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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응태

SBI저축은행 배당 최대 걸림돌은 '금리 인하'

2023년 첫 배당 공식화…안정적 실적 유지 관건

2021-05-03 14: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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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김응태 기자] SBI저축은행의 일본 모회사 SBI홀딩스가 오는 2023년 실적을 바탕으로 배당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최대 변수는 법정 최고금리 인하다. 
 
3일 업계에 따르면 SBI홀딩스는 2023년 결산 실적을 토대로 첫 배당을 실시하겠다는 방침을 세웠다. 지난 2013년 현대스위스저축은행을 인수해 SBI저축은행을 출범한 지 10년 만이다. 배당 단행시 SBI저축은행 지분 100% 가진 SBI홀딩스가 모든 수익을 가져간다.
 
SBI홀딩스가 올해 배당 계획을 직접적으로 꺼낸 것은 SBI저축은행이 지난해를 끝으로 결손금을 청산한 영향이 크다. 앞서 SBI저축은행은 현대스위스저축은행1~4를 인수 및 합병하면서 우발채무로 인한 막대한 결손금을 떠안았다. 2014년 당시 결손금은 7385억원에 달했다. 이후 대출 확대로 이자 수익이 매년 증가하면서 손실폭을 줄였다. 지난해에는 결손금을 모두 털어내고 492억원의 이익잉여금을 남겼다.
 
다만 SBI저축은행 측에선 배당이 예고한 대로 진행될지는 미지수라는 입장이다. 추후 실적에 따라 배당 시행이 번복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우선 회사 측에선 결손금을 청산했지만 여전히 회계 장부상 손실이 남았다는 판단이다. 현대스위스저축은행2~4 합병 과정에서 손실이 자본조정 항목에 계상됐기 때문이다. 지난해 자본조정 항목은 마이너스 4938억원을 기록했다.
 
하반기에 시행되는 법정 최고금리 인하도 배당 시기를 늦출 수 있는 요소다. 오는 7월을 기점으로 법정 최고금리가 24%에서 20%로 인하되면 고금리 수익을 제공해온 고객층이 크게 줄어든다. 지난해  기준 SBI저축은행의 연 20% 초과 신용대출 비중은 28.1%로 집계됐다.
 
여기에 오는 10월 종료되는 대출 상환 유예 정책으로 부실 위험이 확대될 수 있는 데다 예대율 규제 강화로 대출 공급이 제한되는 것도 부정적인 요소로 꼽힌다.
 
다만 모바일 뱅킹을 통해 중금리 대출 고객을 안정적으로 확보할 경우 예정된 시기에 배당을 실시할 가능성도 있다. SBI저축은행의 최근 3년간 평균 당기순이익은 1925억원으로, 추후 2~3년간 비슷한 실적을 유지하면 자본조정에 계상된 손실을 모두 처리 가능하다. SBI저축은행 관계자는 "2023년도에 첫 배당을 실시할 가능성은 열려 있다"면서도 "다만 확정된 사항은 아니다. 실적 요건을 갖춰도 안 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일각에선 JT친애저축은행에 이어 일본에 모회사를 둔 저축은행들이 잇달아 배당에 돌입하면서 국부 유출 논란이 커질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다만 SBI저축은행 측에서는 배당을 시행하더라도 국내 금융업에 재투자하는 데 배당금을 사용한다는 방침이다. SBI저축은행 관계자는 "배당을 실시해도 주주에 돌아가는 게 아니라 한국금융업에 재투자하는 방식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SBI홀딩스는 오는 2023년 실적을 바탕으로 배당을 실시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사진/SBI홀딩스 홈페이지 캡처
 
김응태 기자 eung1027@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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