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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응열

오세훈 취임 한달…재건축 기대감으로 다시 뛰는 집값

강남3구 아파트 실거래, 수억원씩 '껑충'...고공행진

2021-05-09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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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강남구 대치동에 위치한 재건축 추진 단지 은마아파트. 사진/뉴시스
 
[뉴스토마토 김응열 기자] 오세훈 서울시장 취임 이후 약 한달이 지난 가운데 강남3구(강남·서초·송파)의 집값이 들끓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이 집계하는 주간 아파트 매매가격지수에서 서울 전체 상승률은 0.1%에 미치지 못하는 상황이지만 강남3구는 그 이상의 오름세를 그리고 있다. 오 시장 당선으로 정비사업 규제 완화 기대감이 부풀면서, 재건축 단지가 몰린 곳에서 가격이 뛰는 것이다. 
 
9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이달 1주차(3일 기준) 서울시 아파트의 주간 매매가격지수는 전 주 대비 0.09% 상승했다. 지난달 2주차(4월12일 기준) 0.07%부터 상승률이 오르고 있다.
 
서울 집값이 오르는 가운데 강남3구의 변동률이 두드러진다. 이달 1주차 강남구 아파트의 주간 매매가격지수는 전 주 대비 0.14% 올랐다. 서울시 평균을 상회하는 수치다. 서초구와 송파구는 이보다 오름세가 더 강했다. 두 지역은 0.15%씩 상승했다. 
 
이 일대에서는 실거래가격이 수억원씩 뛰는 사례도 나오고 있다. 재건축 사업을 진행 중인 강남구 압구정동 한양6차 아파트는 전용 106㎡ 매물이 지난달 22일 31억9000만원에 거래됐는데, 전 거래인 지난 2월 27억5000만원보다 4억4000만원 올랐다. 강남구 현대1차 아파트 전용 161㎡는 지난달 53억7000만원에 팔렸다. 직전 거래는 지난해 11월이었는데 당시 매매가는 41억원이었다.
 
강남구 재건축 추진 단지인 한보미도맨션2의 전용 84㎡는 지난달 30일 26억5000만원에 거래됐다. 같은 달 초 25억9500만원에서 5500만원 상승했다. 
 
이외에 서초구 삼풍아파트 전용 79㎡는 지난 2월 23억원에서 지난달 24억원으로 오른 가격에 매매됐고, 송파구 현대(2, 3, 4차) 아파트 전용 84㎡는 지난달 17억4500만원에 거래되면서 지난 1월 15억5000만원에서 2억원 가까이 뛰었다. 
 
강남3구의 집값이 이처럼 고공행진하는 건 재건축 기대감이 크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오 시장은 재건축·재개발 규제 완화를 지속적으로 언급했고 국토교통부에 안전진단 기준 개정을 건의하는 등 실제 행동으로 규제 완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신호를 시장에 보내기도 했다. 강남3구는 재건축 이슈가 있는 지역인만큼 규제 완화를 기대하는 투자 수요가 흘러들 가능성이 커졌고, 집주인들도 호가를 높이는 상황이다.
 
강남3구 외에 재건축 이슈가 있는 다른 자치구도 서울시 평균을 웃도는 집값 상승률이 나타나고 있다. 이달 1주 노원구는 0.21% 올라 변동률이 서울에서 가장 높았다. 노원구는 상계동과 월계동 등에 재건축을 준비 중인 단지가 있다.
 
여의도 시범아파트가 있는 영등포구와 목동 신시가지 단지가 위치한 양천구, 성산시영 재건축 단지가 있는 마포구도 각각 0.15%, 0.12%, 0.1%를 기록했다. 이들 지역 외에 상승률 0.1%를 넘긴 자치구는 아직 없다. 
 
서울시가 강남3구를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고 오 시장과 홍남기 경제부총리가 집값 과열의 양상을 주시하겠다고 경고하고 있지만, 재건축 기대가 있는 지역의 집값 상승은 한동안 이어질 것으로 관측된다. 오 시장이 규제 완화를 약속한 만큼, 그 시기가 늦어질지언정 재건축 기대가 아예 사라지지는 않을 것이란 분석이다. 
 
심교언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규제 완화가 늦어지더라도 개발 호재 기대감이 있기 때문에 당분간은 재건축 이슈가 있는 자치구 중심으로 집값이 뛸 가능성이 있다”라며 “다만 가격 상승 피로감이 쌓일 수 있어, 일정 수준 이상 오른 이후에는 상승세가 더뎌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응열 기자 sealjjan1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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