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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안나

(단독)유동성 '빨간불' 제주항공, 2차 기안기금 신청한다

실사 끝내고 산은과 협의 단계…업계 "무난히 승인 예상"

2021-05-24 16: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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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권안나 기자] 재무 건전성에 빨간불이 켜진 제주항공이 2차 기간산업안정기금을 통한 자금 조달을 추진한다. 기안기금은 지난해 정부가 코로나19로 위기에 놓인 항공업계를 지원하기 위해 마련했으며, 국내 저비용항공사(LCC) 가운데서는 제주항공이 유일하게 지급받은 바 있다. 
 
사진/제주항공
24일 국토교통부 및 관련 업계에 따르면 제주항공은 최근 기안기금을 지원받기 위한 실사를 마치고 지원 주체인 KDB산업은행과 협의를 진행중이다. 업계에서는 제주항공이 지난해에도 기안기금을 지급받은 이력이 있는 만큼 2차 승인도 무난하게 통과할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제주항공은 일본 불매운동과 코로나19 팬데믹이 이어지면서 재무구조가 꾸준히 악화돼 왔다. 지난해 1분기 657억원, 2분기 854억원, 3분기 701억원, 4분기 1146억원의 영업손실로 연간 3358억원 규모의 적자를 냈고, 올해 1분기에도 873억원의 영업손실을 이어갔다.  
 
지난해 4분기까지는 자본잠식을 면했지만 올해 자본총계가 줄어들면서 자본잠식에 이르렀다. 1분기 기준 제주항공의 자본총계는 1372억원, 자본금은 1925억원으로 자본잠식률은 29%다. 부채 비율도 지난해 같은 기간 439% 보다 226%포인트 늘어난 705%에 달한다. 제주항공의 총부채는 9668억원으로 1년 안에 상환해야 할 단기차입금은 1762억원, 유동성 리스 부채는 1139억원이다.
 
재무개선을 위한 자구책 마련에 힘쓰지 않은 것은 아니다. 지난해 8월에는 1506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단행하며 급한 불을 껐고, 무착륙 관광비행과 중소형 여객기 화물칸을 활용한 화물 노선 등을 운영하며 운영비 벌이에 나섰다. 직원수를 줄이고 임금 지급액도 낮췄다. 지난 3월31일 기준 제주항공의 직원수(3064명)는 전년(3285명)보다 6.7% 줄었으며, 1인 평균 급여액도 1500만원에서 1000만원으로 33%가량 낮아졌다. 지난 1월에 1대와 지난 3월 2대 등 올해 들어서만 총 3대의 기재도 반납했다.   
 
하지만 국제선 여객 수요의 회복 없이는 근본적인 대책이 될 수 없었던 것으로 분석된다. 제주항공이 7%대의 높은 금리에도 기안기금 지급 신청을 결정하게 된 것도 이 같은 이유에서다. 제주항공이 2차 기안기금을 지급받게 되면 트래블 버블과 백신여권 시행 등으로 업황 회복이 예상되는 연말까지 버틸만 한 자금이 확보될 것으로 예상된다. 
 
제주항공 관계자는 "필요한 자금 규모 등은 정부와 협의중인 상황이다 보니 외부에 공개하기 어렵다"며 "적시에 지원받을 수 있기를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LCC 전반의 유동성 위기가 확산되면서 정부가 지난 3월 '항공산업 코로나 위기 극복 및 재도약 방안'으로 발표한 2000억원 규모의 자금 지원에 촉각이 모아진다. 정부에서는 아직까지 국내 LCC들의 현금흐름 상황이 크게 나쁘지 않은 것으로 판단하고 구체적인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국내선 수요가 많이 회복돼서 기존 예상보다 LCC들의 상반기 현금 소진이 둔화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권안나 기자 kany872@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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