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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안나

현대오일뱅크, 친환경 사업구조 재편 작업 '착착'

고도화율 41.1% 달성…수익성 개선·시황 대처

2021-05-21 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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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권안나 기자] 현대오일뱅크가 정유 사업 비중을 줄이고 시장 상황에 유동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사업구조 재편 작업을 진행하고 있는 가운데, 성과가 하나둘씩 가시화되고 있는 모습이다.  
 
현대오일뱅크 대산 공장 전경. 사진/뉴시스
 
20일 현대오일뱅크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이 회사는 1분기말 하루 8만6000배럴 규모의 중질유 분해시설 등을 통해 국내 최고수준인 41.1%의 고도화율을 달성했다. 현대오일뱅크는 고도화 시설의 안정적인 운영과 도입원유의 다변화, 생산성 향상 노력을 지속한다는 방침이다. 
 
롯데케미칼과의 합작사 '현대케미칼'을 통해 전개하는 'HPC(중질유석유화학시설) 프로젝트'도 이 같은 전략의 일환이다. 올해 8월말 준공이 예정돼 있는 HPC는 2조7000억원 규모의 초대형 신사업으로, 나프타보다 저렴한 탈황중질유, 부생가스, LPG 등 정유공장 부산물을 60% 이상 투입해 폴리에틸렌(PE)과 폴리프로필렌(PP) 등의 석유화학 제품을 생산한다. 이를 통해 원가경쟁력과 유연한 생산 방식을 확보하게 된다. 
 
현대오일뱅크 관계자는 "중질유 분해시설 고도화를 통해 다양한 원료로 다양한 제품을 생산할 수 있어 수익성 개선 효과와 시황에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다는 이점이 있다"며 "HPC는 이 같이 기존에 현대오일뱅크가 가지고 있던 정유산업에서의 경쟁력을 석유화학 사업에도 이식한 형태"라고 설명했다. 
 
현대오일뱅크는 최근 HPC의 준공에 앞서 상업 가동까지 원활한 준비를 위해 HPC 시운전 태스크포스(TF)를 꾸리고 만발의 준비에 들어갔다. 해당 TF에서는 설비 운전 기술을 익히는 등 성공적인 가동을 위한 여러 과제를 수행중이라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HPC 프로젝트의 본격 가동을 앞두고 1000억원 규모의 회사채 발행을 통한 추가 자본금 확보에도 나섰다. HPC 건설 외에 시설대 등 주로 운영 자금을 확보하기 위한 조치다. 현대오일뱅크는 앞선 지난 3월에도 현대케미칼의 유상증자에 참여하는 형태로 1800억원(3600만주)을 추가 투입한 바 있다.
 
시장의 반응도 긍정적이다. 최근 실시한 현대케미칼의 회사채 수요예측에서 모집액의 7배가 넘는 자금이 몰리면서 2000억원까지 증액을 검토하고 있다. 현대오일뱅크 측은 "현대케미칼의 안정적인 사업 구조와 석화 업종의 우호적인 시황 등이 반영된 결과로 보인다"고 했다. 
 
현대오일뱅크 친환경 에너지 사업 개요. 사진/전자공시시스템
 
현대오일뱅크는 또 2030년까지 블루수소, 화이트 바이오, 친환경 화학·소재 사업 등 3대 미래 사업의 영업이익 비중을 70%로 높인다는 목표를 내걸고, 수소 등 친환경 생태계 사업 확장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를 위해 에너지·석유화학 분야 세계 최다 특허 보유사인 하니웰 UOP와 기술협력을 통해 기존 정유공장을 미래 사업 원료와 친환경 유틸리티(전기, 용수 등)를 안정적으로 공급하는 ‘RE플랫폼’으로 전환을 추진하고 있다.
 
또 지난달에는 글로벌 수소 기업 에어프로덕츠와 ‘수소 에너지 활용을 위한 전략적 협력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에어프로덕츠는 미국 펜실베니아에 본사를 둔 세계 최대 수소 생산 업체로 천연가스와 정유 부산물 등 다양한 원료에서 수소를 뽑아낼 수 있는 원천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현대오일뱅크는 에어프로덕츠의 앞선 제조기술을 활용, 2025년까지 블루수소 10만톤을 생산하고 그린 수소 사업 모델 개발에도 힘을 모은다는 방침이다. 
 
권안나 기자 kany872@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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