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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B토마토]'디지털 혁신' 나서는 KB증권…전산운용비 확대 관건

전산운용비, 전년대비 9.7% 감소

2021-05-27 09:30

조회수 : 7,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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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기사는 2021년 05월 26일 9:33  IB토마토 유료 페이지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백아란 기자] ‘사업(Biz)별 균형 성장과 디지털(Digital)혁신으로 최적의 투자 솔루션을 제공하는 증권사.’
 
연초 KB증권이 내놓은 중장기 청사진이다. 지난 1월 박정림·김성현 각자대표는 신년사를 통해 새로운 성장과 도약을 위한 ‘2023중장기전략’을 공개하며 “디지털(Digital) 전략의 속도감 있는 추진과 강점을 활용해 전략적 우위를 선점해 나가야 한다”라고 주문했다.
 
토스, 카카오와 같은 빅테크 기업의 증권업 진출과 마이데이터 사업 도입 등으로 금융사 간 디지털 금융서비스 경쟁이 치열해진 만큼 혁신적인 플랫폼과 서비스의 필요성을 강조한 것이다. 그 일환으로 KB증권은 올해 주식 초보를 타깃으로 한 새로운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을 출시하는 등 △디지털 기반의 비즈 역량 및 플랫폼 기반 비즈 모델 혁신 △사업(Biz) 핵심경쟁력 레벨업 △ESG(환경·사회·지배구조)중심의 지속가능 경영체계 강화를 중점 추진하기로 했다.
 
 
 
그러나 디지털 혁신의 기본이라 할 수 있는 전산운용에 대한 투자는 인색한 모습이다.
 
금융투자협회 전자공시에 따르면 올해 1분기 KB증권의 전산운용비는 46억원으로 전년동기(51억원) 대비 9.7%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국내 자기자본 상위 10개 증권사 가운데 전산운용비중이 전년대비 감소한 증권사는 KB증권과 메리츠증권(008560)(-2.9%) 두 곳에 불과하다.
 
같은 기간 10개 증권사의 총 전산운용비는 884억원으로 15.9% 뛰었고 키움증권(039490)(38%)과 한국투자증권(26.7%), 미래에셋증권(006800)(17%) 등은 높은 증가율을 기록했다. 증권사들의 평균 전산운용비용은 88억원으로 KB증권의 경우 메리츠증권(22억원), 하나금융투자(41억원)에 이어 3번째로 낮다. 특히 전산운용비 규모가 큰 키움(189억원)·삼성증권(016360)(188억원)과 비교하면 4배 이상 차이가 난다.
 
전체 판관비에서 전산운용비가 차지하는 비중도 최근 5년 이래 가장 낮았다.
 
KB증권의 지난 2017년 3월 말 판관비 대비 전산운용비 비중은 4.25%에서 2018년 3월(2.84%), 2019년 3월(2.67%)까지 하락하다 지난해 3월(3.08%)로 소폭 올랐다. 그러나 올해 1분기 들어서는 판관비(2110억원) 대비 전산운용비 비중이 2.17%로 다시 쪼그라들었다.
 
사진/KB증권
 
연간 기준으로 보면 2017년말(2.96%) 이후 판관비 대비 전산운용비 비중은 2018년부터 2019년까지 2.68%를 유지하다 작년 말 2.63%로 내려간 상태다. 말로는 ‘디지털화’를 외치고 있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전산 인프라에 대한 투자는 줄이고 있는 셈이다. 전산장애도 속출했다. KB증권에서는 새해 개장 첫날 접속자가 몰리며 10여분간 전산장애가 발생했으며, 지난 3월18일 SK바이오사이언스(302440) 상장 당시 일부 MTS에서 접속오류가 나타나기도 했다. 
 
코로나19에 따른 증시 변동성 확대로 ‘동학개미’로 일컫는 개인투자자의 투자 수요가 늘었다는 점을 고려할 때 관리가 미흡하다는 지적을 피하기 어려운 대목이다. 시초를 다투는 주식거래 특성상 거래 시스템에서 장애가 나타나면 투자자가 원하는 시기에 매수·매도가 불가능해 금전적 손실로 직결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올해 하반기 LG에너지솔루션, 카카오뱅크, 카카오페이 등 IPO대어들이 상장을 앞두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네트워크·서버용량 등 전산투자 확충은 필수적이다.
 
전산장애와 관련한 민원도 급증한 실정이다. 올해 1분기 KB증권에 접수된 고객민원은 36건으로 이 가운데 21건이 전산장애 관련 민원으로 확인됐다. 고객민원은 작년 1분기(92건)에 견줘 크게 줄었지만, 전산관련 민원만 놓고 보면 1년 전(4건)보다 5배 이상 늘었다. 전산민원을 활동계좌 10만좌당 환산할 경우 0.08건에서 0.28건으로 250% 뛴다. 이에 앞서 KB증권에서는 지난 2019년 2차 북·미 정상회담 결렬일 당시 전산장애로 손실을 본 투자자들이 단체 손해배상청구 소송을 진행하기도 했다.
 
KB증권 관계자는 <IB토마토>에 “동학개미 등 급변하는 주식시장에 따른 고객 유입과 대표 주관인 카카오뱅크, LG에너지솔루션 등 대형 IPO 추진을 위해 신규 고객용 제3IDC(Internet Data Center)와 주전산기·거래로그 저장시스템 등 관련 시스템을 증설할 예정”이라며 “이번 IDC증설에 약 44억이 투자되고 있고, 주전산 등 시스템 증설에 195억을 추가로 투자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또 “공모주 청약 관련 서비스를 원활하게 제공하기 위해 서버와 모바일 관련 인력을 포함, 15명 내외로 인력도 충원할 방침”이라며 “동시호가 동시 접속자수를 현재 22만명에서 최소 100만명 수준까지 상향할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회계상 처리 기준이나 인식 상의 차이로 전산운용비가 줄어들게 보이는 것 같다”면서 “각 사 마다 전산운용방식 차이가 있는데 실제로는 전산 관련 투자를 지속·확대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백아란 기자 alive020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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