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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백신협력'…삼바·SK바사 누가 더 웃을까

삼성바이오, 모더나 백신 '원액 기술이전' 없이 완제공정

2021-05-24 13: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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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이 22일 오전(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시내 한 호텔에서 열린 '한미백신기업 파트너십 행사'에 참석해 보건복지부, 노바백스, SK바이오사이언스 간의 연구개발협력 MOU 체결 후 스탠리 어크 노바백스 CEO와 주먹인사를 하고 있다. 왼쪽부터 권덕철 보건복지부 장관, 문 대통령, 스탠리 어크 노바백스CEO, 안재용 SK바이오사이언스 대표. 사진/뉴시스
[뉴스토마토 동지훈 기자] 한미 정상회담에서 모더나와 노바백스의 국내 위탁생산(CMO)이 결정된 가운데 삼성바이오로직스(207940)SK바이오사이언스(302440)가 거둔 실익에 대한 평가가 나뉘는 모양새다.
 
24일 코로나19 치료제·백신개발 범정부지원위원회에 따르면 한미 양국 정부와 제약업체 관계자들은 지난 22일(현지시간) 정상회담 이후 열린 행사에서 코로나19 백신 생산·연구 분야 관련 4건의 계약과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계약 내용은 삼성바이오로직스와 SK바이오사이언스의 코로나19 백신 CMO다. 양사는 각각 모더나, 노바백스 백신을 국내에서 생산한다.
 
두 회사의 계약은 각각 다른 이유로 눈길을 끈다. 삼성바이오로직스의 모더나 백신 CMO가 주목을 끄는 것은 국내에선 처음으로 시도되는 mRNA 백신 생산이기 때문이다.
 
모더나 백신은 코로나19 바이러스의 항원 유전자를 mRNA 형태로 체내에 주입해 항원 단백질을 형성하고 이를 통해 면역반응을 유도한다. 화이자 백신과 같은 플랫폼으로 개발돼 허가를 받았는데, 허가 당시 국내 생산 여부는 결정되지 않은 상태였다.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이번 계약으로 얻을 이익과 한계점은 뚜렷하다. mRNA가 다양한 감염병에 대응할 수 있는 점을 감안하면 향후 다른 mRNA 백신 CMO 노하우를 쌓을 수 있다.
 
반면 원액을 제공받아 병에 주입하는 완제공정 계약을 체결해 mRNA 백신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원액 제조 기술을 이전받지 못한 점은 한계점으로 꼽힌다. 모더나가 국립보건연구원과 mRNA 백신 개발 MOU를 체결했지만, 이마저도 모더나 한국지사 설립과 맞물리면서 이른 시일 내 원액 제조 기술이전은 어려울 전망이다.
 
김우주 고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우리나라 영토에 병입 완제 공정을 신설해 유사시 백신을 만들 수 있게 됐다"라면서도 "mRNA 백신 핵심인 원료 생산 기술을 이전받지 못한 부분은 아쉽다"라고 평가했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노바백스 백신 CMO를 맡으면서 원액 생산 단계부터 완제품 생산까지 전 제조공정을 맡는다. 노바백스 백신은 바이러스 항원 단백질을 유전자재조합 기술로 만들어 인체에 투여하는 방식이다. 
 
노바백스와 코로나19와 독감을 동시에 예방할 수 있는 결합백신과 변이 바이러스 대응 백신 개발을 위한 MOU를 체결한 점도 이번 한미 정상회담의 성과 중 하나다. 다만, 노바백스가 결합백신에 쓰이는 핵심 원료를 SK바이오사이언스 측에 공급하는 기간에 따라 MOU 결과가 달라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김 교수는 "노바백스 백신 생산 기술 전체를 이전받아 국내에서 생산하는 점은 긍정적"이라면서 "결합백신의 경우 노바백스가 핵심 원료를 SK바이오사이언스에 공급하는 기간에 따라 이번 MOU 성과에 대한 평가가 달라질 수 있다"라고 말했다.
 
동지훈 기자 jeehoo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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