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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선율

몸집 줄어드는 요기요, 인수 경쟁도 '시들'

주요 대기업 후보군 신세계뿐…선택지 좁혀져

2021-05-20 15: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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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이선율 기자] 국내 배달앱 2위인 요기요 인수전 열기가 본입찰을 앞두고 좀처럼 달아오르지 못하고 있다. 이베이코리아와 함께 매물로 나오면서 상대적으로 주목을 받지 못하는 데다 매각 주체인 딜리버리히어로(DH)가 최근 들어 요기요 몸집 줄이기에 나서면서 흥행 기대감이 큰 폭으로 꺾이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요기요 매각 주관사인 모건스탠리가 진행한 예비입찰 결과 신세계와 MBK파트너스, 어피너티에쿼티파트너스, 퍼미라, 베인캐피털 등이 인수적격후보(숏리스트)에 선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매각 대상은 DH가 보유한 요기요 지분 100%로, 요기요 실사를 거쳐 입찰 후보자들의 최종 인수 의지를 확인한 뒤 다음달 본입찰에 나설 전망이다.
 
요기요 배달 오토바이가 주차된 모습. 사진/뉴시스
 
초반 인수 후보로 주목받았던 네이버·카카오 등 대형 IT 기업들은 현재 전혀 관심을 보이지 않고 있는 가운데 유통업체 중에서는 신세계가 그나마 매력적인 인수 후보군으로 꼽힌다. 하지만 신세계그룹은 이베이코리아 인수전에도 참여하고 있는 상황이라 요기요보다는 이베이에 집중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현재 구도로는 요기요 인수 가능성이 높은 곳은 대기업 계열 전략적투자자(SI)보단 국내외 경영참여형 사모펀드(PEF)쪽으로 기울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번 인수 후보 선정을 놓고 매각 주체인 DH의 의지가 반영된 결과라는 얘기도 흘러나온다. 네이버, 카카오 등이 참여하게 되면 매각 이후 경쟁 구도가 좀더 복잡해지기 때문이다. 매각 초반에도 DH는 네이버나 카카오, 쿠팡 등이 인수 후보자로 나오길 꺼린다는 입장을 시사한 바 있다. DH가 운영하는 배달의민족의 강력한 경쟁자가 될 가능성을 우려해서다.
 
배달앱 시장환경이 더욱 치열해지면서 요기요 영향력이 큰폭으로 줄어든 점도 눈여겨봐야 할 대목이다. 미미한 점유율을 보였던 쿠팡이츠가 단건배달로 급속도로 성장하면서 2위 자리까지 넘보고 있는 상황이다.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지난해 1월 쿠팡이츠의 점유율은 2%에 불과했지만 지난 2월 20%까지 올랐고, 같은 기간 배민은 59%에서 53%로, 요기요는 39%에서 27%로 떨어졌다. 특히 단건배달이 배달앱시장의 경쟁 트렌드로 자리잡은 상황에서 요기요는 단건배달 대신 인공지능(AI) 배차 서비스 ‘요기요 익스프레스’로 배달경쟁에 대응하고 있지만 역부족이란 평가가 나온다. 
 
게다가 AI 솔루션 기술을 DH가 제공하고 있다는 점이 리스크다. 업계에선 요기요가 매각된 이후에도 IT 솔루션 사용을 허용할지 알 수 없기 때문에 인수에 부정적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IT 기술을 사용하지 못하면 요기요 인수 업체가 적지 않은 비용을 들여 새로운 시스템을 개발해야하는 부담이 생긴다. 
 
최근에는 DH가 요기요에 입점한 생필품 즉시배달 서비스 '요마트' 운영을 다음달부터 중단하기로 결정했다. 이러한 행보로 볼 때 업계에서는 매각가가 초기 거론된 2조원은커녕 1조원대도 못 미칠 것이라는 부정적 전망을 내놓고 있는 실정이다. 
 
이진협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DH한테 AI기술을 빌려쓰고 있는데, 이를 매각 주체자가 쓰지 못하도록 막을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면서 “결국 요기요 껍데기만 팔겠다는 것이다. 플랫폼의 핵심은 기술력인데 이를 못쓰게 막는다면 인수자들에게는 살 이유를 찾기 어려워진다. 플러스 알파가 될 만한 매력적인 요인이 있어야하는데 최근 요마트 서비스까지 종료하는 등 몸집 줄이기에 나선 상황에서 통제할 부분만 내세운다면 관심도가 떨어질 수 밖에 없다”고 분석했다.
 
이선율 기자 melody@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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