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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주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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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북정책 차별화 나선 바이든, 북 끌어낼 유인책은

2021-05-04 15: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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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의 새 대북정책 기조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일괄 타결이나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의 전략적 인내는 아니다. 이전 정부의 대북정책과 차별화에 나서며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를 목표로, 단계적 해법을 모색하면서도 적극적인 외교전에 나서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이 과정에서 중요한 것은 협상 중간 과정에서 성과를 낼 수 있느냐다. 바이든 정부가 북한을 협상장으로 이끌기 위한 실용적인 접근 방법을 제시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그렇다면 바이든 정부가 중간 과정에서 성과를 낼 수 있는, 즉 북한과 타협할 수 있는 지점에 관심이 모아진다. 우선 지금까지 공개된 바이든 정부의 새 대북정책 기조를 들여다 볼 필요가 있다. 현 정부의 대북정책 기조는 완전한 비핵화라는 목표를 두면서도 일괄 타결에 초점을 두지 않겠다는 것이다. 앞서 트럼프 전 대통령은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린 북미정상회담을 통해 북한이 핵 프로그램을 전부 폐기하면 대북 제재를 전부 해제하겠다는 이른바 일괄 타결을 요구해왔다. 바이든 정부는 이러한 요구를 하지 않고 단계적으로 가겠다는 것이 핵심 내용이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3일(현지시간) 버지니아 포츠머스 소재 타이드워터 커뮤니티칼리지에서 연설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바이든 정부는 북한이 비핵화 조치를 내놓을 때까지 미국이 아무것도 안하는, 이른바 전략적 인내에도 선을 그었다. 오바마 전 대통령은 북한이 비핵화 조치를 취할 때까지 기다렸다가 결국 아무런 성과를 내지 못했다. 다만 현재까지 북한에서 미국을 향해 협상 유인책을 요구하는 상황에서 미국도 북한이 아무런 조치를 내놓지 않을 경우 결과적으로 오바마 전 대통령 때의 전략적 인내로 다시 돌아가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있다. 실제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은 "북한이 외교적으로 관여할 기회를 잡기를 바란다"며 북한이 능동적으로 협상에 임할 것을 주문했다.
 
북한이 그 어느 때보다 미국의 새 대북정책에 주목하고 있는 점은 긍정적인 부분이다. 북한이 외무성 국장 담화를 통해 미국 정부를 비판했지만 담화 내용을 북한 주민들에게 알리지 않은 것은 결국 한미정상회담에서 북한이 수용할만한 대책을 내놓으라는 의미로 보인다. 21일 예정된 한미정상회담 결과에 주목하는 이유다. 결국은 미국의 새 대북정책에서 구체적으로 어떤 유인책을 제시하느냐에 따라 북미 협상이 진전되느냐, 그렇지 못하느냐가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북한을 중간에 이끌어낼 유인책으로 북한의 핵 미사일 능력을 억지시키는 한편, 미국이 경제적 대북제재를 일부 완화하는 방안도 모색할 수 있다. 대북제재 완화로 가기 전 평화협정, 수교협정, 종전선언 등을 통해 협상이 본격적으로 출발한다는 의미를 부여하는 것도 가능하다. 북한이 하노이 북미정상회담에서 궁극적으로 원했던 것은 체제 보장이었던 만큼 미국이 일부 제재 완화에 이어 체제 보장까지 판을 키울 수 있느냐도 관건이다.
  • 박주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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