 업계에 따르면 미국 ITC(국제무역위원회)는 지난 23일(현지시간) 표결을 통해 한국과 대만, 태국의 승용차·경트럭용 타이어 수입이 자국 내 업계에 실질적 피해를 끼쳤다는 판정을 내렸다. 이에 따라 상무부는 다음달 중 한국·대만·태국산 타이어 수입에 대해 반덤핑 관세, 베트남산 타이어 수입에 대해서는 상계관세 명령을 내릴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의 반덤핑 관세부과 명령은 상무부의 최종판정과 ITC의 산업피해 최종판정을 거쳐 이뤄진다. 업체별 관세는 한국타이어 27.05%, 금호타이어 21.74%, 넥센타이어 14.72%다.
 
한국타이어, 금호타이어, 넥센타이어 등 국내 타이어 3사는 이번 미국의 관세부과로 해외 공장 이전 생산, 공장 증설 등을 검토하고 있다. 다만 원자재값 상승과 치솟는 해상 물류 비용 등으로 난관에 빠진 모습이다. 이들은 요율 재심 청구 등을 통해 관세를 낮추는 방안도 고려하고 있다.  
 
먼저 한국타이어의 경우 국내 물량 보다는 인도네시아 등 해외 공장에서 생산된 물량을 미국 수출로 돌릴 가능성이 높다. 3사 중 가장 높은 관세가 부과됐기 때문에 신속히 다른 해결 방안을 모색해야 하는 입장이다.
 
한국타이어 관계자는 "미국에 들어가는 생산기지 다변화를 고려하고 있다"며 "이번 관세 조치와 무관한 인도네시아, 헝가리 등에 위치한 공장을 통해 물량을 가져가는 방안"이라고 말했다.
 
이어 "가격이 오를 수 밖에 없는 만큼 소비자들이 느끼는 품질이라든지 딜러에 대한 교육, 브랜드 강화 등 한국타이어의 이미지를 프리미엄화시키는 방안들을 다각도로 고려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금호타이어는 미국 수출 물량을 베트남 공장 위주로 재편할 방침이다. 베트남이 이번 관세 부과 지역에 포함됐으나 국내 물량에 부과된 관세 21.74% 보다 현저히 낮아서다. 베트남은 상계관세로 7.89%로 책정됐다.
 
금호타이어는 지난 3월 베트남 공장에 3400억원 규모의 증설 투자를 결정했다. 부지 내 연간 380만본(승용차용 300만본, 트럭·버스용 80만본)을 생산할 수 있는 공장을 마련할 방침이다.
 
금호타이어 관계자는 "국내 대비 베트남의 관세 요율이 굉장히 낮으므로 국내보다는 관세율이 낮은 베트남에서 수출하는 것이 수익성이 더 좋기 때문에 베트남 공장을 이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비교적 낮은 14.72%의 관세가 책정된 넥센타이어는 재심 청구를 추진한다. 중국과 유럽에 공장이 있으나 높아진 원자재 비용과 해상 운임탓에 물량을 돌리는 방안은 검토하지 않고 있다.
 
넥센타이어 관계자는 "올해 1월부터 1년 6개월 정도 자료를 취합해 재심을 신청할 것"이라며 "요율을 낮춰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조재훈 기자 cjh125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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