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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창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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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바' 모더나 백신 생산…이익률 낮은 포장공정이라는데

매출 증가 확실하지만 먼저 뛴 주가는 부담

2021-05-23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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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김창경 재테크전문기자] 삼성바이오로직스(207940)가 모더나의 코로나19 백신을 생산하기로 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투자자들의 기대도 한껏 부풀어 오르고 있다. 하지만 이번 계약이 원료를 생산하는 방식이 아니라 원료를 공급받아 충전·포장하는 형태로 알려져 투자에는 주의가 필요해 보인다. 원료의약품 생산에 비해 매출과 이익률 모두 떨어지기 때문이다. 
 
지난 22일(현지시각) 미국 워싱턴DC의 윌라드인터컨티넨탈호텔에서는 문재인 대통령과 양국 당국자, 제약업계 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한미 백신 파트너십’ 행사가 열렸다. 이 자리에서 모더나의 코로나19 mRNA 백신을 국내 삼성바이오로직스 공장에서 생산하는 계약이 체결됐다. 이에 따라 앞으로 수억 도즈에 달하는 모더나 백신이 국내에서 생산될 전망이다. 
 
이 같은 사실은 지난주 언론을 통해 먼저 보도됐고 주식시장에서는 일찌감치 기대감을 선반영해 주가가 올랐다. 
 
 
문재인 대통령이 22일 오전(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시내 한 호텔에서 열린 '한미백신기업 파트너십 행사'에 참석해 삼성바이오로직스와 모더나 간의 위탁 생산 계약 MOU 체결 후 계약서 교환을 바라보고 있다. <사진/ 뉴시스>
 
 
문제는 계약의 내용이다. 코로나 백신 생산계약은 크게 두 가지로 구분된다. 백신을 개발한 글로벌 제약회사에서 알려준 기술을 바탕으로 국내 공장에서 원료의약품을 생산하는 DS(Drug Substance) 공정과, 제약회사에서 공급한 원액을 들여와 도즈 형태로 충전·포장해 완제의약품을 생산하는 DP(Drug Product) 공정이다.  
 
이번에 삼성바이오로직스가 맺은 계약은 원료의약품생산(DS)이 아니라 모더나의 원료를 포장하는 DP 공정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mRNA-1273’ DP CMO 계약을 맺었다고 밝혔다. SK바이오사이언스가 안동공장에서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DS 생산하고 있는 것과는 차이가 있다.  
 
세부 계약 내용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업계에서는 미국을 제외한 전 세계로 공급되는 수억 도즈 물량을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생산할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삼성바이오로직스 외에도 미국의 카탈란트(Catalent), 스페인 로비(ROVI), 스웨덴 레시팜(Recipharm) 등이 모더나의 파트너로 DP 생산을 하고 있다. 
 
증권업계에 따르면 모더나 DP 생산의 경우 도즈당 가격은 1~2달러로 추정된다. 따라서 1억개의 도즈를 1달러에 생산할 경우 매출은 1억달러, 10억 도즈는 10억달러 추가 매출을 기대할 수 있다. 지난해 삼성바이오로직스의 매출액이 1조1648억원이었으므로 모더나 백신 매출을 더할 경우 눈에 띄는 매출 성장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예상 생산량의 편차가 크다.  
 
DS 생산에 비해 낮은 이익률도 관건이다. 새롭게 추가되는 이익이므로 나쁠 것은 없으나 문제는 주가가 먼저 올랐다는 것. 지난 6일부터 뛴 주가가 이번 모더나 계약과 관련된 것으로 보이는데 지난주 제법 큰 하락 조정을 거쳤는데도 상승률이 12.69%에 달한다. 이 기간 시가총액은 6400억원 이상 불어났다. 
 
일단 5% 이상 매출이 증가하는 내용이기 때문에 ‘단일판매·공급계약 체결’ 관련 공시가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이를 통해 실적 증가분이 구체화될 전망이다. 
 
 
김창경 재테크전문기자 ckkim@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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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트릭스>의 각성한 네오처럼, 세상 모든 것을 재테크 기호로 풀어 전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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