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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응열

규제 전 막차…뜨거운 무순위 청약 ‘줍줍’ 경쟁

무순위 청약 수백·수천대 1 경쟁률

2021-05-13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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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견본주택이 방문객들로 북적이고 있다. 사진/뉴시스
 
[뉴스토마토 김응열 기자] ‘줍줍’으로 불리는 무순위청약의 열기가 이어지고 있다. 수십 대 1 경쟁률은 기본에 수백 대 1 경쟁률을 넘어, 수천대 1의 경쟁도 벌어진다. 당초 지난 3월말 시행 예정이던 무순위청약 규제가 지연되면서, 무주택자뿐 아니라 이미 집이 있는 이들도 막차 줍줍 물량 확보에 나서는 것으로 보인다. 
 
13일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이날까지 무순위청약을 접수한 곳은 21개 단지다. 이 중 평균 경쟁률이 1대 1에도 미치지 못한 곳은 단 2개에 그쳤다. 나머지 19곳은 모두 모집 가구수보다 많은 청약자가 몰렸다.
 
19개 단지 중에선 3곳에서 1가구 모집에 수천명이 찾았다. 가장 높은 경쟁률을 올린 곳은 세종시에 위치한 ‘세종더샵예미지 M3블록’으로, 1가구 확보를 위해 7490명이 신청했다. 이외에 ‘세종더샵예미지 L4블록’도 5031대 1 경쟁률을 기록했고 충남 아산의 아산 탕정 삼성트라팰리스는 6547대 1 경쟁률을 찍었다. 
 
수백대 1 경쟁률에 달한 곳은 4개 단지였다. 대구 남구에 위치하는 ‘힐스테이트 대명 센트럴’은 30가구 모집에 4679명이 찾아 평균 156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경기 안양동안구 ‘평촌어바인퍼스트’에서 계약 취소 주택을 상대로 한 무순위청약에서는 35가구 모집에 총 5883명이 몰려 168대 1의 평균 경쟁률을 찍었다. 강원도 ‘홍천 금호어울림 더퍼스트’도 364대 1의 경쟁률을 올렸다. 
 
이외에 대구 ‘이안 엑소디움 에이펙스’가 16대 1, 경기 부천 ‘심곡본동 한울에이치밸리움 디그니어스’는 38대 1, 광주 북구 ‘운암동 한국아델리움57 에듀힐즈’ 12대 1 등 두자릿수 경쟁률을 올린 곳도 7개 단지였다. 
 
무순위청약은 청약 이후 남은 미계약 물량을 대상으로 하는 청약 접수를 말한다. 만 19세 이상 성인이면 누구나 청약 신청이 가능하고, 청약 통장도 필요하지 않다. 추첨 방식으로 당첨자를 선정하기 때문에, 가점이 낮은 이들도 운이 좋다면 당첨을 노릴 수 있다. 
 
이 때문에 무순위청약은 이미 집이 있고 자금력이 받쳐주는 유주택자들의 투자처로 활용되기도 했다. 국토교통부는 무순위청약의 투자 열기를 식히고 무주택 실수요자 중심의 시장을 구축하기 위해 ‘주택공급에 관한 규칙’ 개정에 나섰다. 무순위청약 자격을 현행 ‘성년자’에서 ‘해당 주택건설지역의 무주택 세대구성원인 성년자’로 바꾸는 것이다. 
 
국토부는 올해 1월부터 지난 3월 초까지 입법예고를 진행했고 당초 3월말에 개정안을 시행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유관기관의 협의가 길어져 시행이 늦어지고 있고 이달 말부터는 강화되는 무순위청약 규제를 적용하겠다는 방침이다.
 
규제가 늦어지면서 막차 줍줍 물량을 확보하려는 투자 수요가 지속적으로 무순위청약 시장에 유입해 경쟁이 치열한 상황이다. 그러나 개정안이 시행되더라도 경쟁은 여전히 뜨거울 것이라는 게 업계 관측이다. 무순위청약 자격이 까다로워지기 때문에 경쟁률은 다소 낮아질 수 있으나, 가점 낮은 무주택자들이 보다 적극적으로 무순위청약에 나설 수 있다는 전망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투자 수요가 마지막 무순위청약에 몰리며 경쟁이 치열하다”라며 “규제가 강화되면 투자 수요가 걸러져 경쟁률이 떨어질 것을 예상하고, 해당 지역에서 가점 경쟁이 밀리는 무주택자들이 무순위청약에 전략적으로 접근할 가능성이 오를 것”이라고 말했다. 
 
김응열 기자 sealjjan1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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