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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홍

"전기차 리더십 잡는다"…현대차그룹, 미국에 대규모 투자

아이오닉5·EV6 미국생산 추진…바이든 정책 적극 대응

2021-05-17 0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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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김재홍 기자] 현대자동차그룹이 전기차 주도권 확보를 위해 적극적인 행보에 나서고 있다. 올해 현대차(005380) 아이오닉5, 기아(000270) EV6 등 전용 전기차를 앞세워 글로벌 전기차 시장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또한 미국에 8조원 규모의 투자를 통해 전기차 분야에서 입지를 넓히고 테슬라와의 격차를 좁힌다는 방침이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그룹은 전기차 현지생산 및 생산설비 확충 등을 포함해 올해부터 2025년까지 5년간 미국에 74억달러(약 8조1417억원)를 투자한다. 현대차와 기아는 각각 아이오닉5, EV6의 미국 현지생산을 추진한다. 아울러 양사는 현지 시장상황과 미국의 친환경차 정책 등을 검토해 단계적으로 생산을 확대하는 방안을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현대차그룹이 전기차 모델의 현지 생산을 추진하는 이유는 미국 내 전기차 시장이 확대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미국 전기차 시장이 2025년 240만대, 2030년 480만대, 2035년 800만대 등으로 확대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또한 미국 바이든 행정부가 강력하게 추진하고 있는 ‘그린뉴딜’과 ‘바이 아메리카(Buy America)’ 전략 및 이와 연계한 전기차 정책 등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현대차그룹은 미국에 2025년까지 약 8조원을 투자한다. 사진/현대차그룹
 
앞서 현대차그룹은 올해 2월 아이오닉5, 3월 EV6를 글로벌 공개했다. 두 모델 모두 현대차그룹의 전용 전기차 플랫폼인 ‘E-GMP’가 탑재됐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올해 시무식에서 “2021년은 그룹에 중요한 시기이며, 신성장동력으로의 대전환이 이뤄지는 해가 되어야 한다”면서 “E-GMP에 기반한 전기차 신차출시 등을 계기로 글로벌 친환경 선두 브랜드로서의 입지를 확고히 하겠다”고 강조한 바 있다. 
 
아이오닉5는 지난 3월 사전계약 첫날 2만3760대를 기록했고 유럽에서 진행한 3000대 한정 물량 사전계약도 당일 마감됐다. EV6도 3월 말 사전예약 첫날 2만1016대를 기록했고 지난 10일 예약대수가 3만대를 돌파하면서 사전예약을 조기 종료했다. 유럽에서도 EV6 사전예약 대수가 7300대를 돌파했다. 
 
현대차그룹은 지난달 19일 ‘2021 상하이 국제 모터쇼’에서 아이오닉5, EV6와 제네시스 G80 전동화 모델을 선보였다. 이를 통해 중국 전기차 시장 공략에도 적극 나선다는 방침이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미국이나 유럽, 중국 외에 인도, 인도네시아 등 신흥 시장에도 진출해 전기차 주도권을 확보할 것”이라고 밝혔다. 
 
상하이 모터쇼에서 공개된 아이오닉5. 사진/현대차
 
다만 현대차그룹의 전기차 판매실적은 현재까지 테슬라 등 주요 업체에 뒤쳐져 있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에 따르면 테슬라는 지난해 44만2344대의 전기차를 판매해 1위를 차지했다. 시장점유율은 21.8%였다. 제너럴모터스(GM·10.8%), 폭스바겐(10.5%), 르노그룹(9.1%), BYD(6.5%)가 그 뒤를 이었고 현대차그룹(6.3%)은 6위였다. 업계에서는 현대차그룹이 전용 전기차 출시, 미국 투자 등을 통해 테슬라와의 격차를 좁힐 것으로 전망했다. 
 
김준성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현재 미국 내 전기차 생산설비를 보유한 업체는 테슬라, GM, 포드, 닛산 뿐”이라면서 “테슬라를 제외한 경쟁 업체들의 대표 모델에 비해 현대차그룹의 전용 전기차 경쟁력이 뛰어나다”고 말했다. 이어 “2022년 이후 현대차그룹이 미국에서 전기차 대량생산을 시작한다면 테슬라에 이어 2위에 오를 가능성이 높다”고 언급했다.  
 
아이오닉5, EV6가 유럽에 이어 미국에서도 높은 관심을 얻을 것이라는 의견도 나온다. 최영석 원주한라대학교 스마트모빌리티공학부 겸임교수는 “넓은 실내공간이 아이오닉5의 장점인데, 큰 공간을 선호하는 미국 고객들의 취향에 부합해 경쟁력이 있을 것으로 본다”면서 “현대차그룹과 GM, 폭스바겐 등이 점유율을 높이면서 몇년 안에 테슬라 1강 구도가 무너질 수도 있다”고 진단했다. 
 
김재홍 기자 maroniever@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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